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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여행기 [176] 크로아티아 제3신(1) : 아드리아틱 블루Adriatic Blue를 따라간 크로아티아 해안(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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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2-01-04 15:06 조회 925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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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 제3신(1) : 아드리아틱 블루Adriatic Blue

                              를 따라간 크로아티아 해안(1)



 김형! 


 바닷가에서 하룻밤 쯤 묵어본 적이 있는지요? 자주 갖지는 못하지만 물결 들썩이는 바닷가의 잠자리를 최고로 꼽는 저올시다. 자연이 들려주는 자장가라고나 할까요. 제 생체리듬과 절묘하게 들어맞는 느낌이오.

 밤새 잠 못 이루고 뒤척이던 아드리아 해. 새벽이 되어서야 겨우 늦잠이 들었는지 조용해지더군요. 덩달아 불면으로 한밤을 새우다시피 한 나도 새벽녘에서야 토끼잠이나마 청할 수 있었지요.

 그러나 아드리아 해의 칭얼거림이 사라지자마자 홈통을 흐르는 나직한 소음 한 줄기 소리가 내 예민한 촉수를 자극하는 게 아니겠어요? 아, 이런! 비가 내리는 소리였어요, 저 물소리는. 내 안으로 파고드는 아드리아 해의 그것이 아니라, 동유럽의 겨울을 음산하게 만드는 궂은비의 웅얼거림이었어요.

 창문을 열고 밖을 내다보니 잦아든 물결 위에 방울방울 떨어지는 겨울비, 점점 굵어지는 빗줄기들. 짙은 색깔의 실망이 저 건너 브랏취Brac섬을 에워싼 안개처럼 내 속으로부터 실실실 피어오르고 있었지요.

 혹시 주변에 세계지도책이 있다면 한 번 펴보시오. 참 절묘하면서도 기이한 모습으로 디자인 된 크로아티아 땅이오. 슬로베니아, 헝가리, 세르비아-몬테네그로Serbia and Montenegro,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Bosnia Herzegovina 등과 접경한 땅. 아드리아 해를 경계로 이탈리아와 마주 한 땅.

 유고연방이 해체되면서 보스니아와 격렬한 내전을 겪은 나라 아니오? 좋은 땅을 차지하기 위해서지요. 그래서 그런가. 아드리아 해안의 땅은 모두 크로아티아가 차지했어요. 습지와 내륙산악지역, 그리고 좁고 길게 뻗은 아드리아 해안의 땅이 바로 크로아티아의 땅이오. 

 우리가 가고 있는 두브로브닉. 아드리아의 보석 같은 마을이면서, 이들이 서로 차지하려고 ‘피 나는’ 싸움을 벌였던 곳이오. 지금도 해안 마을 곳곳엔 내전 때 파괴된 건물들이 남아 있고, 곳곳에 ‘지뢰 조심’이란 경고문이 붙어 있기도 하지요. 당시 엄청난 희생이 있었다는군요. 그러다 보니 국경이 참으로 ‘요상하게’ 그어지게 되었어요.

 두브로브닉 가기 전에 만나는 네움Neum이란 해안 마을이 있어요. 이곳은 아드리아 해안의 유일한 보스니아 땅이지요. 그러니까 크로아티아 땅인 두브로브닉을 가기 위해서는 보스니아를 거쳐야 해요. 그 말을 듣는 순간 긴장했지요. 보스니아란 나라에 대해 썩 좋지 않은 생각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오.

 더 좋은 영토를 더 많이 차지할 목적이었겠지만, 지긋지긋한 내전의 땅 보스니아. 매일같이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장면만이 우리의 뇌리에 박힌, 끔찍한 이미지의 나라. 비자를 받아야 들어갈 수 있는 나라. 비자를 받았다 한들 마음 놓고 다닐 수도 없는 나라.

 우리가 만일 보스니아나 세르비아를 통과할 수만 있다면, 1천Km에 가까운 크로아티아와 수백km의 헝가리를 되짚어 가지 않아도 터키 쪽으로 내려갈 수 있을 텐데. 참 안타까운 일이오. 

<계속>


**사진 위는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닉으로부터 스플릿 오는 도중 만난 과일 노점상, 아래는 두브로브닉으로부터 스플릿 오는 도중 만난 멋진 산과 구름, 나무, 바다의 조화


2005-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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