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행기 [75] 여행단상(5)-2 : 알펜가도Alpen Straβe의 아름다운 농가에 묵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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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1-12-30 00:44 조회 1,668회 댓글 0건본문
여행단상(5)-2 : 알펜가도Alpen Straβe의 아름다운 농
가에 묵으며
지금 우린 아름다운 독일의 알펜가도를 달리고 있다. 독일에는 일곱 개의 가도가 있다. 그 가운데 독일의 남부를 동서로 잇는 것이 알펜가도다. 오스트리아와의 접경 린다우Lindau에서 베르히테스가덴Berchtesgaden에 이르는 도로. 그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구간으로 손꼽히는 ‘알고이Allgau’의 한 농가의 3층 방에서 우리는 이틀째 묵고 있다.
이 구간을 달려오다가 ‘짐머 프라이Zimmer Frei’라 쓰인 표지들을 여럿 보았고, 그 가운데서 고른 집이 바로 이곳이다. 오버슈타우펜Oberstaufen의 라우펜엑Laufenegg 5번가(*주소와 전화번호, 이메일 및 찾는 방법은 이 글 하단 참조). 이 집의 정식 명칭은 ‘프라이엔호프 미카엘·카린 링겐헬Ferienhof Michael und Karin Lingenhel. 우리말로 ‘미카엘 링겐헬과 카링 링겐헬의 민박’ 쯤 될까.
녹색의 널따란 목장 한 가운데 서 있는 3층의 목조 건물.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운 집이다. 젊은 부부가 노부모를 모시고 이십여 마리의 젖소를 치고 있다. 목장 한켠에서는 송아지도 10여 마리 뛰어놀고 있었다.
‘우움! 우움! 우움! 우움!’ 뿌옇게 밝아올 무렵, 밖에서 들려온 이상한 소리였다. 잠자리에 서 서둘러 일어난 우린 창을 열었다. 놀라워라! 거무튀튀한 소들이 거대한 젖무덤을 출렁이며 집 앞 풀밭으로 나오는 게 아닌가. 흡사 집 안에서 잠을 자고 출근하는 사람들처럼, 그들은 질서정연하게 풀밭으로 나가고 있었다. 좀 전의 그 소리. 주인이 우리를 열어주자 우두머리 소가 낸 신호였던 것이다. 우두머리 소의 신호에 따라 그들은 풀밭으로 나가고 있었다. 우리를 나간 대부분의 소들은 목장 저 끝의 언덕에서 풀을 뜯고, 목마른 몇 마리는 집 앞에 설치한 음수대로 다가왔다. 작은 바가지만한 그릇에 졸졸졸 흘러나오는 물을, 그들은 맛있게 핥아먹었다. 그들 사이에도 분명 서열이 있었다. 웅얼거리며 잠자코 차례를 기다리는 그들이 신기했다.
린덴베르크Lindenberg를 관광하고 돌아온 석양 무렵. 퇴근시간이 되었는지, 그들은 옹기종기 집 앞에 모여 있었다. 우리의 출현이 신기했는가. 큰 눈을 뒤룩거리며 우리를 응시한다. 웅얼거리는 녀석도 있고, ‘움머어!’하고 큰 소리를 내는 녀석도 있었다. 처음 보는 인종들이 신기했는지, 자기들 사이에 말을 주고받는 듯 했다. 한동안 우리는 녀석들을, 녀석들은 우리를 관찰했다. 목장 사이 길로 산책하러 내려가자, 두 녀석이 따라오면서 ‘움머어~’하고 불렀다. 집에 들어갈 시간이니 멀리가면 안된다고, 걱정하는 말인 듯 했다. 그래서 우리도 돌아설 수밖에 없었다. 그제서야 그 녀석들은 주인의 유도에 따라 자신들의 우리로 들어갔다. 우리도 방으로 들어왔다.
***
젊은 안주인 카린Karin. 다섯 마디만 뱉고 나면 밑천이 달리는 영어지만, 우리와 의사소통을 하려고 무척 애를 쓰는 친절한 여성이었다. 아침을 먹으러 가니, 아기자기 꾸며진 식당에 갓 구운 빵과 치즈·햄·사과잼·삶은 달걀 등이 뜨거운 차와 함께 이미 차려져 있었다. 잠시 후 그녀는 자신의 집에서 짰다는, 상큼한 우유도 가져왔다. 집 근처의 관광정보와 함께.
내가 이 집을 소개하고 싶다 하니 겨울에 찍은 사진들을 수도 없이 내온다. 1층 처마에까지 눈이 쌓인 광경들이었다. 이 지역이 스키 등 겨울 스포츠의 중심이라는 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독일 농가의 아름다운 식당에서 맛본 독일식 아침식사. 라인강변의 레마겐에서도, 모젤강변의 트라이스에서도 비슷한 숙소에 머문 적이 있었다. 그러나 이런 목장 속의 그림 같은 농가들은 아니었다. 그런 점에서 이 집이 유럽 여행을 시작한 이래 만난 가장 멋진 숙소라고 할 수 있으리라. 우리가 묵었던 도시의 어느 호텔보다도 쾌적하고 신선한 곳. 독일 농가의 아름다움, 전통적인 독일식 삶을 비로소 엿보았다고 할 수 있을까.
<계속>
*주소
Ferienhof Michael und Karin Lingenhel
Laufenegg 5
87534 Oberstauten
Tel. 08386 14 14
e-mail : Ferienhoflingenhel@freenet.de
*찾는 방법
알펜가도를 린다우에서 퓌센 방향으로 갈 경우 린덴베르크를 지나 10km 정도에서 ‘오버슈타우펜Oberstaufen'이란 표지를 만날 것이다. 그로부터 2-3km를 더 달리면 오른쪽에 “Zimmer Ferienhof-Lingenhel/frei”란 이 집의 표시가 나타난다. 퓌센에서 린다우 쪽으로 가는 경우에는 왼쪽에 보일 것이다. 들어가면 초입에 또 하나의 전문숙박업소(Ferienhof maltner)가 있다. 그 앞쪽으로 난 길을 따라 20초 정도만 내려가면 된다. 그 집도 아름다워 보였으나, 길옆이라 소음이 만만치 않을 것이고, 무엇보다 드넓은 목장과 소들이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계속>
**사진 위는 퓌센에서 린다우 방향으로 가다가 라우펜엑의 숙소로 들어가는 표지, 아래는 퓌센에서 린다우 방향으로 가다가 라우펜엑의 숙소로 들어가는 초입에 위치한 전문 숙박업소의 팻말
2005-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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