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행기 [76] 독일 제16신(2): 호펜호수Hopfensee의 환상적인 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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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1-12-30 00:45 조회 1,616회 댓글 0건본문
독일 제 16신(2) : 호펜호수Hopfensee의 환상적인 아
름다움
19일. 아침햇살을 안고 달리는 알펜가도는 영롱했다. 멀리 동남쪽으로 보이는 알프스는 여전히 흰 눈을 머리에 이고 있었다. 그 앞으로 첩첩이 둘러친 봉우리들. 그 앞으로 흐르는 작은 강들. 그리고 이것들을 포근히 감싸 안는 안개. 그 안개 위로 10월 하순의 맑은 햇살은 은혜롭게 내려 퍼지고 있었다. 길 옆 목장들에서는 소들이 모여 앉아 되새김질에 바쁘고, 그 주변은 부지런한 까마귀들의 독차지였다.
환상적이었던 라우펜엑의 농가 숙소를 출발한 우리. 눈부시게 하는 주변 경치들 덕분에 운전은 즐겁기만 했다. 울창한 숲이 나오는가 하면, 널따란 목장과 호수가 펼쳐지기도 한다. 양지바른 언덕마다 아름다운 집들은 마을을 이루었고, 그 마을의 중심에는 아름다운 교회가 있다. 어딜 가나 공통된 컨셉은 평화였다. 그래서 그곳에 사는 사람들이 부러웠다.
지나는 길목마다 우리를 유혹하는 것들이 많았다. 멀리 보이는 암벽들, 안개 서린 개울, 소들이 물끄러미 쳐다보는 목장 등. 알펜가도의 절경들은 어느 것 하나 그냥 지나칠만한 게 없다. 그러다가 우린 진짜 ‘임자’를 만나게 되었다. 호펜 호수Hopfensee였다. 호수 앞엔 아름다운 마을 호펜암제Hopfen am See가, 뒤쪽 멀리에는 만년설을 이고 있는 알프스가 버티고 있었다. 호펜암제와 알프스가 물에 비친 호수는 선경 그 자체였다. 그 뿐인가. 호수 저편엔 갈대밭이 있었고, 그 그림자 또한 매력 만점이었다. 쪽배 위에서 시간을 낚는 태공도 보이고, 페달로 저어가는 배 위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가족도 있었다.
비록 오늘 숙소는 못 구할망정 이곳을 어찌 그냥 지날 수 있을까. 차를 세우고 호숫가에서 간단히 점심을 때운 우리는 노 젓는 배 한 척을 빌렸다. 우리는 멱따는 소리(?)로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노래를 부르며, 호수를 누볐다. 호수 한 복판에서 마을을 보니, 그 또한 장관이었다. <어부사시사>에서 ‘인간세상은 멀도록 더욱 좋다’고 노래한 윤선도. 그래서 그랬는가. 가까이에선 뚜렷하던 흠들도 먼 호수 한 복판에서 보니 아름다움의 한 부분일 뿐이었다. 알프스는 더욱 좋았다. 그러고 보면 ‘어부의 생활’에 익을수록 인간은 멀수록 좋고 자연은 가까울수록 좋은 모양인가. 우린 잠시 만에 나그네 생활의 고달픔을 해소할 수 있었다.
<계속>
**사진 위는 알펜가도의 호펜호수, 아래는 호수에서 노를 저으며
2005-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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