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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여행기 [239] 터키 제3신(6) : 욕망과 허무, 그 파노라마의 현장-파묵칼레(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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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2-01-05 01:16 조회 979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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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제3신(6) : 욕망과 허무, 그 파노라마의 현장-파묵

                    칼레(6)



 애당초 우리는 파묵칼레에서 아름다운 자연이나 감상하다가 느긋하게 다음 코스로 떠나려 했었소. 그러나 폐허로 변한 옛날 도시의 모습을 ‘뜻하지 않게’ 목격했고, 역사의 준엄한 법칙을 다시 한 번 상기하게 되었소. 인간으로 하여금 늘 ‘성-쇠’와 ‘흥-망’에 대비하게 하고, 한 치의 예외도 없이 그 틀 속에 인간을 넣어 돌리는 역사의 법칙 말이오. 

 인간은 늘 작은 평화와 번영에 자만하게 되어 있소. 그리고 쇠락에 좌절하게 되어 있소. 그 가운데 현자만이 역사 반전(反轉)의 기미를 살필 수 있소. 그런 사람이 지도자가 될 경우, 그 민족이나 나라는 어려움을 잘 헤쳐 나갈 수 있소. 그러나 역사의식이 결여된 필부가 지도자로 둔갑하여 윗자리에 앉아 있게 될 경우, 그 민족이나 나라는 비극을 맞게 되오. 

 우리는 흔히 인간의 의지로 역사를 만들 수 있다고들 하오. 그러나 솔직히 그것만큼 시건방진 말은 없다고 보오. 역사에 분명 이성이 존재하지만, 그건 어찌 해볼 수 없는 ‘거대한 힘’이오. 그걸 폐허 속에서 확인할 수 있었소. 앞으로 보게 될 에페수스의 폐허 역시 아프로도시아스나 히에라폴리스와 마찬가지의 선상에서 확인할 수 있소. 

 애당초 그 도시들이 무슨 이상을 지향했건 폐허로 변한 도시들을 관통하는 것은 인간의 욕망이었소. 그리고 폐허로 변한 뒤에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허무였소. 그래서 도시의 흥성과 쇠망은 결국 ‘욕망과 허무’로 요약될 수 있는지도 모르오. 

 욕망과 허무! 그것을 재확인하기 위해 우리는 또 하나의 폐허 에페수스로 향하는 것이오.

잘 지내시오.


          12. 23. 


     터키에서     백규

<계속>

  

**사진 위는 히에라폴리스, 아래는 아프로도시아스의 테트라파일론


2005-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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