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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의 모순적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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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1-05-13 16:29 조회 136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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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의 모순적 행보 신자유주의의 물결이 몰아치면서 우리 사회는 전반적으로 큰 변화를 맞이했다. 모든 것이 자유경쟁이나 ‘수요-공급’의 관계로 좌우되는 시장의 원리만이 신자유주의의 전부는 아니겠지만, 어쨌든 뉴밀레니엄의 첫 해에 불어닥친 새로운 풍조는 이 사회의 근본구조 까지 뒤흔들고 있다. 우리가 자유민주적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는 한 자유경쟁이나 시장의 원리를 긍정하고 그에 맞추어 우리의 삶을 꾸려나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우리는 시대상황이 그런 방향으로 변화되고 있다는 점도 충분히 인정한다. 그러면서도 안타까운 일은 이 나라를 이끌어가는 집단의 철학을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이다. 갈짓자 행보를 하고 있는 대표적인 분야가 교육이고, 그 집행기관이 바로 교육부다. 지금 국민들 입에 오르내리는, 불합리한 정책들을 이 자리에서 일일이 재론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대학을 수요자들의 요구에 따라 재편하도록 하겠다는 것, 자유경쟁의 시장원리에 맡기겠으니 대학 나름대로 살 길을 찾으라는 것 등이 최근 나타난 교육 정책의 방향이다. 쉬운 것만 찾고, 금방 돈 될 것만 찾는 수요자들의 수준이야 어떻든 대학교육은 그런 수요자들의 판단에 따라 재편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입장에서라면 학생들이 반드시 먼저 섭취해야할 기초학문이 고사되는 것에 대해서도 ‘오불관언’이어야 할 것이고, 현실 또한 그렇게 나타나고 있다. 그렇게 대학이 죽든 살든 수요자 중심의 논리와 자유경쟁의 원리만을 내세우는 교육부가 이젠 ‘쓸모 없이’ 되어버린 국가 주도의 선발 시험을 더욱 쓸모 없는 상태로라도 유지하겠으며, 대학에서 학생을 선발하는 최소한의 시험마저 ‘법으로’ 금지하겠다는 발상을 드러내고 말았다. 가장 중요한 학생선발권을 대학에 넘겨주지 않고, 대학들을 획일적인 잣대로 통제하려는 교육부의 진정한 의도는 과연 무엇일까? 이 정권이 진정 자유경쟁의 원리를 대학교육에서 구현하고자 한다면, 학생 선발에서부터 대학의 권한과 자유를 인정해야 한다. 대학들이 자신들의 이념에 찬동하는 학생들을 자신들의 철학과 방법으로 선발하여 교육할 수 있어야 대학들간의 우열은 드러나게 되고, 그 때 비로소 시장의 원리는 구현되는 것이다. 현재 자행되고 있는 신자유주의의 선택적 적용 자체가 계속 대학을 틀어쥐겠다는 음험한 발상이거나 새로운 철학에 대한 무지의 노출 이외에 아무것도 아니다. 교육 기득권자들의 열린 마음과 맹성을 촉구한다.


2002-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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