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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안녕하세요 교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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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2-01-23 21:21 조회 107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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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찬!


세월이 물처럼

사정없이 흘러 갔다고 생각했는데

아, 아직도

국문학의 테두리에서 맴돌고 있는

성찬이를 보면서

세월처럼 흐르는 저 물이

옛날의 그 물임을 새삼 깨닫는다.


그렇군.

옛날의 성찬이가 '회춘'(?)하여

그 옛날 우리가 나누던

그 담론들을

세기가 바뀐 '공간'에서도

여전히 나누고 있다니.

흘러간 내 인생은 무엇이고

바뀐 세기의 총아들이라 자처하는

그대들은 누구인고?^^


나도 그랬지.

학교 졸업 후

이십여년이 지날 무렵,

다시 찾아간

강의실이었지.

그 옛날 쓰시던 책과 노트로

똑 같은 말씀을 하시던 내 은사님의 모습.

그곳엔 흐르다 멈춘 물만 그득 고여 있었어,

추억의 동심원들만 무수히 그려지고 있었지.


그래,

사람 사는 게 별 게 있겠나?

어제와 같은 오늘,

오늘과 같은 내일...

아주 조금씩

바뀌어갈 뿐.


모처럼 듣는 성찬의 음성이

꿈 속에서 겨울잠을 자고 있던

내 자의식을

기어이 일깨우고 말았네그려.


고맙네,

잊어주지 않아서.

그리고

결코 세월에 때묻지 않는

자네의 성실함과 건강함을 보여주어서...


이곳에서

종종 만나세.

만나서

메워보세,

세월의 잔인한 간극을...


고정희교수님껜

안부인사 여쭈어 주게나.


11. 6.


백규








>안녕하세요. 교수님!

>92학번 김성찬입니다. (' ')(. .)(' ') 꾸벅~ 인사드립니다.

>99년에 졸업해서.... 2004년이면.... 901234 6년째네요..

>한번 찾아뵙지도 않고... 저도 참 나쁜놈입니다.

>

>건강하시죠? 저도 건강하게 잘 지냅니다. 결혼해서 네가족이 별탈 없이 지내고 있습니다.

>

>어제 갑자기 교수님 생각이 너무나서... 오랜만에 들렀습니다.

>얼마전부터 집앞에 있는 학교에 다니고 있거든요. 나이 서른 둘에 공부한다고 밤마다... ㅜ.ㅜ

>

>어제 발표가 있었어요.

>'18세기 시가전개 양상과 쟁점' 뭐 이런 제목이었는데..

>발표가 끝나자... 저희 교수의 질문

>"혹시 무슨과 나오셨어요?"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 '헉!, 내용이 너무 허접해서 도저히 국문과 졸업생 같지 않았나?'

>

>그래서 떨리는 소리로 대답했죠.

>

>"국문과요"

>

>그랬더니 대답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교수의 채근하는 심문성 질문

>

>"실례가 아니라면 어느학교..."

>

>그래서 또 생각했습니다.

>

> '허걱! 이제 학교 망신까지 시키겠구나...괜히 이과목을 선택해서....쩝 ㅜ.ㅜ'

>

> 다시 대답했습니다.

>

>"숭실대 국문과요"

>

>그러자,

>

>"조규익 교수님 밑에서 공부하셨겠네요... 교수님은 어

>떤 의견을 말씀하시던가요?"

>

>또 생각했습니다.

>

>'이런... 이제는 교수님까지.... 갈수록 태산이군...'

>

>등줄기로 식은땀이 주르르....

>제 발표가 사설시조의 작자층에 관한 거였습니다. 순간 10년 전의 일을 어떻게 기억하라는 건지... 한동안 교수와 학생들을 번갈아보다 횡설수설 둘러댔습니다. 중인 가객층이 주된 작자층으로 사대부를 지향했다고 말씀 하신 것 같다는 둥...

>

>그랬더니... 제 생각은 어떠냐고...

>또다시 횡설수설.... 악몽의 시간이었습니다.

>

>정리가  잘되있어서 학부생때 고전문학을 전공했던 분 같다고 하더라구요... ㅋㅋㅋ. 뭐 그리 깊이 있는 발표는 아니었어요.. 그저 논문 몇개 요약해서 발표하라는 거였거든요.

>

>가슴을 쓸어 내렸습니다. 물론 절대로  고전문학을 전공했다는 말씀은 안했지요... 괜히 교수님께 누가될라... 해서

>1학년 때 교수님 앞에서 발표 했던 날이 생각이 나더라구요.. 그래서 수업내내 킥킥 웃었습니다. 그 때 그 느낌... 교수님께 심문 당하던 날이 생각나서...

>

>"그래 김성찬군의 생각은 뭔가"

>"제 생각은 국문학 연구에 있어서 사투리의 적용에 대한 연구가 더 활발히 이루어져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 때의 제 답이었습니다.

>

>건강하세요... 종종 들르겠습니다.

>아참... 제 선생님은 고정희 교수입니다. 교수님을 잘 알고 계신듯.


2004-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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