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 크로아티아 제5신(3) : 크로아티아에서 만난 안톤Antun Cizmic씨 일가, 그리고 트로기어Trogir의 추억(3) > 여행기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여행기

유럽여행기 [188] 크로아티아 제5신(3) : 크로아티아에서 만난 안톤Antun Cizmic씨 일가, 그리고 트로기어Trogir의 추억…

페이지 정보

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2-01-04 15:23 조회 988회 댓글 0건

본문

크로아티아 제5신(3) : 크로아티아에서 만난 안톤Antun Cizmic씨 일가, 그리고 트로기어Trogir의 추억(3)



그는 우리를 끌고 동네 한켠으로 갔다. 그곳엔 절경이 펼쳐져 있었다. 아득한 저 아래쪽에서 하얗게 부서지고 있는 폭포의 규모가 아주 컸다. 본 줄기 말고 절벽에서도 물은 솟구쳐 나왔다. 그 물은 큰 강이 되어 흘렀다. 아까 보았던 그 계곡의 아래쪽에서는 그 물을 이용해 수력발전을 하고 있었다. 이것 하나만으로도 훌륭한 관광자원이었다.

 우리는 아드리아 바다만 알고 있었다. 황무지 같은 크로아티아의 내륙에 이처럼 아름다운 곳이 숨어 있을 줄은 미처 몰랐다. 그에게 이 지역의 소개 책자라도 있으면 달라고 했다. 그러자 그는 우리를 데리고 마을로 갔다. 가면서 자신의 할아버지, 아버지가 태어난 집을 보여 주기도 했다.

 지금은 아드리아 해에서 보트 대여업을 하고 있다는 안톤씨. 그는 전화로 자신의 또 다른 작은 아버지를 불렀다. 그는 우리에게 작은 책자와 여러 장의 우편엽서를 주었다. 우편엽서에는 이곳의 빼어난 풍광과 래프팅을 즐기는 젊은이들이 있었다. 그 중심에 그의 아들이 있었다. 자그레브에서 대학을 다니는 학생, 여름 한 철 래프팅의 가이드로 활동한다고 했다.

 우리는 물었다. 왜 이런 훌륭한 관광자원이 알려지지 않았느냐고. 그러자 그는 흥분하여 정부를 욕하기 시작했다. ‘그 녀석들은 지금 잠만 자고 있다’고 팔베개를 해보이기도 했다. 정부가 무능하기는 크로아티아나 우리나 마찬가지임을 비로소 깨달은 우리였다. 그러자 갑자기 씁쓸해졌다.

 안톤씨가 우리를 잡은 목적은 또 있었다. 크로아티아의 역사를 알아달라는 것이었다. 슬픈 역사라고 했다. 그 마을에서도 수백의 양민들이 공산주의자들에게 학살당했다고 했다. 자신의 친척 중의 상당수도 그들에게 총살당했다고. 막 작은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고 왔기 때문일까, 말을 하면서 그는 내내 울먹였다. 내 가슴도 뭉클해졌다. 우리는 명함과 이메일을 교환하고, 서로 연락하자고 약속했다.* 누구든 원하면 이곳의 관광정보와 크로아티아의 역사에 관한 정보를 알려주겠다고도 했다.

 그는 한국에 대해서도 웬만큼 알고 있었다. 동네에는 현대 자동차 대리점이 있었고, 전화로 불러낸 그의 작은 아버지도 현대 차를 타고 왔다. 그는 자기 친척과 가족들이 현재는 모두 부유하게 잘 살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공산주의자들로부터 받은 시련을 멋지게 극복해냈음을 보여주고 싶은 듯 했다. 우린 그 점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 그렇게 우리나라와 크로아티아의 모습은 서로 닮아 있었다. 

<계속>

 


**사진 위는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닉으로부터 자그레브로 가는 산길에서 만난 산간마을 자드바리예Zadvarje 의 폭포, 아래는 그 마을의 계곡 아래 발전소


2005-12-05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개인정보처리방침 서비스이용약관

:::白圭書屋:::
대표자 : 조규익 | Tel : 010-4320-8442
주소 : 충청남도 공주시 | E-mail : kicho@ssu.ac.kr

Copyright ©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