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행기 [61] 스위스 제2신 : 아레Aare강이 휘감아 도는 국제도시, 베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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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1-12-29 23:57 조회 1,710회 댓글 0건본문
스위스 제2신 : 아레Aare강이 휘감아 도는 국제도시, 베른
10월 10일, 날씨 맑음. 2시 반 경 취리히 출발, 4시 반쯤 도착. 반호프에 있는 인포메이션센터를 찾아 정보를 얻음. 참으로 ‘이쁘고’ 친절하고 똑똑한 인포메이션의 상담원 아가씨. 유창한 영어도 일품이었음. 에탑호텔을 예약까지 해주고, 시내 관광지도에 가이드북까지 무료로 주는 바람에 감격. 지금까지 거쳐 온 도시들의 인포메이션 센터 상당수는 기계적이거나 작은 책자도 돈을 받고 팔았음. 뿐만 아니라 호텔 예약에도 수수료를 받는 경우가 상당수 있었음. 인포메이션에서 받은 좋은 인상이 도시 전체의 느낌을 좌우한다는 점을 새삼 깨달음. 구도시의 핵심거리에서 대대적인 블록 교체 작업이 진행 중. 그러나 도시 전체는 매우 아름답고 잘 짜여져 있는 느낌. 특히 시내를 감싸듯 안고 도는 아레강이 베른의 모습을 흡사 ‘말발굽’처럼 보이게 만듦. 아레강이 베른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었음.
10월 11일, 날씨 맑음. 오전 10시 경 호텔을 나와 트램으로 반호프까지 이동. ‘베른대학→우체국→성령교회→프리즌 타워→의사당→뮌스터교회→역사박물관→아레강 투어→니덕교회→불란서 교회→시립극장→성베드로와 바오로의 교회’ 등의 순으로 시내를 관광.
저녁 7시 경 트램을 타고 호텔로 들어와 하루를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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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른Bern’이란 도시의 명칭은 ‘곰Bear'에서 왔다. 이 도시를 창설한 베흐톨트 5세 즉 제링건 공작이 1191년 곰을 잡았다는 고사가 바로 그것이다. 우리가 학교를 다닌 한국의 공주(公州) 역시 곰에 관한 연기(緣起)설화를 갖고 있다. 곰나루 전설이 그것이다. 언제부턴가 ‘곰 고을’로 불렸을 것이고, 그것은 ‘곰주(州)’로 되었다가 한자 표기의 필요상 ‘공주(公州)’로 바뀌었을 것이다. 어쨌든 아레강이 휘감아 도는 베른과, 비단강 즉 금강(錦江)이 휘감아 도는 공주의 분위기가 얼마간 상통하는 것은 흥미롭다.
안동의 하회마을. 물이 휘감아 도는 마을, 그래서 ‘물도리동’이라고도 부른다. 우리는 하회마을의 물굽이와 베른시의 물굽이가 어쩌면 비슷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그만큼 우리는 스위스에 오기 전부터 베른을 꿈꾸었고 사랑했던 것이다. 그런데 실제 만나본 베른은 더욱 아름다웠다.
구시가지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베른. 6km 길이의 중세 거리는 운치 가득한 세계 최대의 쇼핑가. 상점 밖으로 사람들이 왕래할 수 있는 회랑이 만들어져 있고, 양 옆으로 뻗어있는 상점가 사이의 중앙통로는 자동차와 트램이 왕래한다. 빨간 색 트램이 유유히 오가면 사람들은 각자 자신이 갈 방향으로 흩어져 간다. 사람들이 아무리 무질서하게 움직여도 트램은 결코 화를 내는 법이 없다. 사람들이 비켜주기를 기다리며 천천히 제 궤도만 고수하는 곳. 그래서 베른의 시가지에서는 어느 누구도 짜증낼 이유가 없다. 모두가 여유로운 모습. 그러면서도 친절하다. 열린 마음의 소유자들이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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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른대학엘 갔다. 아름다운 건물. 시가지를 내려다보는 곳에 있었다. 일찍 찾은 탓인지 학생들이나 교수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캠퍼스를 한 바퀴 돌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니 몇몇 교수들의 흉상이 서 있었다. 공로가 많은 교수들일 텐데, 유럽의 대학들을 돌면서 느끼는 것은 교수들에 대한 신뢰가 두텁다는 점이다. 대학을 대학답게 만드는 힘이 교수들로부터 나온다는 점을 그들은 역사 속에서 터득한 듯 했다. 밖으로 나가니 아인슈타인 테라스에 대한 안내판이 서 있다. 아인슈타인은 이곳에서 세 학기 정도 강의를 했다고 한다. 작다면 작다고 할 수 있는 그런 인연을 살리려고 애쓰는 그들. 교수가 대학을 빛낸다는 사실을 진작부터 알고 있었던 것일까.
대학에서 나온 우리는 ‘Die Post'란 간판이 커다란 시 우체국을 찾았다. 유럽에 온 이래 가는 곳마다 엽서를 부치기 위해 늘 찾는 곳이 우체국이다. 우체국 내부가 참으로 재미있다. 단순히 우편업무만 처리하는 곳이 아니었다. 은행·보험 업무는 물론, 각종 카드와 IT 프로그램, 디지털 제품 등을 팔기도 하는 곳. 그곳에서 엘지와 삼성의 제품들이 일본의 소니와 나란히 진열된 모습을 보기도 했다. 중국이나 동남아 국가들의 제품은 보이지 않는 것으로 미루어 이곳에서는 우리나라의 제품들이 대접을 받고 있는 듯.
구 시가지의 프리즌타워Kofigturm. 이곳에는 종소리가 울리는 순간을 전후하여 특이한 세리머니가 벌어졌다. 탑에 설치된 삐에로, 공작, 곰돌이 등이 움직이며 종소리를 내는 것이었다. 많은 관광객들이 그 앞에 모여 종치는 시간을 기다리는 모습. 사소한 것들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지혜가 새삼 돋보이는 곳이었다.
성령교회Heiliggeistkirche, 뮌스터 교회Stiftsgebaude, 불란서 교회Franz Kirche, 성 베드로와 바오로 교회Kirche St. Peter und Paul, 니덕교회Nydeggkirche 등을 대부분 찾았다. 모두 프로테스탄트 교회들이었다. 취리히에 이어 베른에서도 도심에는 신교의 교회들이 대부분이었다. 종교개혁의 기치가 높았던 스위스의 진면목이라고나 할까. 뮌스터 교회의 첨탑(57m) 매표원 아가씨가 손가락으로 가리켜준 도심 외곽의 한 교회. 그것이 바로 구교의 성당이었다. 그 역시 종교개혁운동의 영향이나 여파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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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건너로 박물관들을 찾아간 우리. 역사박물관에서는 때마침 아인슈타인 전이 열리고 있었다. 부모들의 손을 잡은 초등학생들이 길게 줄 지어 서 있었다. 역사박물관·자연사박물관·라이플 박물관·알파인 박물관 등을 찾으려던 우리는 장사진에 지레 겁을 먹고 아레강으로 발길을 옮겼다.
역시 아레강이었다. 맑은 물, 깨끗한 모래와 자갈, 강가의 울창한 숲, 강변을 따라 걷기 좋게 만든 산책로... 이것들은 베른시민들이 누리는 삶의 질을 입증하고 있었다. 우리도 걸었다. 걸으면서 강변에 조성된 주택가들을 관찰했다. 그들 역시 물을 좋아하는 듯. 고급 주택들은 대개 강을 끼고 있었다. 붉은 색깔의 주택들, 그 뒤로 우뚝 솟은 뮌스터 교회의 첨탑은 베른시를 한층 더 아름답게 만들었다.
강으로부터 돌아온 우리는 베른의 밤거리를 걸었다. 시민들이 총총히 사라진 거리에는 관광객들만 그득했다. 밤거리를 배회하는 관광객들의 마음에는 이 아름다운 거리에서 무엇 하나라도 더 건져야겠다는 욕구가 들어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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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리히, 베른 등 스위스 대도시들의 물가는 확실히 비쌌다. 스위스 프랑보다 유로화가 1.5배 정도 비싸나, 호텔비나 물가 등은 스위스가 높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표정은 밝고 명랑했다. 약간 헤매는 기색이라도 보일라치면 즉시 달려들어 도와주려했다. 두 국제도시가 보여주는 개방적 면모였다.
스위스의 수도 베른. 앞서 말한 것처럼 최장 아케이드를 가진 도시, 꽃이 아름다운 도시, 박물관·콘서트홀·극장 등이 잘 갖추어진 예술의 도시, 사람들이 몰려들어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휴양의 도시. 전통과 현대가 잘 접목된 국제 도시 베른의 다양한 면모다.
베른에 한동안 머물고 싶었던 우리. 그러나 날씨가 변하기 전에 융프라우를 올라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베른을 떠나야 했다.
우리는 미련 속에 베른을 떠나 인터라켄과 라우텐브루넨으로 향한 것이다.
<계속>
**사진 위는 베른시가지-'Prison's tower' 앞으로 천천히 다가오는 트램, 아래는 베른대학 전경
2005-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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