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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여행기 [65] 스위스 제4신(1) : 루체른, 과연 ‘비너스의 탄생’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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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1-12-30 00:27 조회 1,850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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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제4신(1) : 루체른, 과연 ‘비너스의 탄생’인가. 

                




 10월 14일 금요일. 떠나기 싫을 정도로 날씨가 맑음. 10시 23분 라우터브루넨의 캠핑 융프라우 출발, 6번을 타고 달리다가 A8로 바꾸어 탄 다음 루체른Luzern에 12시 반쯤 도착. 반호프의 주차장에 차를 대고 인포메이션센터에서 루체른 관광 정보를 얻음. 점심 식사 후 반호프광장-카펠 다리Kapellbrucke-빈사의 사자 상-크루즈 선으로 루체른 호수 탐사. 구 시가지를 둘러보는 것으로 루체른 투어를 마침. 16시 46분 다음 행선지인 리기Rigi 전망대로 출발하여 17시 30분쯤 붸기스Weggis의 숙소에 도착. 짐을 푼 다음 호수 주변을 산책하고 저녁 식사를 마친 후 휴식.

 10월 15일 토요일. 호수의 수면으로부터 알프스 중턱까지 안개가 자욱하고 날씨가 음산함. 리기 전망대의 투어를 위해 10시에 숙소를 출발, 자동차로 산길을 달림. 자동차가 더 이상 달릴 수 없는 곳에 이르러 주차 후 도보로 산행 시작. 산에서 내려오는 주민으로부터 리기 전망대까지 가기 위해서는 편도 3시간 이상이 소요된다는 말을 듣고 산행을 포기. 자동차로 케이블카 출발지에 도착. 해발 1453m의 리기칼트바트Rigikaltbad 역까지 케이블카로 올라감. 리기칼트바트 역에서 30여분 정도 관광한 다음 관광열차를 타고 해발 1550m의 슈타펠회헤Staffelhohe역, 1604m의 슈타펠Staffel 역 등을 거쳐 1시 10분 해발 1800m의 리기쿨름Rigikulm역에 도착. 정상의 전망대에 올라 사방을 가득 채운 운해(雲海)와 그 위로 솟아오른 알프스의 설봉(雪峰)들을 감상. 14시 40분경 산악열차로 리기칼트바트 역까지 내려와 15시에 출발하는 케이블카로 하산. 15시 30분 다음 행선지로 출발. 


             ***


 루체른. 숨 막힐 듯 아름다운 곳이었다. 가슴 깊은 곳으로부터 터져 나오는 탄성 외에 달리 표현할 말이 없는 곳. 세상에 이렇게 아름다운 도시가 있을 수 있다니! 대동강의 아름다움을 시로 그려내리라 부벽루에 올랐던 시인 김황원. 하루 종일 고심 끝에 얻은 것이 “장성일면용용수(長城一面溶溶水)/대야동두점점산(大野東頭點點山)”이란 단 두 구. 결국 시 한 편을 이루지 못한 김황원, 끝내 붓을 던지고 통곡하며 내려왔다는 옛 이야기. 루체른의 카펠 다리 위에서 우리는 그런 절망적 심정을 공유하게 되었다. 

 끊임없이 녹아내리는 빙하. 그 순수의 물은 더 이상 갈 곳 없어 이곳에 멈추었는가. 구시가지와 신시가지로 도심을 가르고, 저 멀리 번져나가 바다처럼 질펀하게 가로 누운 호수. 푸르고 맑은 호수엔 오리와 백조들만 둥둥 떠다니며 먹이를 탐하고 있었다. 

 스위스의 뛰어난 자연, 그 자연의 핵심은 산과 물이다. 아무렇게나 빚어놓은 듯한 알프스의 봉우리들. 그리고 그곳을 하얗게 덮은 만년설. 그로테스크와 엘레강스의 미학적 조화랄까. 사람들은 일방적인 아름다움에 식상하기 마련. 미와 추의 대극적 개념도 언젠간 만나는 것. 그래서 세계인들은 조화미의 극치, 알프스를 탐하는가.

 따가운 햇살에 솔솔솔 녹아내리는 만년설. 미학적 조화로 태어나 흘러내린 물은 호수를 이루고 새로운 아름다움을 빚어낸다. 그 곁에 둥지를 튼 사람들은 마을을 만들고 도시를 이룬다. 그리고 이곳에 몰려들어 그 아름다움에 취하는 세상 사람들. 스위스의 어느 곳에 가도 알프스가 보이고, 거기서 흘러내린 물이 있다. 맑고 푸른 물. 그 물에서 태어난 도시들 중의 하나가 루체른이다. ‘비너스의 탄생’에 비견될 수 있을까. 

 여러 가지로 매력적인 독일에서도 물만은 불만스러웠다. 지그마링겐에서 도나우 강을 만날 때까지 그 나라의 강들에는 탁한 물만 그득 흐르고 있었다. 스위스에서 물을 사러갔다가 누군가에겐가 물었다. 수돗물을 그냥 마셔도 되냐고. ‘물론’이라는 단 한 마디의 대답이 돌아왔다. 깨끗한 자연, 맑은 물에 대한 자부심의 표현이었다.

 <계속>   


**사진 위는 루체른 신시가지에서 바라본 카펠교와 물탑-카펠브뤼케 및 바써투름Kapellbrucke mit Wasserturm 그리고 구시가지, 아래는 루체른 크루즈 선상에서 바라본 구시가지 건물들

 

2005-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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