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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여행기 [222] 터키 제2신(3) : 암굴(巖窟) 속에 꽃 핀 인간의 생존본능-카파도키아의 충격(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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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2-01-05 00:57 조회 736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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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제2신(3) : 암굴(巖窟) 속에 꽃 핀 인간의 생존본능-카파도키아의 충격(3)



높은 고원이 평평하게 진행되다가 움푹 내려앉은 곳에는 수천 수백의 ‘죽순(竹筍)들’이 흘립(屹立)해 있었다. 그 죽순들(아래가 굵고 위가 뾰족한 그것들을 우리의 느낌대로 ‘죽순’이라 부른다. 이곳에서는 그것을 췸니chimney라 부르는 모양이었다. 나중에 그곳들을 찾으니 굴뚝이 뚫려 있었고, 지하도시의 경우도 굴뚝은 아주 중요했다. 아니면 그 자체가 굴뚝같기도 했다. 그들의 이른바 ‘췸니’란 굴뚝을 내고 살림을 하던 ‘주택’의 개념을 담은 말은 아닐까?)이 모인 곳. 바로 우리가 찾던 괴레메였다.

 앙카라로부터 300km 가까이 달려 도착한 곳. 긴 시간을 황량한 산간의 길바닥들에 깔고 난 뒤에야 비로소 찾을 수 있었다. 장관이었다. 누가 멋진 예술품들을 이리도 많이 빚어 놓았단 말인가.

 죽순들 가운데는 황토 빛을 띤 것들도, 회색으로 빛이 바랜 것들도 있었다. 석양이 비치자 색깔들은 묘하게 바뀌어갔다. 새로 집을 짓고 사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아예 그 죽순 모양의 암석에 호텔이나 펜션을 꾸미고 영업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거대한 자연주택들이 밀집된 마을, 혹은 도시였다. 그것들 사이로 길이 나 있고, 차들은 그 길을 부지런히 달리고 있었다. 

 관광의 비수기, 겨울철이기 때문인가. 거리는 한산했다. 우리를 빼곤 배낭 족 몇 사람들만이 거리를 오가고 있었다. 구멍가게에서 ‘아주 맛있는 터키 빵’으로 시장기를 지우고, 숙소를 찾아 나섰다.

 우리는 이른바 ‘동굴 호텔’ 혹은 ‘동굴 펜션’에서 자보기로 했다. 직접 암석에 꾸몄거나 암석에 기대어 지은 호텔이나 펜션들이 군데군데 있었다. 그 옛날 이곳에서 암굴(巖窟)에 집을 꾸미고 살았던 사람들의 삶을 체험하기로 한 것이다. 몇 군데 가 보았으나 시내와의 거리, 가격, 주차장 등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들른 곳이 인터넷을 통해 한국에 널리 알려진 ‘트래블러스 펜션Travelers' Pension’. 여러모로 좋긴 하지만, 한국인들만 가득하다는 소문에 우리라도 빠져 주어야겠다는 생각에서 뒤쪽으로 젖혀 놓았던 곳이었다. 그러나 막판엔 어쩔 수 없었다.

 과연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 곳이었다. 우리가 도착하기 직전에도 열네 명이나 되는 한국인들이 체크아웃을 했다는 주인의 설명이었다. 영어를 비교적 유창하게 구사하는 주인 덕에 의사소통이 원활했다. 그는 우리에게 멋진 방을 배정해 주었다. 가장 높은 곳에 있는 방이었다. 공간의 ⅔는 동굴 부분, 나머지 ⅓은 시멘트로 붙인 부분이었다. 아마도 이 집에선 가장 값나가는 방인 듯 했다. 창문을 열면 시가지의 죽순들이 한눈에 내려다 보였다. 3박 4일간 우리는 ‘쉽지 않은’ 동굴체험을 하게 된 것이었다.   


<계속>   


**사진 위는 숙소 창문을 통해서 바라본 괴레메 시가지, 아래는 숙소의 방


2005-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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