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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여행기 [197] 루마니아 제1신(4) : 아, 끔찍했던 루마니아여!(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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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2-01-05 00:27 조회 979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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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마니아 제1신(4) : 아, 끔찍했던 루마니아여!(4) 



가속페달을 마구 밟았다. 이곳 사람들처럼 추월도 엄청나게 했다. 교통지옥 대한민국 출신답게 금방 이곳 사람들의 운전문화에 익숙해져가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그렇게 하지 않고는 몇날 며칠이 걸려도 드넓은 루마니아를 벗어나기 어려웠다. 그만큼 지겨운 곳이었다.

 무성의의 극치를 보여주는 도로표지들. 대부분 ‘운전자의 감’ 만으로 겨우 국경의 소도시 ‘쥬르쥬Giurgiu’에 도착했다. 호주머니에 남은 루마니아 돈을 모두 쓰고 국경을 넘자는 아내의 제안을 받아 들였다. 국경을 넘는 순간 루마니아 돈은 휴지가 되어 버리기 때문이었다.

 물어물어 찾아간 라이브러리(이곳에선 서점을 이렇게 불렀다)에서 루마니아 소개 영문책자도 사고, 빵 가게를 찾아 빵도 샀다. 우체국에 가서는 한국으로 엽서를 부치기도 하고, 주유소에선 가득 기름을 넣기도 했다. 그럭저럭 호주머니엔 기념으로 남겨둔 10레이 지폐 한 장만 달랑 남았다. 그렇게 호주머니를 비우고 나서야 우리는 ‘미련 없이’ 국경 검문소로 달렸다. 

 검문소 가까이에 이르렀다. 한 곳에 가로막대가 걸쳐 있었다. ‘Tax’ 어쩌고 하는 간판으로 보아 세금을 받는 곳일 텐데, 우리와 세금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의아해 하면서 아내는 패스포트를 들고 창구로 갔다.

 잠시 후 아내는 벌레 씹은 표정으로 돌아왔다. 국경을 통과하려면 ‘다리 통행세’ 70만 레이와 ‘세금’ 40만 레이, 도합 110만 레이를 현찰로 내야 한다는 것이었다. 루마니아와 불가리아를 연결하는 다리가 있는 모양이었다. 그 다리를 넘으려면 돈을 내라는 것이었다.

 세상에! 지금까지 국경을 통과하면서 이런 희한한 세금을 내 본 경험이 없었다. 가장 큰 문제는 호주머니에 돈이 없다는 것이었다. 남은 돈을 탈탈 털어 별 긴급하지도 않은 것들을 사온 우리였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차를 돌렸다. 가고 싶지 않은 루마니아의 도시로 다시 돌아가 그 끔찍한 돈을 또 찾아야 했다. 

 국경으로 돌아와 세금 40만 레이를 내고 나니 다리 통행세는 들어가서 내란다. 이제 끝난 모양이라고, 우리는 홀가분한 기분으로 영수증을 꼭 움켜 쥐었다. 루마니아를 벗어난다는 기쁨에 휘파람까지 불면서. 그러나 엄청 희한한 인간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계속>


**사진 위는 쥬르쥬 시내 보행 신호등, 아래는 시내 모습


2005-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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