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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여행기 [162] 헝가리 제1신(10) : 살아 움직이는 역사와 문화의 큰 바다, 부다페스트(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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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2-01-04 14:36 조회 756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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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제1신(10) : 살아 움직이는 역사와 문화의 큰 바

                          다, 부다페스트(10) 



11월 25일, 금요일. 날씨는 여전히 음산하다. 먼저 모스크바 광장을 찾고 싶었다. 이 땅에서 위세를 부리며 공산주의의 당위성을 부르짖던 그들의 모습을 보고 싶었다. 센트룸의 데아크 광장 역에서 옥토곤 역으로, 옥토곤 역에서 열차를 갈아타고 다리를 건너 도착한 곳이 모스크바 광장 역.

 180m나 된다는 에스컬레이터. 우리를 까마득한 하늘로 밀어 올렸다. 밖에 나오니 광장도 레닌도 스탈린도 보이지 않았다. 무심하게 오고가는 사람들, 쉴 새 없이 들어오고 나가는 트램들, 간헐적으로 하늘을 비상하는 비둘기 떼, 그리고 그 사이를 빈틈없이 채운 음산한 공기. 그 뿐이었다.

 우리는 알만한 표정의 사람들을 잡고 물었다. 모스크바 광장이 어디냐고. 그러나 제대로 답을 듣지 못했다. 영어가 통하지 않기도 하지만, 모스크바 광장이란 말만 들었을 뿐 실제로 그 광장을 모르고 있기 때문인 듯 했다.

 대학생 하나가 우리의 답답함을 해소해 주었다. 모스크바 광장 역사 주변이 모두 모스크바 광장이라는 것. 역사 앞에 손바닥만한 공터가 있었다. 그곳엔 정체를 알 수 없는 탑 하나와 손바닥 모양의 설치미술 작품이 서 있었다. 우린 실망과 안도가 교차하는 묘한 경험을 했다.

 그러면 그렇지. 헝가리 인들의 기억 속에 모스크바는 더 이상 없었다. 그것이 안도의 이유였다. 그러나 그렇게 큰 소리 치던 모스크바의 존재가 형적도 없이 사라진 것은 실망의 이유이기도 했다. 우리가 낫과 망치가 교차된 그들의 깃발을 보고자 한 것은 아니다. 그들이 그렇게 좋아하던 드넓은 광장에서 우리의 졸아든 속내를 펴보고 싶었을 뿐이었다. 하릴 없이 부다 왕궁을 한 바퀴 돌아 영웅광장으로 되돌아 온 것도 그 때문. 

 영웅광장의 영웅탑을 바라보고 섰을 때 오른쪽은 신고전주의 양식의 현대미술갤러리, 왼쪽이 국립미술관이다. 영웅탑의 시원한 바람을 쏘인 우리는 국립미술관으로 들어갔다. 지금 전체적으로 보수공사중이라 외관을 볼 수 없었으나, 내부는 대단했다. 소장품도 대단했다.    주로 16세기 이후의 작품들이 대부분이었으나, 기독교 성화들은 그 이전의 것들도 많았다. 많은 성모의 그림들, 각종 성인들의 모습 등은 기독교 계통의 어느 컬렉션보다 풍부했다. 비록 빈의 미술사박물관에 미치지는 못했으나 이집트 유물 역시 양과 질에서 두드러졌다. 몇 작품 되지는 않았으나 마네·모네·세잔·피사로 등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과 로댕의 조각들이 우리의 눈길을 끌었고.

 가장 특이했던 것은 가스톤 라체이스Gaston Lachaise의 특별전(2005.  9. 29.-2006. 1. 8.). ‘여인(Woman)’ 주제의 조각들이었다. 그는 멋대로 ‘데포르마숑’한 모델의 몸을 통해 여인의 아름다움이 지닌 본질을 보여주려 했던 것 같다. 고전적인 미의 기준에 사로잡혀 있는 우리에게 새로운 안목을 보여준 그의 작품들. 우리를 한동안 혼란스럽게 했다. 


<계속>


**사진 위는 모스크바광장역의 에스컬레이터(180m)

, 아래는 국립미술관의 특별 전시회에 출품된 Gaston Lachais 작  여인(Woman)


2005-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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