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행기 [113] 중간보고-그간 안녕들 하셨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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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2-01-03 14:04 조회 1,915회 댓글 0건본문
그간 안녕들 하셨는지요?
저희가 유럽 문화를 답사하기 위해 한국을 떠나온 지도 벌써 두 달이 지났습니다. 여행 예정기간의 반이 넘어가고 있는 지금 안부인사 겸 저희들의 근황을 알려드리기 위해 이곳을 찾았습니다.
저희는 그동안 '프랑스-벨기에-네덜란드-독일-룩셈부르크-독일-스위스-독일-오스트리아' 구간을 거쳐 지금 체코에 와 있습니다. 4일부터 6일까지 체코의 체스케부데요비치와 체스키크룸로프에서 지냈고, 오늘 이곳 프라하에 도착했습니다. 내일부터 대략 1주일간 이곳에 머물면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체코의 문화를 살펴볼 생각입니다. 소문으로는 서울에서 ‘프라하의 연인들’인가 하는 드라마가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는데, 여기서는 접할 수가 없으니 답답합니다.
유럽에서의 두 달. 저희는 많은 것을 보았고, 또한 생각했습니다. 이제 유럽의 통합이야말로 거스를 수 없는 대세임을 문화와 역사적 측면에서 깊이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그들을 통해서 우리의 존재나 현실적 위상 또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현장에서 살펴본 그들 문화의 깊이나 문화에 대한 인식의 정도는 상상 이상이었습니다. 특히 찬란한 과거를 잘 보존하고 있는 그들이 참으로 존경스럽기까지 했습니다. 그들이 우리보다 태평한 세월을 보내서 그렇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그들도 우리 못지않게 험난한 세월을 살아왔습니다. 전쟁도 많았고, 사건들도 많았습니다. 지금 사사로운 이익을 뒤로 하면서까지 전통문화와 역사를 보존하려는 그들의 노력을 목격하면서 새삼 우리의 현실을 돌아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우리의 찬란한 문화를 잘 보존하여 후손들에게 물려주기 위해 우리가 무슨 노력을 해야 하는지 고민할 때라고 봅니다.
앞으로 나머지 지역들을 좀더 돌아보며 제 생각을 정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저희는 한 곳에서 하루를 묵을 때도, 여러 날을 묵을 때도 있습니다. 그리고 매일 아침 9시-10시 사이에 숙소를 떠나 답사에 나섭니다. 대개 아침은 숙소에서 제공되고 점심과 저녁은 저희들이 해결합니다. 저녁 식사를 하고 나면 7시-8시가 됩니다. 9시를 넘기는 경우도 물론 있지요. 그 때부터 저는 하루 동안 찍은 사진을 정리합니다. 많으면 200장이 넘는 사진들을 찍는데, 그런대로 쓸만한 것들은 대개 100장 내외입니다. 그런데 사진 정리가 생각처럼 쉽지 않습니다. 이곳저곳 다니며 얻은 자료들을 통해 피사체들을 일일이 확인하여 써넣는 작업은 아주 힘이 듭니다. 제 카메라 메모리의 용량은 사진 580장 정도입니다. 정리를 안 할 경우 이틀 만에 꽉 차고 말지요. 물론 사진을 매일 정리해야 하는 것이 용량 때문만은 아닙니다. 사람의 기억이란 한계가 있어서 하루만 지나도 상당 부분을 잊어버리게 되지요. 그래서 날짜와 장소, 피사체의 내용 등을 반드시 써넣습니다.
대략 11시쯤부터 정리된 사진을 바탕으로 하루의 답사기를 쓰기 시작합니다. 고유명사의 경우 우리말과 현지어를 확인해야 하고, 기억 속에서 내용을 끄집어내는 일 또한 수월치가 않습니다. 답사기를 쓰고 나면 12시 혹은 1시가 됩니다. 잠 잘 시간이 모자라기 때문에 답사기를 세밀히 퇴고하기가 어렵습니다. 아침 5시나 6시쯤 일어나 쓰다 만 글을 완성하거나 써 놓은 글을 한두 번 읽습니다. 그런 다음 하루의 일정이나 답사코스를 미리 생각합니다. 그러다 보면 8시쯤 되고, 부랴부랴 식당에 나갈 준비를 하게 되는 것이지요. 답사 틈틈이 시가지에서 인터넷 까페를 만나면 글을 올리곤 합니다. 아무 곳에나 인터넷 까페가 있는 것도 아니고, 있다 해도 우리나라 인터넷을 접속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뜸하다가 한꺼번에 많은 글들을 올리는 것은 그런 사정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면 자구(字句)의 오탈(誤脫)이나 비문도 본의 아니게 생기곤 합니다. 이 점 양해하시고 눌러 읽어 주시기 바랍니다.
답사문을 쓰는 것이 가끔은 귀찮을 때도 있지만, 분명히 제 흔치 않은 즐거움들 가운데 하나입니다. 하루를 정리하여 문장으로 남기는 것. 저는 이 일을 즐기고 있습니다. 저는 지금의 이 여행을 ‘유럽 공부’라고 부릅니다. 저는 유럽을 배우러 온 것이지, 그냥 유람이나 하러 온 것은 아닙니다. 유럽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우리의 그것들을 비교하곤 합니다. 가끔 속이 끓어오를 때도 있지만, 대개 나중을 위해 갈무리해두곤 합니다.
글을 읽으시다가 혹 깨우쳐주고 싶으신 내용이 있으시면 댓글로 달아 주십시오. 수시로 확인하고 제 글에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
저희들 여행 모습이 궁금하실까 하여 몇 자 적다보니 본의 아니게 길어졌습니다. 가뜩이나 바쁘신데 글마저 길어져서 죄송합니다. 이 가을 풍성한 수확 거두시길 바라면서 이만 중간인사로 대신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2005. 11. 7.
체코의 프라하에서
백규 올림
**체코_체스키크롬로브의_생_비타스St._Vitas교회와_블타바강을 배경으로 서 있는 모습
2005-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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