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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여행기 [270] 여행단상 22(2) : 유럽의 새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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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2-01-05 13:43 조회 1,028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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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새들(2)



새처럼 살고 싶은 때가 있었다. 아무 걸림이 없이 높이 날아올라 세상을 내려다보며 유유히 살아가는 새들.

 작자는 잊었지만 초등학교 3학년 때 <파랑새의 꿈>을 읽고는 며칠간 잠을 이루지 못한 적도 있었다. 가슴을 아릿하게 적셔오는 슬픔과 아름다움 때문이었다. 그 후 언젠가 리처드 바크의 <갈매기의 꿈>을 읽고는 그 우의(寓意)는 생각지도 못한 채 갈매기를 동경한 적도 있었다.

 어른이 되어 아이들과 함께 <백조의 호수> 공연을 보면서 늘 가져오던 백조에 대한 환상은 더욱 커졌다. 호엔쫄레른 성이 있던 독일 지그마링겐의 도나우 강과 퓌센 근처 슈방가우 성 아래의 알프 호수에서 우리는 그 백조들을 만났다.

 큰 몸집에 은백색의 우아한 백조 두 마리. 그러나 그들은 <백조의 호수>에 나오는 환상의  그 백조들이 아니었다. 조막만한 논병아리나 아장거리는 물오리들과 섞여서 먹이싸움이나 벌이는 ‘못난이들’이었다. 으레 그럴 줄 알았으면서도 백조에게 걸었던 기대가 무너지는 소리를 들었다.

 누군가 말했다. ‘여자는 새와 같다’고. 수십 년을 새장 속에 모셔두고 공들여 기른 새. 어느 날 문을 여니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날아가 버리더라나? 하기야 여자에게 남자 또한 ‘그런 새’인 점은 마찬가지리라. 

 흉물스런 소리와 색깔 때문에 싫어하는 까마귀. 가끔 전선을 쪼아놓고 과수를 못 쓰게 만든다고 원성을 듣는 까치. 그러나 칠월칠석에 이들은 머리가 벗어져라 애를 써가며 견우와 직녀가 만날 오작교를 만들기도 한다. 그 뿐인가. 어릴 적엔 부모로부터 먹이를 받아먹다가 부모가 늙어지면 그 부모를 봉양한다 하여 ‘반포지조(反哺之鳥)’의 영광스런 칭호까지 얻기도 했다. 새들을 관찰하여 불효자식들에게 깨우침을 주고자 한 우리 조상들의 지혜랄까.  이처럼 새는 몇몇 동물들과 함께 인정의 기미를 알게 해주는, 흔치 않은 자연물들 중의 하나다. 


 유럽을 누비면서(?) 만나는 새들을 통해 새삼 내 모습을 깨닫는 요즈음이다. 


**사진 위는 독일 알펜가도 슈방가우의 알프제(Alp see)에서 만난 백조들, 아래는 보스포러스 크루즈 도중 만난 갈매기들


2006-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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