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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든 대학과 돌파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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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1-05-13 16:38 조회 149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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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든 대학과 돌파리즘


시대가 바뀌어 의사가 많아져도 돌팔이는 없어지지 않는다. 회생 불가능이라는 의사의 처방을 받아들고 마지막으로 매달리는 곳이 바로 돌팔이의 요설임을 생각해보면 인간의 심리에 내재된 비합리성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돌팔이들을 기분좋게 말하면 아마츄어들이다. 돌팔이가 병에 대해 책임을 질 수 없듯 아마츄어들은 그들이 매달리는 일에 책임을 지지 않는다. 인간에게도 병이 많듯 나라나 대학에도 병은 많고, 병 때문에 사람이 죽듯 나라나 대학도 망하기 마련이다. 이 나라의 병통과 대학의 병통이 신기하게도 같은 모습을 띠고 있는 것은 나라를 좌지우지하는 집단이 대학도 좌지우지하기 때문이다. 이 나라를 병들게 하는 것은 정책 개발과 집행을 맡은 관료집단의 무책임한 아마츄어리즘이다. 이렇게 해보고 안되면 저렇게 해보고, 저렇게 해보다 안되면 다시 돌아와 이렇게 해보는 식으로 세월만 갉아먹는다. 80년대초 실험대학의 뼈 아픈 실패사례가 지금도 우리의 가슴을 아리게 하는데, 얼마나 지났다고 또 다시 그 재판인 학부제를 들고나와 억지를 부리더니 기어이 실패를 자인하고 마는 꼴이란. BK21이란 전대미문의 명분없는 돈잔치를 통하여 대학을 세계적인 반열에 끌어릴 수 있다는 코미디는 도대체 누구의 머리에서 나온 발상인가. 대학의 안팎에 만연한 돌파리즘(?) 아마츄어리즘이 이 나라의 대학들을 난파선으로 만들어버리고 말았다. 대학을 국가권력의 품 안에서 푼돈이나 집어주며 통제하고 순치시키려는 발상은 도대체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까. 대학의 기가 살아야 인재가 배출되고, 인재가 많이 나와야 나라가 발전한다는 초보적인 사실조차 모르는 나라의 경영자들을 대체 어찌해야 한단 말인가.


2002-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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