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좋은 시로세
페이지 정보
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2-01-24 01:47 조회 101회 댓글 0건본문
청산수목원의 연꽃이 그립던 차였네.
발코니에 키우고 있는 연이
달포 전에 한 봉오리 피워내더니만,
이젠 감감 무소식일세.
한 번 내려가고 싶은데,
'누가 시키지도 않은' 일들에 잡혀서
옴쭉달싹을 못하고 있네.
아마, 한 여름 내내
연구실에 갇혀 지내야 할 듯.
난 지금
내가 인생을 불살라 무엇을 만들고 있는지를
단 하루만이라도 곰곰 짚어보고 싶다네.
청산수목원의 연꽃과
솔잎돌솥밥의 추억을 더듬다가 문득
막 굵어지고 있는 빗소리를 들었네.
아파트 밖에서 들려오는 빗소리가
어쩜 그리도 내 어린 시절 초가지붕의 추녀에서 쏟아져내리던 낙숫물 소리와 흡사한지.
이 밤 잠들긴 다 글렀나 보이.
장마철 마음만이라도 뽀송뽀송하게
지내게나.
7. 22. 새벽
백규
>여름 어찌 지내시는지요?
>엊그제 10년지기 책벗과 함께
>지난 번 유럽 다녀오시고 함께 들렀던
>산장가든에 들러 솔잎돌솥밥을 먹었답니다.
>보고 싶었지요.
>사모님께서도 평안하시지요?
>내일부터 청산수목원 예ㅏ연원에서 광복절까지
>제3회 연꽃박람회가 열려요.
>연꽃 보러 다녀가세요 교수님.
>맛있는 것 사 드릴게요.
>이제 장마가 끝나려나 봐요.
>오늘은 꽤 오래 햇볕이 머물다 갔답니다.
>어젯밤 시 한 편 썼어요.
>봐 주세요.
>
>7. 21
>뽀송뽀송해지고 싶은 장마 끝무렵에
>오랜 제자 올림.
>------------------
>
>비어 있음에 대하여
>
>김난주
>
>
>너는 가벼워지기 위해 떠나고
>나는 네가 간절해져서 떠난다
>너는 비워서 시원하다지만
>나는 굶주린 들짐승처럼 포효한다
>엇박자로 비틀거리는 일상이
>나뭇가지에서 그네를 타는데
>개심사에서 내려오는 산책길 솔가지에
>방울뱀이 벗어두고 간 빈껍데기가
>신다 버린 스타킹처럼 너풀거린다
>버린다고 하면서, 비운다고 하면서
>실상은 탐욕으로 가득 찬 속마음
>내장을 모두 꺼내 박박 씻고 삶아
>빨랫줄에 걸린 아기 기저귀처럼
>널어 말리고 싶은 건 왜지?
>
>
2006-07-22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