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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여행기 [72] 스위스 제6신(2) : 세계가 인정한 스위스의 성역, 생 갈렌St. Gall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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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1-12-30 00:40 조회 1,669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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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제6신(2) : 세계가 인정한 스위스의 성역, 생 갈

                        렌St. Gallen



성 갈렌 수도원Abbey of St. Gallen. 수도원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도시. 그래서 도시 이름도 ‘성 갈렌’이다. 참으로 아름답고 대단한, 스위스의 성역이었다. 대성당과 도서관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점이 우리를 놀라게 한 것은 아니다. 정작 우리를 크게 놀라게 한 것은 가까운 거리를 사이에 두고 성당과 개신교인 성 로렌스 교회St. Laurenzen-Kirche mit Aussichtsturm가 공존한다는 사실이었다. 물론 두 교회 모두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는 만큼 어느 시기까지는 서로 협조 내지는 공동체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을 것이다. 지금 내면적으로 그들의 사이가 어떤지 알 수는 없으나, 서로 다른 것들의 공존이란 어쨌든 아름다운 일이다.  

 대성당에 들어갔다. 화려함이 우리를 압도했다. 특히 프레스코화로 보이는 천정화의 규모와 사실성, 세련된 필치는 더욱 그랬다. 가운데 부분의 삼위일체 상을 중심으로 요셉, 성모 마리아, 세례 요한, 안나 요아힘 등이 시계방향으로 배열되어 있고, 그 바깥에는 갈루스Gallus, 콜롬반Columban, 요한네스 칼리비타Johannes Kalybita, 오트마르Otmar, 프란시스Francis, 시릴Cyrill, 베네딕틴Benedictine 등 47위의 성인들과 무수한 천사들이 그려져 있는 천정화.

 우리는 목이 아프도록 천정화를 올려다보며 그 비유적 의미와 상징성에 대하여 생각했다. 앞으로 전문가들에게 물어야겠지만, 우선 느끼기에 천정화의 핵심인 삼위일체상은 낙원 즉 천국을 형상하고, 그 주변의 성인들은 그 낙원을 옹위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순백의 대리석과 바로크양식의 조화로 성당의 내면은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주었고, 그것을 통해 신의 영광이 현양되는 듯 했다. 지금까지 보아온 성당들 가운데 화려함과 웅장함으로 단연 돋보이는 내부를 갖고 있었다. 

 다음으로 들어간 곳은 수도원의 도서관Stiftsbibliothek. 얼마나 귀중한 자료들일까. 사진을 찍지 못하게 했다. 2-3m에 한 사람씩 늘어선 직원들. 감시의 눈초리가 삼엄했다. 말로는 오늘날까지 살아있는 도서관의 역할을 한다고 하면서 관람객들에게 사진도 못 찍게 하는 이유는 무언가. 우리의 불만은 컸다. 눈앞에 8세기-12세기의 자료들이 산처럼 쌓여 있는데. 사진도 찍지 못하게 하다니. 이 도서관엔 15만권의 보물 같은 서적들이 소장되어 있다고 한다. 그 가운데 2천여 건의 손으로 쓴 원고야말로 무엇보다 소중한 보물들이리라. 그 대부분의 시기는 성 갈렌이 활약하던 중세 초기나 후기까지 올라간다고 한다. 더욱 놀라운 일은 1년에 두 번씩 전시물들을 바꾼다는 사실. 그만큼 전시할 소장품이 많다는 증거일 것이다. 

 수도원이 정치적 변화에 따라 없어지게 된 1805년에도 살아남은 이 도서관. 성서학, 예술사학, 라틴 문헌학, 독일어, 법과 의학사 등등. 오늘날에도 세계의 학술에 이 도서관이 기여하는 바는 엄청나다. 


             ***


 시내에서 점심을 마친 후, 우린 개신교회를 찾았다. 성 로렌스 교회. 표면적으로 오래되어 보이지는 않았으나 아름다운 교회였다. 복원·보수의 과정을 거쳐 이 교회가 다시 문을 연 것은 1979년 5월 20일. 그리 오래지 않은 신 고딕양식의 이 교회 건물, 건축사적으로 큰 가치가 없다고 생각할지 모르나, 실은 스위스 정부로부터 크게 보호받고 있는 중요한 교회다. 

 이 교회의 기원이나 역사가 밝혀진 것은 이 교회의 복원 전 발굴된 자료들로부터였다. 이 교회의 첫 건축은 서기 850년경. 그 다음 건축은 11세기 초로 올라가는데, 이 당시에 순교자 성 로렌스에게 봉헌된 것으로 보인다. 분명한 것은 이 교회가 지어질 당시 곁에 있던 수도원과 연합의 관계에 있었다는 사실. 그러나 13세기에 들어 수도원과는 별도로 학위를 수여하면서 결별하게 되었고. 1314년 시가지의 화재 이후 예배를 위한 임시 시설을 세웠고, 1413년부터 시민들이 힘을 합하여 후기 고딕양식의 새 교회를 세우기 시작한 것이다.

 1527년 홀리 코뮤니온Holy Communion이 이 교회에서 처음으로 프로테스탄트의 의식에 따라 축복을 받음에 따라 자연스럽게 이 교회는 이 도시의 개신교회가 되었던 것. 그 후 이 교회는 300여년을 지속했으나 결국 파괴되었다. 교회를 다시 짓기로 결정되었고, 젊은 나이의 요한 게오르크 뮐러Johan Georg Muller의 아이디어가 채택되어 1850년과 1854년 사이에 교회는 다시 세워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의 죽음으로 그의 아이디어는 결국 완성을 보지 못하고 말았다. 1920년에서 24년 사이에 교회는 다시 바뀌었고. 그 후 갖은 우여곡절 끝에 1977년 인테리어의 복원 및 현대화가 완성됨으로써 오늘날과 같은 모양으로 완성된 것이다. 

 교회의 내부 역시 아름답고 화려했다. 특히 화려함이 돋보이는 스테인드글라스나 파이프 오르간. 천정의 장식은 비교적 단순했으나 좌우 회랑이나 열주(列柱)들, 벽에 부착된 그림들이나 조형물 등 뛰어나게 아름다운 것들이 많았다. 


             ***


 오늘 우리는 중세에 세워진 교회나 사원이 학문의 발전에 기여한 물증을 이곳 성 갈렌에서 확인했다. 성 갈렌 성당의 천정화에 그려진 성인들의 모습을 보며, 도서관에 소장·진열된 그 많은 보물들을 보며 하잘 것 없는 인생의 몸부림이 갖는 무의미함을 절감한 오늘이다. 그 무의미함의 깨달음이 우리 인생의 발전에 약이 될지 독이 될지는 두고 보아야 알 일이겠지만...

 이제 우리는 스위스를 넘어 독일의 알펜가도로 간다. 

 <계속>  


**사진 위는 스위스 성 갈렌St. Gallen의 성당, 아래는 스위스 성 갈렌St. Gallen의 성당 내부


2005-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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