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7] 이탈리아 제6신(5) : 돌 속에 약동하는 생명의 숨결, 아름다운 삶과 예술의 공간(5)-피렌체와 피에솔레의 서정(5) >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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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여행기 [307] 이탈리아 제6신(5) : 돌 속에 약동하는 생명의 숨결, 아름다운 삶과 예술의 공간(5)-피렌체와 피에솔레의 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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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2-01-05 15:02 조회 584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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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제6신(5) : 돌 속에 약동하는 생명의 숨결, 아

                           름다운 삶과 예술의 공간(5)-피렌체

                           와 피에솔레의 서정(5)



그 다음 날 우리는 산 마르코 광장 근처의 아카데미아 미술관을 찾았다. 사실 이 미술관은 두오모와 함께 우리가 시도한 피렌체 문화답사의 두 축을 이루는 곳이었다. 바로 이곳에 미켈란젤로의 명작 <다비드>가 있었다. 시간이 허락하지 않을 경우 두오모와 <다비드>만 보고 피렌체를 떠나려 했을 만큼 우리에게 그 둘은 의미가 컸다.

 4m가 넘는 크기의 <다비드>. 1873년까지는 근처의 시뇨리아 광장에 세워져 있었다. 우리는 이미 바티칸의 베드로 성당에서 미켈란젤로의 <피에타>를 보았고, 시스틴 성당에서 <최후의 심판>과 <천지창조>를 감상한 바 있다. 그 뿐인가. <피에타>와 <최후의 심판>을 비판하는 내용의 단상도 쓴 바 있다.

 그러나 미켈란젤로는 만만한 천재가 아니다. 우리 같은 범재(凡才)들이 천재를, 그것도 예술의 천재를 어떻게 따지고 들 수 있단 말인가. 다만 ‘지어 놓은 밥’을 먹는 입장에서, 밥맛에 대한 불평 정도는 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이 고작일 뿐이다.

 1475년 3월 6일, 아레쪼 근처의 카프레세에서 출생한 미켈란젤로는 누구인가. 그의 어린 시절 보모가 바로 석수장이의 아내와 딸이었다고 한다. 그러니 그는 어려서부터 ‘조각(彫刻)의 젖’을 빨며 자란 게 아니냐고 누군가는 말했다. 말하자면 타고난 천재성에 어려서부터의 환경이 작용하여 그를 대성시켰다는 뜻일 것이다.

 <다비드>를 보며 우리는 넋을 잃고 말았다. 교과서에서 흔히 보던 <다비드>. 그 손톱만한 크기의 사진을 통해서는 ‘불알까지 내 놓은 웬 사내 녀석 하나를 잘도 만들어 세웠구나’ 라고 생각한 것이 고작이었다. 그래서 실물을 보는 게 숙원이었다. 

 누구를 모델로 한 것일까. 유럽을 돌아다니며 보아도 <다비드>만한 젊은이는 보이지 않았다. 어쩌면 순수하게 미켈란젤로의 창작일 가능성이 클 것이다. 그러고 보면 성서 속의 인물들에 대한 미켈란젤로의 상상이야말로 ‘위대하다’고 말할 수 있을 듯하다.

 우리는 미켈란젤로에 의해 새로 태어난 다비드에 매혹되어 꽤 오랜 시간을 그곳에 앉아 있었다. 방향을 바꾸어 가며 다비드의 몸매, 아니 그 몸매로부터 우러나오는 풋풋한 ‘카리스마’를 감상했다.

 꿈틀거리는 근육, 피가 흐르는 몸통. 살아서 펄쩍 뛰어내릴 듯한 ‘다비드’였다. <최후의 심판>과 <피에타>에 불만을 가졌던 우리는 <다비드>를 통해 몇 배로 보상 받을 수 있었다. 결국 우리가 만난(萬難)을 무릅쓰고 피렌체에 온 것도 <다비드>를 친견하기 위해서였을까.   예술이란 무엇이며 사물을 보는 예술가의 눈과 손끝은 어떠해야 하는지를 처음으로 깨닫게 한 건 바로 미켈란젤로였다. 그는 오브제의 미적 포인트를 알고 있었다. 화폭에 옮긴 오브제의 생명에 점화할 수 있는, 숨겨진 ‘부싯돌’ 혹은 ‘뇌관’이 어디에 숨어있는지를 알고 있었다.

 어떻게 그는 단단한 대리석에서 이토록 따스하고 생명력 넘치는 아름다움을 건져낼 수 있었을까. 누군가가 있어 그의 빛나는 눈동자와 콧구멍에 뜨거운 숨을 ‘훅’ 불어넣으면, ‘다비드’ 그는 어깨에 얹은 손을 내리고 달려갈 태세가 아닌가. 

<다비드>근처의 통로에 전시되어 있는 <수염이 있는 노예>, <잠에서 깬 노예>, <젊은 노예>, <아틀라스 노예> 등 그의 미완성 작품들. <다비드>의 그림자에 가려져 있긴 했지만, 그것들 역시 <다비드> 못지않은 예술성을 지니고 있었다. 우리는 <다비드>로 인해 행복했고, 피렌체에서의 피로까지 잊을 수 있었다. 

<계속>


**사진 위는 아카데미 미술관에 소장 중인 <다비드>, 아래는 미켈란젤로 광장에 세워진 복사판 <다비드>


2006-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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