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행기 [125] 체코 제5신(3) : 폐광 위에 꽃 핀 세계문화유산-쿠트나호라KutnaHora의 은광과 바르보라 성당Chram s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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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2-01-03 14:48 조회 1,592회 댓글 0건본문
체코 제5신(3) : 폐광 위에 꽃 핀 세계문화유산-쿠트나
호라KutnaHora의 은광과 바르보라 성
당Chram sv. Barbory/St. Barbara
Cathedral
11월 13일 일요일. 은 광산의 10시 투어에 맞추어 뮤지엄에 나갔다. 우리 두 사람과 다른 외국인 두 사람 등 모두 네 사람. 젊은 여자 가이드가 우리를 안내했다. 헬멧과 흰 작업복으로 중무장(?)을 하고 묵직한 랜턴을 든 채, 우리는 끝없이 땅속으로 내려갔다. 깜깜 지옥이었다. 어둠과 고요. 네 사람의 저벅거리는 소리와 랜턴의 작은 불빛만이 어둠과 고요를 갈랐다.
초등학생 하나가 겨우 빠져나갈 만한 갱도 틈 사이로 ‘비대한’ 몸체들을 우겨 넣어가며 지나온 우리들. 숨이 차고 답답했다. 가끔씩 발밑에는 수십 길 깊이의 물이 차 있는 웅덩이가 도사리고 있기도 했다.
어느 지점인가에서 가이드는 불을 끄라고 명령했다. 불을 끄고 나자, 그녀는 ‘이렇게 깜깜한 속에서 그들은 하루 10시간 이상씩 중노동을 했다’고 힘주어 말하는 게 아닌가. 몸서리 쳐지는 일이었다. 사는 게 무엇인지 회의하며 우리는 잠시 어리둥절해졌다.
이렇게 살면서도 그들은 꿈을 가꾸었을 것이다. 그리고 죽음의 두려움을 바르보라 성당에서 위로받았을 것이다. 자신들이 번 돈으로 자식들을 키우고 가족들을 건사했을 것이다. 그들의 노력으로 이처럼 쿠트나호라 번영의 역사는 이룩된 게 아닌가.
출구는 바르보라 성당과 예수회 대학 쪽에 있었다. 들어간 곳과 나온 곳이 멀었다. 설명에 의하면 도시 전역에 걸쳐 갱도는 퍼져 있다는 것. 그러니 은 광산의 규모가 얼마나 컸겠는가.
쿠트나호라의 감동. 우리네 폐광지역도 그렇지만 대부분 폐광지역은 썰렁하다. 살과 기름이 빠지고 남은 해골. 폐광의 이미지는 바로 해골이다. 그러나 쿠트나호라는 세계문화유산으로 재생했다. 아름다운 성당과 은이 사라지고 남은 갱도에 세계인들의 이목이 몰리고 있다.
그 때 막장에서 땀 흘리며 일하던 광부들. 그들이 벌어들인 돈으로 지은 바르보라 성당. 땅 속에 남은 갱도는 그들의 혈관이고, 바르보라 성당은 그들의 가슴이자 머리다. 갱도 위, 탄탄한 땅에는 수백 년 동안 그들의 후손들이 집을 짓고 살아왔다. 그래서 쿠트나호라는 폐광 지대가 아니라 광부들의 혼이 지금도 살아 움직이는 곳이다. 숨 막히는 막장에서 숨차게 움직이던 우리는 은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달았다. 그렇게 은이 캐어지고 만들어지는구나.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그건 감동이었다. 천만 마디의 말이 필요 없었다. 비록 우리 조상들은 아니었으나 그들은 우리에게 귀한 선물을 준 셈이었다. 감동적인 삶의 모습을 보여준 그들.
우리 돌아가면 탄광을 찾아 가리라. 그들에게 경의를 표하리라.
<계속>
**사진 위는 은 광산의 갱도로 들어가는 모습, 아래는 좁은 갱도에서 힘 겹게 이동하는 모습
2005-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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