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행기 [37] 독일 제8신(1) : 네카강에 핀 불멸의 꽃, 하이델베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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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1-12-24 14:16 조회 1,824회 댓글 0건본문
독일 제8신(1) : 네카강에 핀 불멸의 꽃, 하이델베르크
9월 27일 날씨 맑음. 자르부뤼켄에서 루드비히 교회를 본 뒤 점심을 먹고 난 시각이 12시 40분. 좀 이르긴 하지만 숙소가 걱정스러워 다음 행선지로 그냥 출발. 만하임 방향 6번 아우토반을 타고 가다가 란트슈툴부터 국도로 내려섬. 독일의 작고 아름다운 마을들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기 때문. 바트뒤르크하임Bad Durkheim 등, 도중에 그냥 지나치기 아쉬울 만큼 아름다운 곳을 여러 곳 만남. 그러나 하이델베르크에 대한 기대가 무겁고 두꺼워 그냥 지나쳤음.
만하임부터 다시 6번으로 복귀, 오후 3시경 하이델베르크 젠트룸의 반호프 앞에 도착. 불친절한 인포메이션센터. 숙박 및 관광정보를 얻으려 했으나, 달랑 지도 한 장과 숙박업소 명단만 건네줌. 시내의 마땅한 호텔 방들은 모두 예약이 완료되었거나 체크인 된 상태. 예상치 못했던 상황에 일순 당황. 자르브뤼켄의 악몽이 재연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과 초조함. 관광일정의 조정은 뒤로 미루고 숙소의 물색에 나섬.
만하임과 하이델베르크의 중간 지점 아우토반에서 에탑호텔의 광고판을 본 기억을 되살려 냄. 에탑호텔과 같은 계열인 이비스호텔 프런트에 찾아가 에탑호텔의 주소와 약도 입수. 차를 달려 세켄하임Sekenheim으로 차를 돌림. 택시운전사 등에게 길을 물어 호텔을 찾아갔으나, ‘All rooms were booked!'.
그러나 좌절은 금물! 인근 레스토랑에서 근처 호텔정보를 알아냄. 알려준 곳으로 무작정 차를 몰고 가다가 멋진 전원도시 네카하우젠Neckarhausen에 들름. 그곳의 호텔 페를레Hotel Perle에서 드디어 방을 구함. 하이델베르크까지 감싸 도는 네카 강이 뒤쪽으로 흐르는 네카하우젠. 한적한 고급 주택가에 제방의 산책로가 환상적인 곳. 순박하고 친절한 이곳 사람들, 자르브뤼켄에서 만난 사람들과는 대조적이다. 호텔 주차장이 넓어서 주차비 절약(대부분의 도심호텔들처럼 별도로 공용주차장의 신세를 질 필요가 없음). 1층엔 레스토랑, 2·3층은 호텔. 시설 좋고 깨끗함.
하이델베르크 3박4일. 다음날부터 본격적인 투어에 나서기로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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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2학년 때, 당시 사다리문고로 출간된 영어원서 <<황태자의 첫사랑>>을 읽은 적이 있다. 정확한 제목이 정말 ‘황태자의 첫 사랑’이었는지도, 구체적인 내용이 무엇인지도 대부분 잊었다. 그러나 어쩐 일인지, 그 책을 읽던 당시부터 지금까지 ‘대학생 황태자의 사랑, 하이델베르크의 낭만’ 등이 내 마음 속에 각인된 채 남아 있게 되었다.
그 후 언젠가 장모께서 영화 <황태자의 첫사랑>을 아주 오래 전에 보았노라는 말씀을 하셨다. 1954년 미국의 MGM 영화사에서 제작한 앤블라이스 주연의 영화였다. 아, 그래서 하이델베르크 혹은 하이델베르크 대학에 대한 우리나라의 올드 팬들이 그리도 많았구나! 사실 원작은 영어 뮤지컬 <스튜던트 프린스Student Prince>라 한다. 그것을 올드 팬들은 영화로, 나는 소설로 접한 것이다. 유럽여행을 계획하면서 독일을, 독일의 여정을 짜면서 하이델베르크를 반드시 집어넣은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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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인포메이션센터에 영어 안내서만 있어도 감지덕지하던 우리. 순간 우리의 눈을 의심하게 만든 일이 있었다. 한글로 된 안내서가 버젓이 있는 게 아닌가. 더구나 몇 군데의 선물가게 간판에도 ‘선물’이란 우리 글자가 뚜렷이 박혀 있었다. 그만큼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다는 증거일 터. 혹시 영화 <황태자의 첫사랑> 때문일까. 알 수 없는 일이다. 한국인들이 많이 찾아오니 한국어도 덩달아 대접 받는 건 좋은 일이다.(그러나, 반드시 좋은 일만 있는 건 아니다. 뒤에 언급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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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무엇을 어떻게 볼 것인가. 밤늦도록 연구를 했으나, 결론이 나지 않았다. 27일 8시, 식사를 하기위해 내려간 호텔 식당. 옆 자리의 미국인 부부와 대화가 이루어졌다. 2주간을 하이델베르크에 머물다 아침식사 후 미국으로 돌아간다는 중년 부인 낸시Nancy와 짐Jim Hale. 상냥하고 교양미 넘치는 미국의 중산층 부부였다. 하나하나 지도를 짚어가며 들려준 그들의 조언으로 계획을 확정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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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0시. 간간이 빗방울 떨어지는 강변도로를 달려 하이델베르크에 도착. 차암, 아름답다! 지금까지 만난 도시들, 아름답지 않은 곳은 하나도 없었다. 어쩌면 그리도 이야기 속의 요술궁전을 꾸며 놓듯이 ‘이쁘게’ 치장들을 하고 산단 말인가. 그런데, 하이델베르크로부터는 또 다른 차원의 아름다움이 느껴져 왔다.
알트 슈타트Alt Stadt라고들 부르는 구시가지. 마치 옛날 영화를 찍기 위해 일부러 만들어 놓은 듯이 빼놓은 것 하나 없는 곳. 그러면서도 기품과 연륜, 고상과 우아가 넘치는 곳. 산 중턱의 고성과 아랫동네의 수백 년 된 건물들, 베드로 교회·예수회 교회·성령교회·신의 섭리 교회 등의 고풍스런 성당·교회들, 그리고 아름다운 첨탑들. 그것들이 상하·좌우로 조화를 이루어 어느 부분 하나 버릴 데가 없다. 과연 명불허전(名不虛傳)이로고!
알트 슈타트의 한 공공주차장에 차를 ‘박아두고’ 어제와 다른 인포메이션 센터를 방문. 매력적인 젊은 상담원 얀Jan Funk으로부터 ‘똑 떨어지는’ 안내를 받았다. 대 만족. 힘이 솟는다. 오랫동안 만나 느끼고 싶었던 숙원(宿願)을 드디어 이루게 되었으니. 앞으로 남은 하루 반의 제한된 시간 안에 충분히 느끼고야 말리라. 그러나 과연 가능할까.
하이델베르크 대학의 건물들, 고성, 각종 성당 및 교회 등 구시가지의 역사유적들, 철학자의 길 산책. 네카 강 크루즈, 까페 크뇌셀이나 제플 등을 비롯한 전통 학사주점 잠입, 그곳에서 대학생들과 맥주잔을 기울이며 ‘드링크! 드링크!’를 외칠 일. 볼 곳들과 해야 할 일들이 너무 많았다.
<계속>
**사진 위는 네카강 크루즈 선상에서 바라본 하이델베르크 성의 모습, 아래는 네카하우젠의 호텔식당에서 아침을 먹다가 만난 미국인 부부 낸시와 짐과 함께 한 모습
2005-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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