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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학기를 맞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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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1-05-13 16:32 조회 141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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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학기를 맞으며


바야흐로 봄 기운이 피어오르고 있다. 때 맞추어 많은 신입생들은 무언가를 배우고자 이곳에 찾아왔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스스로에게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과연 우리가 이들을 교육시킬 준비를 제대로 해놓았는가에 대해서 말이다. 자연의 이치 만으로 보면 분명 지금은 만물이 기지개를 켜며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생명의 계절이건만, 약동하는 삶의 현장이어야 할 캠퍼스는 깊은 불신과 증오의 늪으로 변해있다. 그 원천적인 책임이 누구에게 있든 작금의 사태가 공동체의 구성원들 모두에게 참담한 비극인 것만은 분명하다. 이성과 합리를 바탕으로 하는 대화와 담론만이 삶의 원리로 통용되어야 할 학문공동체에 살벌한 전선이 형성되어 있으니 이보다 더한 비극이 또 어디에 있단 말인가? 어떤 공동체이든 견해와 이해가 다른 그룹들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은 상호 견제와 협력을 바탕으로 '공존'해야 한다. 그런 경우에만 다양성을 본질로 하는 민주주의 사회가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 대학에는 서로 항복만을 강요하는, 극과 극의 두 세력이 대치하고 있을 뿐이다. 그런 가운데 회색주의자나 기회주의자들이 아닌, 진정한 중도주의자들은 입 한 번 뻥긋하지 못하는 형편이다. 비참하게도 우리는 양측을 중재할만한, '존경할만한 어른들'을 모시고 있지 못하다. 개탄스러운 현실이다. 그러나 우리에겐 이런 문제적 현실의 해결 못지 않게 다급한 일이 있다. 이 대학을 믿고 찾아온 학생들에게 최선의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이다. 대학내 대치그룹들 간의 갈등으로 그들의 학교생활이 추호도 지장을 받아서는 안된다. 지금 구성원들 간의 화합을 바탕으로 저만큼 앞서 달려나가는 대학들을 보라. 혹시 우리는 대학들 간의 경쟁이 무엇을 의미하며, 무엇을 무기로 삼아야 하는지도 모르고 있는 것은 아닌가. 대학들 간의 경쟁보다 생각이 다른 내부 구성원들의 타도가 더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가. 대학들 간의 경쟁은 생존의 문제다. 여기서 밀려나면 우리에게는 더 이상 발 붙일 곳이 없다. 제 발로 찾아온 학생들에게 최선의 교육서비스를 제공하지도 못하면서 외부와의 경쟁 대열에 나설 수는 없다. 이 대학의 미래에 대한 토론은 계속 벌여나가되 새 학기 학생들에 대한 교육서비스, 행정서비스의 준비상황 또한 지금 당장 점검해야 한다. 우리에겐 더 이상 시간이 없다.


2002-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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