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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핍한 시대의 예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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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2-01-23 20:29 조회 112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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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포선생께


비 내리던

늦 가을 어느 밤

축축하게 젖어들던

선생의 목소리...

전화선을 타고 와

내 귓속으로 사정없이 밀려들어오던

밀물같은 그 우수를 감당키 어려웠지요.


그 전화를 받은 뒤로

한동안 내내

장맛비에 갇혀버린 참새마냥

우울한 날의 연속이었지요.


오늘 드디어

'인생 제 2막 1장'을 시작하겠노라는

선생의 선언을 접하곤

구름장 뚫고 비쳐드는

햇살을 맞이할 수 있겠다싶어

모처럼 하늘을 올려다 볼 수 있었구요.


옛날 글들

아무리 뒤져 보아도

궁핍하지 않았던

예술가가 없는 것은 왜일까요


'그래,

까페라도 하는 것이

좋겠다'라고,

현실과 타협하고자 했던

나의 편안한 '수준'이

새삼 부끄러워지는 순간이오.


'아무리 배고픈들

예술가가 까페라니!?'라고

준엄하게 질책하셨다는

선생 모친의 말씀을

전해듣는 이 순간,

부끄러워 죽을 지경이란 말이오.


무슨 결정을 내리든

그건 선생의 짐일 테지만,

곁에서

선생을 지켜보고 있노라

자부하는^^

'날나리 백규' 또한

마음 고생 적지 않다는 점

잊지 마시오.


근간

선생이 몇 가지 일들을 경험한 것처럼,

아마도

예술을 아끼는 하늘의 뜻이

선생의 뜻에서 과히

비껴가지는 않을 것이오.


힘을 내시오.


12. 1.


백규 드림



담시!


그간

난삽한 아버지의 글들을

꼼꼼히 타자해온

담시를

예사롭지 않게 보아 왔거늘

오늘 그대는

또 다시 나를 놀래켰도다.


부모와 웃 사람들 말씀

우습게 여기는 것을

자기네 세대의 특권인양

착각하는 세태를

담시인들 어찌 모르랴?


멋들어지게 생긴

외모 만큼이나

말 없이 아버지의 뜻을 받들고

도와드리는 담시의 마음씨,

넉넉하고 아름답도다.


거기에

멋진 시까지 쓸 줄 아는

담시여!


시경의 시들을 외우며

세사에 임하던

그 옛날의 군자들을 본떠

내 오늘

담시의 시를 외우며

즐거이

삶의 현장으로 나가리.


고맙네

담시!



12. 1.


백규



>    산다는 것은

>

>  그것이 문제였습니다.

>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중요하지만

>  그것도 아니고 저에겐

>  우선 빵이 문제였습니다

>  그런데 아내와 어머니는

>  16년 동안 지켜 온 연구실 폐쇄는

>  결사적으로 반대였습니다.

>  말이 좋아 카페였지

>  속으론 밥벌이 생각이었습니다

>  두 분의 생각을

>  존중하기로 했습니다

>

>  많은 사람들은 말합니다

>  ‘예술가는 배가 고파야 한다’

>  그래야 하는 건지 반문하고 싶지만

>  인정합니다. 그렇습니다

>  불구하고  

>  많이 배고팠습니다.

>  지금 이 순간 더 배고프라함은 슬픔입니다.

>  등거죽이 바짝

>  들러붙은 정도는 아니지만

>  많이 배고팠습니다.

>  그래도 더 시련을 겪으라 합니다.

>  수긍하려 합니다.

>  작은 공간에서

>  다시, 조금 움직여

>  가슴에 불 붙이고

>  소리없이 울음을 삼켜봅니다.

>  

>  질긴 인연? 끈질긴 인연.

>  글과 글씨, 글씨와 글

>  오늘

>  손씻고 먹갈아 글씨 써봅니다.

>  아직도 저에겐

>  술과 담배는 자유롭지 못하지만

>  오랜만에 작품 부탁한 분이

>  가슴 뛰게 얼마를 통장에 넣었습니다.

>  십 만원 인 줄 알고 확인 하다가

>  그게 아니어서 내심 놀랐습니다.

>  살다보니 이런일이~

>  

>  그 돈으로 화선지를 넉넉히 장만하고

>  나무를 넣어 온기를 주는 난로와

>  땔감도 준비 했습니다.

>  나머지는 공과금 밀린 것 해결하고

>  맥주고 한 박스 들여 놨습니다.

>  지금 마음이 조금은 훈훈합니다

>  어느 정도 겨울준비를 한 것을 알고 있는지

>  창 밖에 대나무는 바람에 춤을 춥니다.

>  그리곤 첫 눈이 내립니다. 瑞雪입니다.

>  하지만

>  따뜻한 온기가, 음악이, 술이 있어도

>  하나 없는 것 그것은 백규형입니다

>

>  이런 때

>  백규형 있음 얼마나 좋을까

>  생각해 보았습니다

>  난로가에 앉아서 그 위에 말린

>  망둥어 올려놓고 쇠주라도 주고 받으면서

>  세상살이 쪼개보고 담론도 해보면서~

>

>  산다는 것

>  「고통보다 넓은 공간은 없고

>  피흘리는 그 고통에

>  견줄만한 우주는 없습니다」

>  오늘 화두입니다

>  어느 정도 붙들고 있다가 놓아줄겁니다

>  생각해봅니다.

>  짧은 생각으로 형에게 전화했던 제가

>  부끄러운 뿐입니다

>  이제 다시

>  인생의 2막 1장을 시작하려 합니다

>  형께서 마음속으로 응원줄거라 믿습니다

>

>2003. 11. 30. 동포 림 성만

>

>   씨앗

>

>  겉보기에는

>  형편없고

>  보잘 것 없지만

>

>  슬쩍슬쩍 쳐다보면

>  너무 하찮고

>  생긴 것도 이상하지만

>

>  하나의 씨앗으로

>  하나의 알맹이로

>  새로운 시작이 되어

>  모든 생명을 거둘 수 있다

>

>  씨앗 하나만이라도

>  작은 것 하나하나에도

>  깊은 의미가 숨어있듯이

>  나 자신의 씨앗 같은 모습은

>  무엇일까

>  

>  지금 이 순간만이라도

>  늘 씨앗처럼

>  알차게 살아가기

>

>  백규 선생님 저 담시에요. 아버지의 권유로 부끄럽지만 교내에서 작은 상하나 탄 것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2003-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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