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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오십시오.

누추한 제 집을 찾아주시니, 반갑고 고맙습니다.

이곳 에코팜에 백규서옥을 들여앉힌 지 햇수로 그럭저럭 3년을 헤아리게 되었습니다.

에코팜을 감싸고 돌돌돌 자갈들을 굴리며 흐르는 물소리가 흡사 괘종시계의 초침 소리처럼 들리는 지금. 이제야 시간의 무상함을 느낄 만큼, 지난 세월을 생각 없이 우둔하게 살아왔네요.

 

서둘러 잡답(雜沓)의 도회(都會)를 빠져나온 것은 흘려보낸 시간들에 대한 후회와 부끄러움 때문입니다. 지난 세월 인색했던 탓에 주변과 세상 사람들에게 상처만 주었어요. 뿐만 아니라, ‘이룬 것 없음또한 몹시 부끄럽습니다. 깨달음의 나이에 이르면 모든 것이 후회로 귀결된다는 진리를 절감하는 요즈음입니다. 너그러운 대자연의 품에 숨으면 쉽사리 마음의 짐이 덜어질까요? 아닌 것 같아요. 대자연에 안겨 자연과 맥박을 함께 하기까지 또 긴 세월이 필요하겠지요.

 

에코팜에 들어오면 내가 하고 싶었던 일들을 실컷 하겠다는 욕망. 그러나 그 또한 집착이고, 자칫 집착의 함정에 빠지면 남은 생 또한 말아 드실 것이 불을 보듯 뻔하지요.^^ 그래서 하고 싶었던 일들을 실컷 하겠다는 욕심부터 버리기로 했습니다. 그 대신 제가 본의 아니게 상처를 주었던 분들을 다독여드릴 방도를 대자연에서 배우기로 한 겁니다.

 

바깥세상의 친구들과 소통하는 방법을 궁리하다가 새 홈피를 만들었습니다. 혹시 단 한 사람의 벗이라도 제가 궁금해질 때마다 쉽게 문을 두드릴 수 있는, 작은 집이 필요했던 거지요. 은사 연민(淵民) 선생님께서 내리신 당호(堂號) 백규서옥(白圭書屋)을 작지만 꽤 무거워 보이는 바위에 새긴 것은 대자연의 한 덩어리 돌처럼 저도 그 자리에 언제든 지긋이 앉아 사립문 밖을 내다보며 벗님들을 지둘리기로마음먹었기 때문입니다.

 

저 돌처럼 사립문 밖에 조용히 앉아 있을 것이니, 마음 내키실 때 찾아주세요. 막걸리 한 잔으로 밤을 새워가며 바깥세상에서 나누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맘껏 펼쳐 보기로 하지요. 그 이야기들 속에 진심을 가득 담아 주고받기로 하지요. 그런 기쁨을 누리기 위해서라도 건강들 잘 챙기셨으면 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조만간 강호의 벗님들을 이곳에서 많이 뵐 수 있길 기대합니다. 고맙습니다.

 

임인년 벽두에


고덕골 우거(寓居)에서 백규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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