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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여행기 [173] 에피소드 12 : 바디 랭귀지body language 하나면 통하지 않는 곳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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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2-01-04 14:58 조회 943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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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디 랭귀지body language 하나면 통하지 않는 곳이 

없다



 말 그대로 영어는 영어일 뿐 세계어가 아니었다. 유럽을 여행하면서 느끼는 일이다. 물론 다른 언어에 비해 소통의 가능성이 크다는 점은 분명하다. 그러나 답답할 만큼 영어가 안 통하는 곳들이 대부분이다. 젖 떨어지면서부터 영어를 배우기 시작하는 우리나라 사람들. 유럽에 와서 돌아다니다 보면 생각이 달라질지도 모른다. 이곳에서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젊은 층 일부는 영어를 잘 구사하는 것 같다. 그러나 한 나라에 젊은 층만 있는 건 아니다. 더구나 젊은 층이라 할지라도 특별한 동기나 기회가 없다면 영어를 익힐 리 없다. 그런 점에서 적절한 외국어를 선택하여 배우고 활용하는 일이 쉽지는 않다. 

             

             ***  


 어느 나라의 도시나 인포메이션 센터 종사자들은 비교적 유창한 영어를 구사한다. 그러나 고급단어를 몇 개만 사용해보면 그들 역시 안 통하기는 마찬가지. 일반인들은 말할 나위도 없다. 그럴 경우 손짓, 발짓이 유용한 수단이 된다. 호텔이나 모텔이란 말이 안 통하면 팔  베개를 하고 눈을 감는 시늉을 하면 100% 이해한다. 레스토랑이란 말이 안 통할 경우 밥 먹는 시늉을 한다. 밥을 먹고 나서 계산을 해야 할 때 ‘빌’이란 말이 안 통하면 손으로 네모를 그려 보이면 된다. 환전을 해야 할 땐 손으로 돈을 세는 시늉만 하면 된다. 

 체코의 올로모우치에서 겪은 일. 관광을 끝내고 폴란드를 향해 떠나려고 하는데, 도심을 벗어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았다. 주차장에서 차를 빼내오면서 관리원에게 물었다. 그녀와 통할 수 있는 말은 우리가 가려고 하는 폴란드의 도시 이름 뿐. 열심히 그 도시 이름만 외쳤다.

 그녀 역시 우리의 의사를 즉각 알아챈 것은 물론. 그녀는 우리에게 이 도시를 빠져나가 아우토반 타는 방법을 설명하기 위해 애를 썼다. 문 앞으로 우리를 데리고 나간 그녀. 문 앞에서 손으로 왼쪽 방향을 가리켰다. 우선 좌회전하라는 뜻이었다. 문제는 커다란 순환도로 즉 ‘링’을 타기 위해 건널목을 건너야 한다는 뜻을 어떻게 전달할까. 고심하는 듯 했다. 그러나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았다. 갑자기 두 손을 마주 잡더니 기차 달리는 시늉을 하면서 입으로 ‘푹! 푹!’ 소리를 내는 것 아닌가. 그런 다음 손가락을 모아 일직선으로 내밀었다. 그렇게 하고 나서는 크게 원을 그리는 것이었다. 마지막엔 손가락으로 간판 모양의 사각형을 만들어 보였다.

 ‘이곳에서 좌회전을 해 나가 죽 달리면 기찻길을 만나고, 그 건널목을 지나 달리다 보면 링을 만날 것이다. 링을 타고 한참 달리면 당신네들이 가고자 하는 도시의 이름이 이정표에 나타날 것이다.’ 그게 그녀 몸동작의 요지임을 간파한 우리였다. 

 과연 차를 몰고 그녀의 몸동작이 지시하는 길로 달려 제대로 길을 잡아든 우리. 백 마디 의 말보다 한 순간의 바디랭귀지가 훨씬 효과적인 의사전달 수단임을 비로소 깨닫게 되었다. 그 뒤로부터 우리는 상대방의 입에서 ‘노 앵글리쉬’란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바디 랭귀지를 애용하게 된 것은 물론이다.


             ***


 유럽의 어느 나라나 마을의 중심엔 교회가 있다. 대체로 우리는 그런 곳들을 빠뜨리지 않는다. 가끔은 운 좋게 예배나 미사에 참석할 때도 있다. 유명한 교회나 성당의 예배에는 세계 각국의 관광객들이 함께 참여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모두 열심히 하나가 되어 신에게 경배의 예를 드리는 모습. 종교가 세계어임을 깨닫는 순간이다. 나라나 종족은 달라도 종교로 통할 수 있음을 그런 자리에서 확인한다.

 그러나 그들도 성소(聖所)만 벗어나면 ‘천리만리 먼’ 남이 된다. 말도 안 통하고 생각도 다르다. 그럴 경우 유용한 것이 몸짓이다. 그래서 몸짓은 종교보다도 훨씬 효과적이고 보편적인 인류의 언어다. 그건 학교나 학원에서 따로 익힐 필요도 없다. 따로 익히면 오히려 어색하여 정작 필요한 현장에서 즉각 튀어나오기 어렵다. 그러니 편하게 지내다가 세계여행에 나설 일이다. 욕구가 절실하면 통하는 법. 욕구가 절실해지는 타이밍이나 기다릴 일이다. 그래서 욕구만 절실하다면 누구든 세계여행에 나설 수 있는지도 모른다.


**사진 위는 잘츠부르크 헬브룬Hellbrunn성의 해설사, 아래는 폴란드 크라쿠프 술집 사라의 술꾼 유인광고판


2005-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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