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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여행기 [184] 여행단상 16(1) : 유럽에서 체감(體感)하는 자동차 문화(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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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2-01-04 15:17 조회 838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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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에서 체감(體感)하는 자동차 문화(1)



 ‘가장 바람직한 것이 도보, 그 다음이 대중교통, 그 다음이 자동차’.

 여행에 관해 전문가급의 식견을 갖고 있는 친구 정은제의 지론이다. 자동차 여행은 여행 중에서도 하급에 속한다는 말인데, 체험의 질이나 강도 면에서 그렇다는 뜻이리라.

 국내든 유럽이든 가장 큰 문제는 이동수단이다. 사실 이동수단만 확보된다면 여행의 80%는 해결되는 셈이다. 한 도시라면 도보여행도 가능하다. 그러나 여행에 나서는 순간 파김치가 되거나 거지꼴이 될 각오를 해야 한다. 어릴 적 2, 30리 길을 걸어서 통학한 나로서도 사실 걷는 일엔 그다지 자신이 없다.

 요즈음 ‘배낭 여행족’ 대부분은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유럽의 지역 간 이동수단은 유레일, 일반 열차, 버스. 그리고 도시 안에는 지하철, 트램, 시내버스, 택시 등이 있다. 비용이 만만치 않은 유레일. 편하고 유용하나 놓치는 것들이 많다. 차 시간을 맞추어야 한다는 부담 또한 크다. 

 그런 점에서 장기간 유럽여행을 계획한다면 자동차 운전이 바람직하다. 생각보다 비용이 적절하고 무엇보다 자신의 취향이나 계획에 충실할 수 있다는 점, 자유롭다는 점 등에서.

 사실 단체관광의 대부분은 이미 다른 사람들이 개척한 루트를 따를 수밖에 없다. 시간의 여유가 없는 현대인들에겐 어쩔 수 없지만, 여행이나 답사의 최선은 아니다. 시간과 체력만 허락된다면 ‘자동차를 운전하는 유럽여행’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보는 것이 우리의 의견이다. 


             ***


 자동차를 운전하여 유럽을 돌기 시작한 지 3개월이 넘었다.  프랑스, 벨기에, 네덜란드, 독일, 룩셈부르크, 스위스, 오스트리아, 리히텐슈타인, 체코, 폴란드, 헝가리, 크로아티아 등 10여 나라들을 거쳤다. 이 가운데 뒤쪽의 네 나라는 동유럽에 속한다. 통계와 세론(世論)에 따르면 동유럽의 국가들은 서유럽 국가들에 비해 경제적으로 큰 격차를 보인다. 우리의 느낌도 그렇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먼저 피부에 와 닿는 차이가 있었다. 바로 교통문화와 의식이다. 한국을 떠나올 때 유럽인들의 자동차 문화에 대해 많은 말을 들었다. 중점적인 것은 우리와 다른 교통체계나 의식.

 대부분의 서유럽 나라들이 그렇지만, 가장 편한 곳은 프랑스와 독일이었다. 이들은 결코 서두르지 않았다. 숙소를 찾느라, 길을 찾느라 꾸물거려도 뒤쪽의 차량들은 마냥 기다려 주었다. 그들은 멀리서 보행자를 보기만 해도 무조건 차를 정지한다. 그가 건넌 다음 서서히 차를 움직인다. 이렇게 ‘사람 우선’이 철칙이었다.

 프랑스의 도시 보행자들은 대체로 교통신호를 안 지킨다. 빨간 신호에도 그냥 길을 건너는 경우가 대부분. 그나마 횡단보도에서 ‘무단 횡단’하는 경우는 양반이다. 아무데서나 길을 건너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그런 경우에도 ‘사람 우선’이었다.

 우리나라 같으면 경적을 울려댈 뿐 아니라 심한 경우 차창을 내리고 욕설을 퍼부을 게 뻔하다. ‘제발 교통신호 좀 지키라!’고 소리치면서. 어쩌면 경찰이 달려와 신호를 위반하고 무단횡단한 사람들에게 벌금을 물릴지도 모른다.

 우리나라의 횡단보도를 한 번 떠올려 보시라. 사람이 건너고 있는데도 횡단보도의 중간까지 슬금슬금 밀고 나오는 차들, 심지어 보행자들이 건너고 있는데도 쏜살같이 지나가는 차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 뿐인가.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이나 노인들이 천천히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는데도, 신호가 바뀌었다고 마구 내달리는 것이 우리나라의 한심한 운전 수준이다.

 그러나 서유럽 나라들의 운전자들은 조심조심 정지선에 가까이 대는 게 고작이었다. 그러지 않으면 사람 키보다 낮게 세워놓은 신호등을 운전자가 아예 확인할 수 없다. 

 국도나 하이웨이를 달리면서 추월하는 경우는 많다. 특히 독일의 아우토반을 달리면서 하이 스피드를 즐기는 독일인들의 취향을 느껴보기도 했다. 그러나 위험이나 위협을 느낀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 이들 나라에서 보행자를 배려하거나 다른 차들에 피해를 주지 않으려는 원칙은 가히 절대적이었다. 교통의 기본원칙만 지키면 운전하기에 ‘아주 편한 곳’이 서유럽의 나라들이었다. 

<계속>



**사진 위는 파리의 개선문 앞 샹젤리제 거리의 자동차들, 아래는 부다페스트 요제프 다리의 모습


2005-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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