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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여행기 [235] 터키 제3신(2) : 욕망과 허무, 그 파노라마의 현장-파묵칼레(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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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2-01-05 01:12 조회 873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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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제3신(2) : 욕망과 허무, 그 파노라마의 현장-파묵

                     칼레(2)



 자, 이야기가 좀 엉뚱한 데로 빠져나간 듯 하오. 이제 정리하겠소. 역사에서의 흥망성쇠란 늘 순환되는 것이고, 그래서 부끄러운 역사란 없다는 것. 부끄러운 역사일수록 영광의 역사를 위한 밑거름일 수 있다는 것. 쇠망의 역사는 흥성의 역사 못지않게 의미와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것. 이것들이 바로 내가 형에게 하고 싶었던 말이오.

 물론 내 역사관을 형에게 강요할 수도 없고, 강요하고 싶지도 않소. 누구든 그 나름의 역사관을 가질 수 있고,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치려 들지만 않는다면 최대한 존중되어야 하오. 그래서 내 생각을 좀 이해해 달라는 거요. 

 사실 카파도키아에서 발견한 것도 그런 것이오. ‘히타이트→로만→비잔틴→셀축→(몽골)→오스만'으로 이어지는 이 지역의 정복사는 그림 혹은 건축 양식이나 생활양식 등에 상당 부분 남아 있었소. 민족이 바뀔 경우 이전 시기의 많은 것들이 부정되면서 새로운 것들로 대체되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굳이 괜찮은 것들까지 때려 부수거나 지우지는 않았음을 확인했소.

 사실 터키는 지독한 회교국가요. 오스만 제국 정복 이래 터키의 기독교 교회들은 큰 수난을 겪었소. 이스탄불의 아야소피아 성당을 한 번 가보시오. 석회로 덧칠 되었던 모자이크 벽화들이 제 모습을 찾아내기 위해 얼마나 고생들을 하고 있는가를 말이오.

 암굴 속의 프레스코화들을 보시오. 칼로 긁은 흔적들, 눈알을 파낸 자국들, 석회로 덧칠한 부분들. 말 못할 수난들을 목격할 것이오. 그런 짓을 하는 동안 가해자들은 과연 행복했을까요? 복수의 쾌감에 흥겨워했을까요?

 터키의 국부로 떠받들어지고 있는 아타튀르크의 용단으로 기독교 교회들의 훼손은 중단되었고, 그 이래 그것들의 복구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 아니오? 그 덕에 터키는 관광수입까지 올리게 되었으니, 역사에 대한 ’경의‘는 누구나 견지해야할 기본이라 생각하오.

<계속>


**사진 위는 아가찰티 동굴교회 천정의 프레스코화, 아래는 돌마바흐체 하렘의 한 방에 걸린 아타튀르크의 초상


2005-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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