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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여행기 [93] 오스트리아 제4신(3) : 소금광산에 핀 애국의 예술 혼, 그리고 로제르Loser의 햇살(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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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1-12-30 01:13 조회 1,663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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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제4신(3) : 소금광산에 핀 애국의 예술 혼, 

                              그리고 로제르Loser의 햇살(3)



 소금광산 갤러리에서 슈타인버그하우스 정문으로 나와 심호흡을 한 우리. 바로 눈앞에 나타난 신기루에 놀랬소. 그간 도처에서 보아온 고성의 모양을 한 산봉우리의 암석. 분명 저건 장난기 많은 신의 작품일 것이다! 어쩌면 유럽 사람들은 저걸 보고 자신들의 그 많은 성들을 쌓아올렸을 것이다!

 오스트리아인을 잡고 물었소. ‘저게 대체 무어요?’ 그는 그 산을 로제르Loser라 불렀소. 해발 1800m라고 합디다. 다음 코스는 희생시키는 한이 있어도 저긴 올라야겠다는 오기가 발동했소. 물론 자동차를 타고서 말이오. 입장료를 받길래 물었더니 ‘프리밧 벡privat weg'이라 했소. 개인이 낸 길이란 말 같은데, 정확한 건 모르겠소. 어쨌든 아스라한 절벽을 깎아 낸 길을 뱅뱅 돌아 올라간 곳이 1600m 지점의 주차장. 그곳에서 산뿐인 오스트리아의 국토를 처음으로 보았소.

 알프스의 만년설은 따가운 햇살에 반짝이고, 발아래 헤아릴 수 없는 봉우리들은 안개와 구름에 휘감겨 있었소. 그 사이에 오밀조밀 모여 있는 마을들, 도시들. 그리고 간간이 보이는 호수들. 환상적인 아름다움이란 바로 이런 경우에 쓰는 말일 것이오. 선계(仙界)라는 말 있지 않소? 그렇다고 오스트리아인들을 신선이라고 부르는 것은 아니오. 그 공간엔 누가 들어가도 신선처럼 보일 만큼 아름답다는 뜻이오. 

 그 곳의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고 있는데, 저쪽 하늘가에서 헬기 한 대가 사람을 달고 날아오는 모습이 보였소. 주섬주섬 식사를 끝내고 나가보니 바로 우리가 서 있는 곳으로부터 수십 미터 아래에 행글라이더가 떨어져 있고, 그 사람이 부상을 당한 것 같았소. 그를 구하기 위해 헬기와 구조대가 출동한 것이었소. 그러고 보니 우리가 식사하고 있던 그곳이 헹글라이더 출발 장소였소. 우리는 헬기가 동원된 구조의 실황을 눈앞에서 목격하며 오스트리아 산악지대의 아름다움과 위험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소. 눈앞에서 사고를 보면서도 행글라이더를 타고 계속 공중으로 미끌어져 가는 매니어들을 신기하게 바라보기도 하면서 말이오. 부러웠소. 대부분 가족을 동반한 4, 50대의 매니어들이 대부분이었소. 새처럼 비상하는 행글라이더들을 보며 나도 언젠간 저런 취미를 가져보리라 다짐을 했지만, 사실 우리 같은 사람에게야 꿈같은 일이 아니겠소?

 식사를 끝내고 구조 활동까지 구경한 우리는 뒷산에 올라 분화구를 보았소. 맑은 물 위에 맑은 바람이 스쳐가는 곳이었소. 하늘에선 따사로운 햇살이 내려 쪼이고, 사방 어디를 둘러  보아도 산봉우리들뿐이었소. 계곡 사이엔 행글라이더들이 끊임없이 날아다니고, 우리의 마음도 덩달아 환상의 늪에 빠지는 것이었소. 

 그러나 갈 길이 먼 우리. 가까스로 정신을 수습하고 길을 나섰소. 로제르의 햇살을 뒤로 하고 꼬불꼬불 산길을 돌아 내려오는 우리. 오스트리아를 어떻게 뿌리칠 수 있을지 걱정스러워졌소. 로제르 산봉우리 너머로 구름이 흘러가듯 매임 없이 길을 가야 할 텐데, 아직 우리는 나그네로서의 수양이 덜 된 듯 하오. 그러나 노력은 해보리다. 잘 계시오.


 2005. 10. 29.

 린츠 근처 아스텐의 호텔방에서 

      

<계속>


**사진 위는 로제르산에서 구조작업중인 헬기, 아래는 행글라이더의 모습


2005-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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