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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여행기 [31] 독일 제3신(5):코블렌츠와 모젤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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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1-12-24 14:08 조회 1,130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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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제3신(5)-코블렌츠와 모젤계곡



코블렌츠는 라인강과 모젤강이 합류하는 지점이다. ‘Deutsches Eck’ 즉 ‘독일의 모퉁이’라고 부르는 곳에는 빌헬름 1세의 거대한 기마상이 서 있었다. 37m의 대석과 14m의 동상을 합하면 높이만 51m가 되는 셈이다. 1945년 2차 세계대전 때 파괴된 것을 1993년에 다시 만들어 세운 것이 현재의 기마상이다. 라인강과 모젤강으로 거대한 화물선과 여객선들이 끊임없이 오고간다. 독일의 대동맥들이 이곳에서 합쳐져 더 큰 맥박을 만들어내는 곳. 코블렌츠는 라인강변의 심장부라 할 수 있다. 코블렌츠의 밝은 분위기와 역동성. 다른 어느 도시보다도 코블렌츠가 내 마음에 진하게 각인되는 이유다. 


             ***


 오후 3시 28분. 코블렌츠로부터 49번을 타고 라인강변 아닌 모젤강변을 따라 코헨에 가다가 아름다운 전원도시 트라이스에서 다시 ‘짐머 프라이’를 발견. 투숙하기로 했다. 

주인아저씨의 말로 짐작컨대 이 집은 200년이나 되었다 한다. 더블베드에 화장실, 샤워실이 딸리고 아침식사까지 주는데 35유로라니! 우린 모처럼 대박을 터뜨린 셈이었다. 그래서 이틀을 묵기로 했다. 방값이 싸서만은 아니었다. 주변의 경치가 너무 아름다워 그냥 떠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짐을 풀고 강가로 나갔다. 따사로운 햇살이 물결 위에 마구 부서지는 강가 마을이다. 마을의 중심부에는 성당이 있고, 강가 공원에는 선착장이 있어 쾰른에서 뒤셀도르프까지 오고가는 거대한 연락선들이 수시로 접안했다. 라인가도를 유람하는 승객들은 자전거를 타고 내려 강변의 호텔들에 묵기도 하고, 거기서 다시 자전거로 다음 마을까지 달려가기도 한다. 

 이곳이 모젤강이다. 우린 강변을 걸었다. 걸으면서 독일인들이 누리는 삶의 풍요를 이야기했다. 강변에 늘어선 주택들의 아름다움. 그들의 꿈과 미래, 그리고 현실을 짐작해 보았다. 우리가 희생하고 있는 삶의 질에 대해서 고민도 해 보았다. 그러나 마땅한 대책이 없었다. 모젤강은 물이 아주 풍부했다. 자칫하면 넘칠 것도 같았다. 그건 독일인들의 현실을 상징하는 듯 했다. 통일 이후 생활수준이 낮아졌다고 아우성을 치는 사람들이 많다지만, 다른 나라들과 비교할 때 아직 그들은 풍족했다.  

 1박 후 아침식사 시간. 배를 몰고 라인강 투어에 나섰다가 이곳에서 묵고 있는 모녀와 주인아줌마, 그리고 우리들은 아침 식사 후 관광에 대해서 의견을 나누었다. 하루를 더 묵겠다는 우리의 요청에 신이 나셨는지, 주변 관광에 대한 좋은 정보를 주었다.

 우리가 갈 곳은 숙소로부터 3km 정도 떨어진 엘츠성Burg Eltz. 이제 드디어 성(城) 투어가 시작된 것이다. 독일은 부르크Brug, 즉 성의 나라로 일컬어진다. 그만큼 옛날에 성들이 많이 만들어졌고, 현재에도 많이 남아 있음을 의미한다. 우리는 산 밑 주차장까지 차를 몰아갔다. 거기에 주차한 다음 걸어서 산을 올랐다. 아름드리나무들이 그늘을 드리운 산길을 한 시간 가까이 올라가자 건너편 산 정상에 하늘을 찌를 듯 하나의 성채가 솟아있는 게 아닌가. 아스라이 높은 곳에 솟아있는 성채를 보려니 그 멋스러움과 비밀스러움에 소름이 끼쳐왔다.

 중세 이래 이 지역(코블렌츠, 트라이어, 보파르트, 뷔르츠부르크, 마인츠, 엘트빌)에서 세력을 확장해온 엘츠가의 성이 바로 이곳이다. 까마득한 성 위로 올라가서 안으로 들어가니 여러 층에 각종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성의 중앙에 예배당도 설치되어 있는 것으로 미루어 이곳에서 모든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던 듯 하다. 산꼭대기 단단한 암반 위에 저토록 높은 성을 쌓으려면 얼마나 많은 노동력과 물자가 들었을까. 그리고 그 일들을 모두 누가 했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결국 지배구조와 같은 사회문제로 귀착되리라. 그러나 지금 그 성은 하나의 예술품으로 우리에게 다가오지 않았는가. 각지에 세워진 많은 성들. 아직도 그 아름다운 자태를 자랑하는 성들이 많다고 한다. 앞으로 언제쯤이 될지 모르겠으나, 고성가도의 투어에 나서게 되면 그 사실을 확인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아름다운 엘츠성이여! 

                                                          <계속>     

   

**사진 위는 뮌츠 광장 초입에 서 있는 익살스런 3인의 동상이고, 아래는 광장 곁에 있는 성모교회 안의 성모자상입니다.


2005-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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