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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여행기 [212] 터키 제1신(4) : 공존과 조화, 그리고 발효의 공간-이스탄불(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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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2-01-05 00:47 조회 673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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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제1신(4) : 공존과 조화, 그리고 발효의 공간-이스탄불(4)



 12일부터 14일까지. 톱카프 궁전, 블루모스크, 지하 저수고, 그랜드 바자르와 이집션 바자르, 보스포러스 해협, 갈라타 시가지, 돌마바흐체 궁전, 갈라타 브리지, 고고학 박물관 등을 돌아보았다. 일부에 불과하지만, 그것들에는 이스탄불의 어제와 오늘이 투영되어 있었다. 

 오스만 제국의 영광과 최고 권력자 술탄들의 자취가 생생하게 남아 있는 톱카프, 돌마바흐체 등의 궁전과 그것들에 딸린 하렘을 관람했다. 4백 여 년을 지속한 오스만 제국이었다. 주변 국가들에겐 재앙이었겠지만, 터키로선 영광의 역사였다.

 오스만 제국의 정복왕 술탄 메흐멧. 그는 1453년 콘스탄티노플(이스탄불의 옛 이름)을 정복한 후 옛날 동로마 제국의 폐허 위에 이 궁전을 지었다. 1475년부터 1478년까지 3년이란 짧은 시간이었다. 그것을 바탕으로 그 후의 술탄들은 계속 덧붙여 지어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된 것이다.

 성벽 높이 5m, 넓이 70만㎡. 28개의 탑과 긴 해안 성벽, 바다 쪽의 문 3 개, 내륙 쪽의 문 4개로 이루어져 있었다. 대략 5천 여 명이 거주해온 공간이었다. 이곳에서 우리는 동로마 제국, 비잔틴, 오스만 등 이 땅을 거쳐 간 지배세력의 흔적을 읽어낼 수 있었다. 그들이 만들어냈고, 민중이 겪은 영욕의 역사를.

 더욱 흥미로운 부분은 하렘이었다. 술탄의 사생활이 이루어지던 공간으로 외부의 시선이 철저히 차단된 곳이라 한다. 일종의 ‘성역’이었다. 당시 일반인들에게 감추어졌던 술탄과 그의 가족들, 그들이 영위하던 삶을 만날 수 있었다. 일반인들과 달랐으리라 추정되기 마련인 지배계층의 삶을 훔쳐볼 수 있었다. 카펫도 샹들리에도 천정의 그림도 쉽게 볼 수 없는 것들이었다.

 그릇들, 가구들, 장식용 도자기들, 장롱들... 모두 규모와 호화로움의 면에서는 서민과 지배층이 다르겠으나, 삶의 본질 그 자체야 어찌 달랐으랴? 1666년 대화재로 전소된 자리에 세워진 300여 채의 건물. 그 중 일부, 주로 16-18세기에 세워진 건물들을 우리는 보게 된 것이었다.

 무엇보다 관심을 끄는 것은 부엌세간 중 중국과 일본으로부터 수입된 도자기들이 아주 많았다는 점이다. 특히 원나라와 명나라의 명문이 선명한 자기들을 여기서 볼 수 있었던 것은 큰 수확이었다. 동서 문화 교류의 물증으로 이보다 더 확실한 것이 다시 어디에 있을까. 그래서 그런가. 터키 사람들의 일본에 대한 관심은 아주 컸다. 터키 사람들 열에 일곱은 우리를 보고 ‘곤니찌와’를, 셋 정도가 ‘안녕하세요’를 외쳤다. 우리를 잡아끄는 ‘닌자호텔’ 삐끼에게 ‘일본 호텔엔 왜 가는가?’ 라고 거절하자 한국어로 ‘인자호텔’ 아니냐고 너스레를 떨었다. 우리가 이곳에서 자주 마시는 ‘블랙티’의 원산은 코카서스지방이지만, 원래 이들은 일본에서 차를 들여다 키워보려고 노력을 많이 했던 모양이다. 그러나 결국 실패하고 말았단다. 떼로 몰려드는 일본 관광객들이었다. 터키인들은 돈 많이 쓰는 일본인들에게 호감을 갖고 있었다. 이에 비해 배낭여행 온 한국 학생들 상당수는 이들의 ‘밥’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톱카프 궁전에서 나온 우리는 박물관을 찾았다. 고대 동양박물관, 타일박물관, 고고학 박물관은 한 건물에 있고, 이 가운데 압권은 고고학 박물관이었다. 250만 점으로 추정되는 터키 전체 고고학 관련 유물 가운데 80만 여 점이 이곳에 있고, 그 가운데 10%인 8만 여 점만 전시되고 있다고 했다. 현재는 그리이스·로마 시대의 유물들을 볼 수 있었다. 우리의 눈길을 끈 것은 알렉산더 석관, 러시아 석관, 시돈 석관 등 교과서에서만 보던 유물들이었다. 놀라운 것은 그것들만이 아니었다. 8만 여 점의 쐐기문자판과 그리이스, 로마, 비잔틴, 오스만 시대의 주화 50만 여 점은 대영박물관에 버금간다고 하니, 이 컬렉션의 질과 양은 가히 세계적이라 할 수 있지 않은가.

<계속>  


**사진 위는 톱카프 궁전 일부, 아래는 톱카프 궁의 주방에 전시된 명나라 접시


2005-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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