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행기 [50] 독일 제13신(3) : 호엔튀빙겐성, 그리고 대학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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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1-12-24 14:36 조회 1,896회 댓글 0건본문
독일 제13신(3) : 호엔튀빙겐성, 그리고 대학 박물관
5분 정도 걸어서 우리는 드디어 성에 도착했소. 파괴된 곳 하나 없이 아름다운 모습을 보존하고 있었소. 튀빙겐의 성으로 처음 언급된 것이 1078년부터라니 이미 1,000년 가까운 세월이 지난 셈이오. 16세기부터 이 성의 대부분은 튀빙겐 대학의 각종 연구소와 박물관으로 사용되어 왔소. 무엇보다 성의 아름다운 문, 그 장식들이 눈부시었소. 1606년에 로마의 아치형 개선문을 모델로 만든 것이라고 하오. 그곳에 오르니 그야말로 일망무제(一望無際)! 네카와 암메르Ammer의 계곡들, 시가지와 주변 경치들이 걸림 없이 눈에 들어오는 것이었소. 이곳에 입주해있는 튀빙겐 대학사람들이 여간 부러운 게 아니었다오.
6유로씩 관람료를 내고 박물관에 들어가 보았소. 대단합디다. 서양사 교과서에서나 보던 유물들이 상고시대부터 근세에 이르기까지 망라된 듯 했소. 독일은 물론 이집트, 그리스, 로마, 터키, 남태평양 연안의 나라들, 동남아 등의 유물들이 그득 전시되어 있었소. 특히 내 눈을 끈 것은 빼어나게 아름다운 미케네문명의 유물들이었소. 전시된 것들만 그러하니 소장되어있는 유물들의 양과 질은 어떠할지 짐작할 수 있지 않겠소?
그런데, 우리의 흥미를 끄는 방이 있었소. <비너스>, <원반 던지는 사람>, <페리클레스>, <소포클레스>, <아리스토게이톤> 등등. 미술사에서 거론되던 걸작들이 줄줄이 서 있는 게 아니겠소? 난 깜짝 놀랐소. 아무리 튀빙겐 대학 박물관이 대단하다해도 세계의 유물들을 모두 소장하고 있단 말인가. 사정은 나중에 묻기로 하고 우선 열심히 카메라에 담았소. 찍다보니 아무래도 이상하단 말이오. ‘다른 방들과 달리 세계의 보물들이 어째 이렇게 허술하게 관리되고 있을까’ 의문이 드는 것이었소.
그래서 좀더 앞으로 나가 옆문으로 나가보았소. 아, 거기엔 한 여성이 각종 도구들을 늘어놓고 어떤 작업을 하고 있는 게 아니겠소? 다짜고짜 물었죠. ‘이곳이 어디며, 여기에 있는 미술품들은 뭐요?’ 그랬더니 그녀는 생긋 웃으면서 조각품을 복제하여 전시하는 곳이라고 태연히 말하는 것이었소. 뭐요? 그럼 내가 진짜로 믿고 사진까지 찍어댄 것들이 모조리 이미테이션이란 말이오? 그렇다는 거였소. 나는 또 물었소. ‘당신은 예술가요? 아니면 인류학자 혹은 역사가요?’ 라고. 그러자 그녀는 자신이 미술가가 아니라 문화인류학자라는 것이었소. 튀빙겐 박물관에서는 아동들에게 인류 문화의 유물이나 유적을 교육시키기 위해서 이미테이션을 정교하게 만든다는 것이었소.
아, 나는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듯 했소. 대학 박물관이 유물의 소장·전시·연구 뿐 아니라, 아동들의 교육에까지 신경을 쓰고 있다는 데 놀라고 말았던 것이오. 어쨌든 이 대학은 건물들부터가 ‘박물관의 소장품들’인 셈인데, 박물관의 컬렉션은 더욱 대단했소.
<계속>
**사진 위는 호엔튀빙겐성 문앞, 아래는 튀빙겐대학 박물관(튀빙겐 성 안에 있음)의 소장품-나일강 유역에서 발굴된 것들
2005-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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