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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교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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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2-01-24 01:34 조회 107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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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


좋은 질문을 해주었군.

개인과 집단(사회), 영웅과 시대의 상관성에 대한 판단이 아주 중요하다고 보네. 지금까지 우리는 영웅의 화려함에만 눈길을 주어왔지, 그 영웅을 가능케 했던 '보이지 않는' 바탕에는 그다지 눈길을 보내지 않았던 것 아닐까? 사람들을 결집시켜 자신을 지지하도록 만드는 게 영웅의 뛰어난 자질이 아니겠나? 역사의 진행 과정이나 결과 면에서 영웅의 위대함만이 부각되는 건 사실이지만. 우리는 흔히 '꽃'이나 '열매'만 볼 뿐, 자칫 줄기나 뿌리 그리고 토양까지 살피는 지혜를 간과하기 마련이지. 그런 점에서 본다면, 이성계의 장점도 중요하긴 하지만 그로 하여금 그토록 큰 일을 할 수 있도록 만든 배경적 요인들이 아주 중요하다고 할 수 있지. 인류 역사에서 가끔 '가짜 영웅들'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그들의 허상은 금방 들통나기 마련이고, 금방은 아니더라도 역사의 진행과정에서 반드시 그 실상이 밝혀지게 되어 있다네. 어느 영웅이나 시대의 지지를 바탕으로 해야 설 수 있지. 민중의 여망에 역행하는 전제권력자라도 그를 지지해주는, '힘 있는' 측근들이 있기에 얼마간 권좌의 유지가 가능한 법일세. 좀더 역사서를 읽어보며 그런 점을 생각해 보게나.

문학도 마찬가지. 지금의 작가나 시인들이야 항상 독자들의 마음을 헤아리기에 여념이 없지. 시대의 패션에서 뒤진 문학을 할 수는 없다는 자존심도 자존심이지만, 판매부수를 신경 써야 하기 때문이지. 자신의 작품을 읽어줄 사람들을 늘 전제로 하고 작품을 썼음은 옛날에도 마찬가지였다고 보네. 아무 의도 없이 스스로의 소회를 표현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그것이 결국 대중에게 교육의 효과를 발휘한다거나 불특정의 어느 대상에게 모종의 '메시지'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을 문인들 모두 알고 있었기 때문이지. 스스로 혹은 자손들에 의해서,아니면 후인들에 의해서 문집이 간행되어 대중에게 읽히리라는 것을 그들이 왜 모르고 있겠나? 작품을 쓸 때마다 가상의 독자들을 무시할 수 없는 것 아니겠나? 문학의 생산과정에서 독자대중의 존재가 중요한 것도 그 때문이지. 이 문제에 대해서는 '수용미학'에 관련되는 책이나 논문들을 더 읽고 생각해 보게나.


3. 25.


백규

    

>교수님, 안녕하세요?

>저번에 여쭤봤던 질문에 대해서는 담당 교수님께 여쭤보아 해답을 얻었습니다.

>

>궁금한 점이 있어서 글을 올립니다.

>오늘 수업을 들으면서 한 가지 의문을 갖게 되었는데요..

>

>오늘 영웅과 시대에 대해서 말씀하실 때, 고려 말 시대를 변화시키려 하는 이들에 의해 이성계가 선택되었다고 하셨는데요, 그렇다면 그들이 없었다면 역사상 이성계의 등장이 조선을 건국한 인물이 아니라 고려의 뛰어난 장수였다는 것으로만 끝났을까요? 성리학을 추종하던 그들이 없었다면 새 시대도 없었던 것일까요?

>그리고 이성계를 그들이 선택한 영웅이라는 것을 기준으로 평가해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그 자체의 인물적 가치를 기준으로 평가해야 하는 것인지 의문입니다. 저는 이제까지 역사적 영웅이라는 인물을 볼 때 후자쪽으로 생각을 했었거든요.

>

>그리고 또 한 가지...

>

>문학의 주체가 일반 대중들이라고 말씀 하셨잖아요. 국어국문운동 이후에는 그렇게 보아도 별 무리가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전에는 문학이라는 것이 한문으로 씌여졌잖아요. 특히 훈민정음이 창제되기 이전에는 더 했을것 같구요. 그 한문은 지배층만이 읽고 쓸 수 있는 것이었던 걸로 알고 있구요. 그렇다면 그 시대의 문학의 주체는 일반 대중들이라고 할 수 없지 않을까요?

>

>교수님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

>


2006-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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