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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완종 사건을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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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2-01-24 04:47 조회 236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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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완종 사건을 보며



참 가관이다.

산다는 게 무언지, 우리가 뭘 위해 사는지 참으로 많이 헛갈리는 나날이다.

돈 썩는 냄새가 천지에 진동할수록 국가를 경영하는 인간들이 죄를 짓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가소롭고 딱하다. 매에 쫓긴 꿩이 머리를 논바닥에 쳐 박고 몸부림치는 모습 같아 애잔하기까지 한 요즈음이다. 사방팔방 돈을 퍼주다가 법에 걸려 옴짝달싹 못하게 되자, 동네사람들에게 일러바치고 목숨을 끊은 그 또한 가소로운 건 마찬가지다.  


돈을 아끼고 불려가며 기업이나 잘 운영할 것이지. 정치에 뛰어들어 기업을 망치고 자신마저 비명에 간 일을 어떻게 변명할 수 있을까. 물론 정치인이 처음부터 정치인으로 태어나는 건 아닐 테고, 기업을 키우기 위해서라도 정치에 한 발을 들여 놓아야 하는지는 모른다. 그러나 이건 아니다. 정치판과 거리를 두고도 세계적인 기업을 이룩한 주변의 인물들이 어디 한 둘인가. 모름지기 기업을 운영하는 자라면, 기업인으로서 최선을 다하고 그 기업을 성실하게 키워가야 하는 것이 본연의 의무일 터. 만에 하나 정치 모리배들에게 돈을 퍼부어야 겨우 기업을 운영할 수 있다면, 만사 밀어두고 그 문제부터 고발하여 바로잡아야 옳았다. 그런 일이 불가능하여 자살이란 극단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면, 그나마 이해할 수 있다. 그러지 않고 그럴 듯한 감투 하나를 얻기 위해 온 나라를 휘저어 놓은 것이라면, 죽음으로도 그 죄과를 씻을 순 없다.  


나이 먹을수록 먹는 양이 줄어든다. 잘 차린 밥상을 보면 회가 동하기 전에 걱정부터 앞선다. ‘저걸 다 어떻게 먹는단 말인가’, ‘반도 못 먹고 남기면 그냥 쓰레기로 버려질 텐데...’, ‘엊그제 보도에 한 두 끼로 하루를 지내는 아이들을 보았는데...’ 등 ‘먹는 것’의 육체적 부담과 사회적 함축으로 편치 않은 나날이다. 사실 고량진미의 확보에서 삶의 행복을 느끼는 단계를 지나야 비로소 사회적 자아가 작동되는 법이다. 열심히 먹어도 1년 동안 쌀 한 가마를 못 먹는 게 인간이다. 정치하는 게 ‘돈 쓰는 일’이라면, 돈 없는 자는 정치를 하지 말아야 한다. 돈 받은 사람들이 모두 ‘꿀꺽했다’고 돈 준 사람은 말했다. 정당한 정치자금으로 처리하지 않고, 사복(私腹)을 채우더라는 것이다. 참, 그 큰 뱃구레들이 부럽고, 그악스런 욕심보가 놀랍다. 하나같이 돈 받은 일 없다고 발뺌들을 한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논바닥에 주둥이를 쳐 박은 꿩’의 형상이다.  


나라는 나락으로 굴러 떨어지고, ‘돈 받지 않은 놈’ 없는 정치판은 ‘개판’으로 전락했다. 정신 제대로 박힌 인재들은 산야로 숨고, 사기꾼들만 ‘살판났다’ 활개 치는 세상이다. 정신 나간 기업인은 제가 먹여 살려야 할 종업원과 그 가족들의 미래는 안중에도 없다. 월급날이 오기만 고대하며 근근이 살아가는 종업원 아내들의 표정을 단 한 번이라도 생각했다면, 월급날 아빠가 통닭이라도 몇 마리 사오기를 기다리는 종업원 자식들의 눈빛을 단 한 번이라도 떠올렸다면, 성완종 씨는 ‘천금 같은’ 기업을 그런 식으로 ‘아작 내지는’ 않았으리라.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고, 과연 그 죄가 사해질 것 같은가.


2015-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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