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 체코 제1신(1) : 보헤미아Bohemia의 문화적 자존심과 아름다운 자유혼, 그 첫 현장 - ‘체스케 부데요비치Ceske Budejovice’와 ‘체스키 크룸로프Cesky Krumlov’*(1) >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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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여행기 [108] 체코 제1신(1) : 보헤미아Bohemia의 문화적 자존심과 아름다운 자유혼, 그 첫 현장 - ‘체스케 부데요비치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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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2-01-03 13:45 조회 1,984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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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제1신(1) : 보헤미아Bohemia의 문화적 자존심과 

                    아름다운 자유혼, 그 첫 현장 - ‘체스케 

                    부데요비치Ceske Budejovice’와 ‘체스

                    키 크룸로프Cesky Krumlov’*(1)




 11월 4일(금) 14시 53분, 체코 국경을 넘었다. 소나무와 자작나무, 참나무들이 뒤섞인 수해(樹海)의 연속. 그 속을 뚫고 달리는 길 위엔 늦가을의 낙엽이 눈처럼 날리고 있었다. 땅 위엔 옅은 안개, 하늘엔 뿌연 구름이 가득했다. 꾸물거리던 빈의 날씨가 체코를 넘으면서 음침하게 바뀐 것이었다. 구름장 위의 햇살을 언제 볼 수 있을지 암담한 생각마저 들었다. 3시를 갓 넘겼음에도 사방은 어둑어둑해져왔다. 자동차 계기판의 시계가 없었다면, 아마 우리는 초저녁쯤으로 착각했을 것이다. 문득 한국의 ‘행복한 가을햇살’이 그리워지는 순간이었다.

 그래도 양 옆으로 나무들의 호위를 받으며 달리는 일만은 즐거웠다. 검푸른 솔잎, 자작나무의 하얀 피부와 노랗게 단풍 든 이파리들, 누런 참나무 이파리들, 그리고 그 사이를 ‘살곰살곰’ 뚫고 다니며 어루만지는 안개의 물결. 음산하지만 정겨운 풍경이었다. 차량마저 뜸한 국경을 우리는 그렇게 넘었다.

 유럽에 온 이래 처음으로 국경을 지키는 경찰(세관원?)을 만났고, 패스포트에 도장도 찍었다. 사실 체코의 국경에 가까워지면서 약간은 불안했었다. ‘프라하의 봄’. 그 봄의 앞과 뒤엔 ‘이념적 거악(巨惡)’ 시베리아로부터 불어 닥친 ‘매운 겨울’이 있었다. 우리와 이념적으로 대치해왔던 체코슬로바키아. 한동안 북한을 친구로 우리를 적으로 알던 동유럽 공산주의의 핵심이었다.

 소련으로부터 불어 닥친 페레스트로이카의 바람, 그 훈풍 위에 이루어진 ‘벨벳혁명’, 베를린 장벽의 붕괴(1989년 11월)와 민주포럼의 지도자이자 비공산주의자인 바츨라프 하벨의 대통령 피선, 연방의 해체에 따른 체코 공화국과 슬로바키아 공화국의 분리(1992년) 등등.

 폭포수 쏟아지듯 이루어진 정치적 변화로 체코가 바뀌었다곤 하지만, 대한민국 백성인 백규 부부가 이렇게 자동차를 몰고 들어가도 아무 일 없을까. 웃음으로 맞아주는 국경 검문소의 젊은 경찰을 보며 우리가 받은 ‘반공교육의 힘’이 얼마나 큰지를 실감하게 되었다. 


             ***


 체코 공화국Ceska Republika. 동-동북방엔 폴란드, 동남방엔 슬로바키아, 남방엔 오스트리아, 서남-북방엔 독일로 둘러싸인, 육지 속의 섬 체코. 좌측은 보헤미아Bohemia, 우측은 모라비아Moravia, 보헤미아의 면적은 모라비아의 두 배가 넘는다.

 ‘동·서·남·북·중’ 등 다섯 부분으로 나눠지는 보헤미아. 남부 보헤미아의 체스케 부데요비치와 체스키 크룸로프, 중앙 보헤미아의 프라하Praha와 쿠트나호라Kutna Hora, 북 보헤미아의 데친Decin과 테플리체Teplice, 서 보헤미아의 카를로비 바리Karlovy Vary·헤프Cheb·마리안스케 라즈네Marianske Lazne·플젠Plzen  등은 각각의 핵심 도시들이었다.

 남 보헤미아의 체스키 크룸로프와 체스케 부데요비치를 돌아 중앙 보헤미아의 프라하와 북 보헤미아의 데친을 거쳐 흐르는 것이 바로 블타바 강. 우리는 빈을 떠나 프라하 방향의 아우토반을 타고 오던 중 E49로 갈아타고 체스케부데요비치에서 1박, 체스케부데요비치에서 E55를 타고 체스키크룸로프에 도착했다. 이제 우리는 블타바 강을 따라 프라하까지 가게 될 것이다. 

 남과 북, 두 개로 나눠지는 모라비아. 북 모라비아는 슐레지엔이 합쳐진 곳으로 오스트라바Ostrava와 올로모우치Olomouc가, 남 모라비아는 브르노Brno와 텔치Telc가 각각의 핵심도시들이다. 

 체코의 역사가 복잡한 것은 유럽의 다른 나라들과 마찬가지였다. 정치·종교·종족 등의 복합적인 요인 때문이다. 지금의 체코 즉 보헤미아와 모라비아에 슬라브인이 살기 시작한 것은 6세기경이고, 프라하 주변에 요새를 만들기 시작한 것은 7세기 경부터였다. 9세기 후반 이 지역을 지배하던 프레미즐Premysl 왕조의 보르지보이 왕이 그리스도교의 세례를 받음으로써 교회와 관련되는 체코 역사의 한 페이지가 비로소 열린다.

 921년 왕위에 올라 독일 지역 작센의 성 비투스St. Vitus를 받드는 교회를 건립한 바츨라프 1세는 보르지보이의 손자였다. 그리고 그는 동생 볼레슬라프 1세에게 암살된 후 10세기 말부터 보헤미아의 수호성인으로 추앙을 받게 된다.

 후대에 바츨라프 3세가 후계자 없이 암살됨으로써 보헤미아의 프레미즐 왕조는 막을 내리고, 룩셈부르크가의 얀Jan이 왕위를 이어받았다. 바츨라프 2세의 사위였다. 그의 아들이 바로 보헤미아의 왕이 된 카를 1세. 나중에 신성로마제국의 황제가 되면서 카를 4세로 칭호가 바뀐다.

 카를 1세 사망 후 아들 벤첼(바츨라프 4세)이 보헤미아의 왕위를 이어받고 신성로마제국의 황제로 선출된다. 헝가리 왕 러요시 1세의 사위로서 헝가리 왕위에 오른 지기스문트. 그는 카를 1세의 다른 아들이었다. 바츨라프 4세가 후사 없이 사망하자 지기스문트는 보헤미아의 왕까지 겸했으나, 그 역시 아들 없이 사망. 지기스문트의 딸과 결혼한 합스부르크가의 오스트리아 대공 알브레히트 5세가 보헤미아와 헝가리 왕위를 계승하게 되었다.

 후사 없이 사망한 알브레히트를 대신하여 즉위한 러요시 2세. 그 또한 후사 없이 모하치 전투에서 사망하자 왕위는 다시 오스트리아의 합스부르크가로 돌아가 이후 세습되었다. 이 때부터 합스부르크가에 대항하는 보헤미아의 민족운동이 싹텄고, 콘스탄츠 공의회(1415년)에서 이단으로 몰린 얀 후스가 처형됨으로써 민족운동은 본격화 되었다.

 보헤미아 왕, 헝가리 왕, 신성로마제국 황제를 차례로 겸하게 된 합스부르크가의 페르디난트 2세는 오스트리아 가톨릭화의 선봉에 선 인물이었다. 자연스럽게 개신교 중심의 보헤미아 귀족들은 반발했고, 급기야 1620년 양측은 전쟁을 벌이게 되었다.

 황제군의 압승으로 보헤미아와 헝가리에 대한 합스부르크가의 지배권은 더욱 강화되었고, 심지어 여제(女帝) 마리아테레지아는 보헤미아어의 사용을 금지시키고 독일어를 쓰도록 강권을 발동시키기까지 했다. 민족주의가 팽배해진 것은 이런 조치의 당연한 결과였다. 오늘날도 성행하는 프라하의 대표적인 대중예술 ‘인형극’ 역시 체코어를 보존하기 위해 체코인들이 짜낸 지혜의 소산이었다.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오스트리아-헝가리 이중제국’이 해체되자, 체코와 슬로바키아는 독립을 선포하고 공동 국가로 출범. 제2차 세계대전 후 소련의 감시 하에 공산주의 국가가 되었다.

 1968년 야심 찬 개혁운동 ‘프라하의 봄’을 추진 중 소련과 바르샤바 조약기구 국가들의 침공으로 무산되었다. 1989년 페레스트로이카의 바람을 타고 전개된 벨벳혁명이 성공하면서 자유 시장경제 체제를 도입했고, 연방이 해체되어 슬로바키아가 떨어져 나가면서 오늘날의 체코 공화국은 성립되었던 것.

*알파벳의 머리 부호들(ˇ,  ʹ)을 이 컴퓨터에서는 처리할 수 없으므로 생략합니다. 서울에 돌아가서 해결하겠습니다.


<계속> 

 


**사진 위는 체스키부데요비치Ceske Budejovice-오타카르광장Premysl Otakar 2nd Square, 아래는 체스키부데요비치Ceske Budejovice 오타카르 광장 안의 삼손분수대Samsonbrunnen, Samson Fountain


2005-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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