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행기 [71] 스위스 제6신(1) : 생 갈렌St. Gallen으로 가는 길
페이지 정보
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1-12-30 00:39 조회 1,683회 댓글 0건본문
스위스 제6신(1) : 생 갈렌St. Gallen으로 가는 길
10월 17일 월요일. 날씨 흐림. 10시 57분 스위스의 알트슈테텐Altstatten의 숙소 린덴호프Lindenhof 출발. 13번을 타고 오스트리아의 브레겐즈Bregenz 쪽으로 가다가 스위스의 국경 도시 아우Au로 들어감. 성당Pfarrei 'Maria Geburt'을 발견하고 찾아감. 성당을 관람하고 나오는 길에 그곳 주민으로부터 생 갈렌에 관하여 들음. 아차 싶어 발길을 생 갈렌으로 되돌림.
A13에서 A1으로 갈아타고 생 갈렌에 도착. 자욱한 안개 속에서 길을 잃어 헤매다가 어느 마을에서 어떤 부자를 만남. 그들의 인도로 생 갈렌 수도원까지 무사히 도착.
관람 후 15시 28분, 생 갈렌 출발. A1을 타고 오스트리아의 브레겐츠Bregenz 통과(16시), A14를 타고 독일로 들어옴. A14를 타고 가다가 308번(알펜가도Alpen Straβe)을 타고 퓌센Fussen을 향하는 도중 알고이Allgau 구역의 라우펜엑Laufenegg의 한 농가 숙소Ferienhof 'Michael und Karin' Lingenhel에 도착, 여장을 풀다.
***
생 갈렌으로 가는 길은 복잡했다. 자욱한 안개. 안개가 길을 막은 때문이기도 하지만, 독일의 가도를 달리고 싶다는 조바심 때문이었을까. 어제 잠을 잔 스위스의 알트슈테텐. 이름처럼 무언가 고풍스런 구석이 없지 않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제 우리는 들뜬 기분이었다.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라들 중의 하나인 리히텐슈타인Lichtenstein에서 숙소를 잡기로 했던 것. 작은 공국(公國)인 리히텐슈타인에 대한 호기심도 한 몫 했다. ‘혹시 왕 노릇 좀 해달라고 나를 붙잡으면 어떡하나?’라는 농담까지 주고받으며 우리는 공국의 중심으로 당당히 입성했다. 들어가고 나서야 사람들이 그곳을 추천하지 않은 이유를 알게 되었다. 크게 볼 것도 없고 숙소도 마땅치 않았다. 유럽에서 그간 익혀온 고풍스런 분위기가 전혀 없었다. 호텔도 엄청 비쌌다. 제법 그럴 싸 해 보이는 산 위 동네에까지 갔으나, 사정은 마찬가지. 눈물을 머금고(?) 다시 스위스로 돌아왔다. 그래도 스위스가 낫다고 투덜거리며.
해는 지고 숙소는 잡히지 않았다. 괜찮다 싶어 찾아들어가는 곳마다 방이 없었다. ‘골라 골라 삼 승 베’라고, 맘에 들지 않는 어느 곳에서 별로 맘에 들지 않는 호텔을 잡았다. 방은 넓었으나 난방도 제대로 되지 않는데, 아침도 주지 않으면서 100프랑이나 요구했다. 울며 겨자 먹기로 하룻밤을 자고, 새벽에 쓴 원고를 아침나절 다 날리는 불운도 겪었다. 그래서 부랴부랴 독일 행을 서두른 것이다.
국도를 따라 독일로 가다가 참으로 아름다운 돔을 먼발치에서 보게 되었다. 아무리 바빠도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들어갔다. 아우Au라는 스위스의 변경도시. 마리아 성당Pfarrei 'Maria Geburt'이었다. 참으로 아름다웠다. 내부 장식들은 화려하면서도 기품이 있었다. 그러나 아무도 만날 수 없었다. 이 성당의 내력이나 연혁을 알만한 아무 자료도 없었다. 소개 책자를 파는 가게도 없었다. 아름답게 그려놓은 피에타 상. 그러나 마리아의 슬픈 눈매가 더욱 가슴을 저리게 했다.
하릴없이 밖으로 나와 지나가는 여성에게 물었다. 설명을 해주긴 했으나 그녀도 잘 모르는 듯 했다. 그러면서 그녀는 생 갈렌에 가보라고 했다. 이 성당은 그곳에 딸린 곳이니, 거기에 가면 스위스 가톨릭의 진면목을 볼 수 있을 거라는 요지의 말이었다. 생 갈렌이라? 길을 지나오면서 언뜻 보긴 했으나, 생소한 곳이었다. 지금까지 엄청난 곳들만 보아온 우리로서는 보지 않은 생 갈렌의 규모나 의미를 크게 평가할 수 없었다. 그러나 그냥 지나칠 수는 없었다. 지나본 결과 ‘개신교 우위의 스위스’라고 나름대로 평가해온 우리였다. 오던 길을 되짚어 그곳에 가기로 했다.
몇 번의 실수 끝에 생 갈렌에 진입은 했다. 그러나 자욱한 안개가 문제였다. 길 표지도 알 수 없을 뿐 아니라, 방향을 잡을 수 없었다. 그러다가 막다른 골목 주택가에 이르고 말았다. 마침 부자(父子)로 보이는 두 남자가 차에 타고 있었다. 달려가서 물으니 자기들의 차를 따라오라 한다. 고마웠다. 다른 곳으로 가는 것이 분명한데, 길을 바꾸어 우리를 안내하려는 그들. 고맙고도 미안했다. 한동안 복잡한 길을 꼬불꼬불 달려가니 아름답게 솟은 첨탑들이 우리를 반긴다. 아, 이곳이 생 갈렌의 수도원이로구나. 차에서 내려 우리에게 온 그 어른. 즐거운 하루가 되길 빈다고 했다. 참으로 고마웠다. 준비한 작은 ‘책갈피’를 선물로 건넸지만, 참으로 미안하고도 고마웠다. 늘 겪는 일이지만, 서양인들의 친절은 이런 때 우리를 구해주며 빛을 발하곤 했다.
<계속>
**사진 위는 스위스 아우Au의 성당 Pfarrei 'Maria Geburt' 내부 성모자상, 아래는 스위스 성 갈렌, 성 라우렌스 교회St. Laurence's Church, St. Gallen
- 이전글[72] 스위스 제6신(2) : 세계가 인정한 스위스의 성역, 생 갈렌St. Gallen
- 다음글[70] 스위스 제5신(2) : 글라루스 교회, 클뢴탈 호수와 호숫가의 작은 교회, 그리고 글라루스 뮤지엄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