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설] 대학의 환경과 경쟁력 > 에세이

대학의 환경과 경쟁력

근래 들어 우리 사회에 유행하는 말 가운데 가장 사용 빈도가 높은 두 단어는 '개혁'과 '경쟁력'이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면에서 개혁이 화두로 자리잡은 지는 오래다. 그 개혁의 목적은 경쟁력을 갖추는 데 있다. 경쟁력을 갖추어야 승자가 될 수 있다. 그러니 승리의 선결조건은 남보다 월등한 경쟁력이요, 경쟁력 확보의 전제조건은 개혁이다. 개혁의 완성과 경쟁력의 확보를 화두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는 대학이라고 예외일 수 없다. 그렇다면 대학 개혁의 주체와 객체는 무엇이고, 경쟁력의 실체는 무엇인가? 말할 것도 없이 사람이요, 조직이다. 개혁의 주체도 사람이고 객체도 사람이다. 사람들을 잘 조직하여 능률을 올릴 수 있어야 비로소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 그러자면 실력있는 교수들과 직원들이 팀웍을 이룬 가운데 성실한 학생들을 맞아들여 좋은 교육을 시켜야 한다. 그러자면 인적자원들을 하나로 뭉치게 할 수 있는 건전한 이념이 있어야 하고, 실력과 의지가 있어야 하며, 이들을 뒷받침할 시설과 환경이 따라 주어야 한다. 인적자원을 개혁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모자라는 실력은 교육과 학습을 통하여 보충해야 하고, 실력있는 사람을 물색하여 뽑는 데도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당장 바꿀 수 있는 것이 있다. 바로 우리의 환경이며 시설이다. 요즈음 모든 대학들이 인터넷의 인프라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대학들의 홈페이지를 접속해보면, 그 대학의 수준과 관리자들의 비전을 엿볼 수 있다. 홈페이지의 구축과 관리 및 활용은 학사관리 교육 연구의 효율성에 직결되고, 그 효율성은 경쟁력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또, 캠퍼스에 들어가보면 그 대학의 수준을 알 수 있다. 좋은 대학일수록 청결하고 소음이 적다. 선진국 대학들의 캠퍼스에서 방송의 소음을 들어본 적이 있으며, 꽹과리 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쉬는 시간이라고, 강의실 복도에서 제멋대로 지껄이는 학생들을 본 적이 있는가? 북소리 둥둥 울리며 시위를 하는 사람들을 본 적이 있는가? 고요 속에서 익어가는 향학의 열기가 그들 대학의 경쟁력이며, 그런 대학들의 경쟁력은 바로 국가의 경쟁력으로 직결되는 것이다. 우리도 캠퍼스의 환경을 확 바꾸어 최상의 경쟁력을 갖출 때가 되었다.

- 숭실대 신문 2001. 5. 7.

2002-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