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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런한 도올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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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2-01-24 01:51 조회 96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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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름지기 인문학자라면 도올선생쯤은 되어야 할 겁니다. 대중과 소통하려는 그의 의지와 부지런함, 끊임없는 모색의 여정이 놀랍지 않습니까? 물론 삶과 지식의 일치 여부나 진실성 등에 대하여 의심하는 사람들이 많긴 하지만, 그런 걸 따지기로 들면 우리 지식사회에서 온전히 남아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그런 점에서 도올은 우리가  벤취마킹해야 할 부분들을 많이 지닌 지식인입니다. 요즘 그가 기지개를 켜고 있는 모습을 지켜보며 백규서옥 손님 여러분과 함께 생각해보고자 이곳에 <한겨레신문>의 기사를 옮겨 놓습니다.

                            ---백규--




“아이디어들이 아우성을 쳐요, 글로 써달라고”

재즈와 동학 접목해 강의하려 피아노 배우고

몸이 젊어져야 한다며 평행봉 즐기는 프로지식인

대중과 교감할 수 있는 끈 놓치지 않으려 사투

원고는 신…권력·명예쯤은 뭉갤 수 있어야지...


  


한국의 글쟁이들/⑨ 동양철학 저술가 도올 김용옥씨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피아노였다. 도올의 집필공간인 통나무 출판사 1층 마루에는 피아노가 주인공처럼 정면에 놓여 있었다. “손을 자꾸 움직여야 노화를 막는다고 해서 취미로 배우는 거지 뭐.” 도올은 다소 쑥스러운듯 웃어넘겼다. 그러나 계속 묻자 관심사가 드러났다. “재즈를 공부하고 있거든. 방송 강의가 아니라 이젠 음악으로 강의를 하겠다는 거야. 가령 ‘도올 재즈콘서트’를 하면서 동학 같은 것을 강의하면 젊은 애들이 더 쉽게 들을 수 있지 않겠어?”


설명을 듣자 오히려 더욱 궁금해졌다. 학자가, 그것도 도올 김용옥이 재즈에 빠진 데에는 취미 이상의 학문적 관심이 있을 듯했다. 재즈에 심취했던 역사학자 홉스봄이 떠오른다고 운을 떼니 드디어 도올의 재즈론이 나온다. “나는 재즈의 역사가 20세기 미국사에서 가장 진실된 측면이라고 봐요. 그런데 흑인들이 인간의 존엄을 찾는 독립의 역사인 재즈의 역사가 우리 민족의 20세기 역사와 상통하는 측면이 있다는 거지. 요즘 한류를 다시 점검해보려 하는데 한류에 대한 내 생각을 정리하는데 재즈가 굉장한 가교가 되요.”


그러면 마당에 있는 평행봉은 또 뭘까? ‘건강관리’, 궁극적으로는 ‘자기 몸이 젊어지는 것’이야말로 프로 저술가의 기본이라고 도올은 설명했다. 쉰여덟 나이에도 그는 평행봉에 올라가 거꾸로 서더니 부담없이 여러차례 스윙을 해보였다.


피아노와 평행봉은 ‘저술가 김용옥’을 보여주는 두가지 상징과도 같다. 평행봉은 프로저술가로서 항상 몸을 단련하는 도올의 직업의식을 상징한다. 반면 피아노는 항상 새로운 것을 향하는 그의 관심을 보여준다. 도올은 분명 학자이면서도 대한민국에서 가장 확실한 ‘저술가’다. 1986년 고려대를 그만두면서 아마도 교수 출신으로는 최초로 지적인 행위로 먹고사는 ‘프로 지식인’이 된 뒤 올해로 꼭 20년째 프로 글쟁이로 확실한 위치를 지켜왔다.


무엇보다도 그가 다른 저술가들과 가장 구별되는 것은 자기만의 ‘저술 시스템’을 갖췄다는 점이다. 연구를 하고, 그 성과를 책으로 쓰고, 통나무란 전속출판사에서 책을 출간한다. 그리고 그 내용을 방송에서 강의한다. 특히 독특한 점이 전속 출판사인 통나무의 존재다. “세미나도 하고 공부를 하려면 지속적인 자금이 필요하더라고. 그래서 당대의 출판사들을 찾아가서 당시 돈으로 50만원을 달라, 앞으로 내 책이 많이 팔릴텐데 전속으로 책을 내겠다, 그렇게 제안을 했어. 그런데 아무도 그 구라를 안믿는거야(웃음). 모두 거절했어요. 그런 제안하는 이도 없었을테고 그런 발상도 생소했겠지.” 그래서 제자들과 함께 차린 출판사가 통나무다. 이후 그는 모든 책을 통나무에서 내고 있다.


인문학책 41종 내 250만부 넘겨


저술가로서 도올이 거둔 대중적 성과는 일반인들의 예상 이상이다. 지금까지 모두 41종 52권을 펴냈고, 총 판매부수는 250만부를 넘겼다. 80년대 그의 이름을 알린 <여자란 무엇인가>와 <동양학 어떻게 할 것인가>가 각각 40만부와 20만부, 방송강의로 화제가 된 <노자와 21세기>(전 3권)가 50만부 넘게 팔렸다. 이 밖에도 10만부를 넘긴 책이 여럿이다. 인문학자의 인문학책으로는 놀라운 수치다.


그러나 저술가로서 그가 대단한 점은 판매부수보다도 20년 동안 활동을 계속해 온 생명력, 그리고 꾸준히 변화해온 데에 있다. <여자란…> <동양학…> 등 도올의 초기 책들은 인기는 높았지만 일반 교양서 차원이었다. 하지만 이후 도올의 책은 점점 그만의 사유를 담으며 일관성을 갖고 진화해갔다. 그의 관심은 동양철학에서 시작해 조선사상사를 훑은 뒤 동학과 개화기 독립운동사를 거쳐 최근에는 현대사로 넘어왔다. 그리고 이런 과정속에서 민족주의를 매개로 한반도와 민족문제를 다루며 고유의 목소리로 비전을 찾아가고 있다.


그의 강점으로는 독자들의 반응이 크게 엇갈리는 ‘강력한 문체’가 꼽힌다. 단번에 써내려가는 집필 스타일이 더해져 흡인력이 더욱 강하다는 평을 듣는다. 도올의 글쓰기 스타일은 전형적인 ‘몰아쓰기’에 ‘일필휘지’형. 스스로 “나는 항상 글이 잘 써진다”며 “문장을 시작하면 글로 써달라고 아이디어들이 머릿속에서 아우성을 쳐서 귀찮을 지경”이라고 말한다.


“나는 항상 글이 잘 써져요”


그러나 더욱 중요한 문체상의 강점은 바로 대중성이다. 도올의 글은 어려운 용어를 쓰지만 소화하는데는 큰 어려움이 없는 편이다. 이처럼 자기 사유를 알기 쉬운 대중적인 언어로 펼쳐보이는 학자는 무척 드물다. “저술의 기본 대상을 항상 25~35살로 잡는 것이 가장 중요한 원칙이에요. 어떻게 하면 대중과 교감할 수 있는 끈을 놓치지 않느냐는 것이 내 삶에서 끊임없이 벌여야만 하는 사투라고 할 수 있지요.”


저술가로서 도올의 최대 승부처는 바로 ‘시간과의 싸움’. 자신이 정말 중요한 기능을 하는 자리가 아니면 참석 요청에 응하지 않는다. “저술세계가 신이 되는 것, 원고를 쓰는 게 신에 대한 경배가 되는 것이 중요해요. 권력이나 명예도 저술을 위해서는 뭉개버릴 수 있다는 프라이드가 없으면 저술가가 못되.” 이는 동시에 학자로서의 자존심이기도 하다. “학자는 곧 저술가에요. 궁극적으로 학자의 사명은 책을 쓰는 데 있지 강의하는 게 아니야. 그 시대에 결국 남는 것은 강의가 아니라 책이에요. 강의는 사람의 마음속에 남겠지만, 그건 듣는 이들이에게 밑거름을 주는 것이지 내 작품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도올은 그러나 “프로 지식인으로 사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안해본 사람은 상상 못한다”고 강조한다. 요즘에는 인문학의 위기가 겹쳐 더욱 상황이 어렵게 느껴진다고 한다. “사립대 교수 연봉이 한 7000만원쯤 될거에요. 내가 그 정도 벌려면 1만원짜리 책을 7만권을 팔아야 해요. 요새는 책이 안나가서 일반 교수들 정도 생활수준을 유지하려면 뭔가 끊임없이 지적 활동을 하지 않으면 안되는, 그래야 생존할 수 있는 상황인거지. 그나마 나는 방송하고 연계하는 등 새로운 방식을 개척해왔는데도 요즘에는 불가항력적인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내가 저술만으로 먹고 살 수 있다면 방송은 안해도 되는 거에요.”


그토록 ‘튀던’ 그도 이제 환갑을 앞두면서 바뀌는 듯하다. 요즘에는 특유의 ‘잘난척’과 ‘오버’, 그리고 ‘공격성’이 많이 덜해졌다는 평을 듣는다. “내가 지금 내 책을 봐도 과했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걸 수용해준 사회에 감사해요. 사실 내가 그렇게 과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나를 까대고 뭉개려는 인간들에 대해 ‘너희들이 그래도 도올은 사라질 수 없다’는 생명력을 보여주려는 과시이자 생명력의 표출이었어요. 이젠 정갈한 책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도올 생명력 보여주려 ‘오버’했지


앞으로 그가 진화할 방향은 어느쪽일까? 분야로는 ‘현대사’, 구체적 주제로는 ‘재즈’와 ‘동학’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가 요즘 현대사를 다루는 것은 현대사에서 모든 학문이 출발해야겠다는 자각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우리 스스로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보고 이념을 만들어내야 되는데, 우리는 스스로를 우리가 관찰하지 못하고 있어요. 그래서 특히 남북관계에 관심이 많아요. 그리고 동학이란 주제도 급해요. 동학의 마지막 세대들과의 작업이 필요한데 이젠 워낙 나이 드신 분들이어서…, 시간이 부족해요.”


글 구본준 기자 bonbon@hani.co.kr, 사진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도올이 말하는 내 책은…

  


<논술과 철학강의>


리영희 선생이 책을 보시고 편지를 보내셨다. 현대사에 대해 당신이 하시고 싶었던 이야기를 해주어서 체증이 내려가는 듯했다고 하셨다. 현대사를 논술과 폭력으로 대비시키고, 20세기가 폭력의 세기였다면 21세기를 논술의 세기로 규정해 앞으로 나올 세대들의 합리적 소통을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논술이란 것을 말하고자 했다.  


<금강경강해>


우리 민족의 불교는 금강경 불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이 금강경의 고판본 중에서도 최고본이 바로 해인사 팔만대장경이다. 그런데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금강경을 암송하면서도 정작 팔만대장경 고판본을 금강경으로 쓰지는 않아왔다. 그래서 내가 처음으로 팔만대장경에 있는 금강경 고판본을 가지고 언해로 낸 것이다.  


<도올논어>(현재 3권까지 나옴)


지금까지 나온 논어에 대한 동서고금의 모든 주를 총망라해서 새로운 견해를 밝힌 창조적 작업이다. 그런 점에서 대단한 책이라고 자부한다. 앞으로 10권은 가야 끝날텐데 이 일을 완성하는 것이 필생의 작업이 될 것 같다.


<달라이라마와 도올의 만남>(전3권)


달라이라마와 나와의 세계적인 만남이다. 팔리어 경전을 통해 원시 불교라고 하는 게 어떤 모습이었냐는 것을 현장에서 생생하게 밝혔다. 그리고 이런 주제를 놓고 달라이라마와 직접 심도 있게 우주와 인생의 철리를 대화한 결과물이다.


<앙코르와트·월남가다>


흔히 앙코르와트를 막연하게 신비로운 유적으로만 알고 있는데, 13세기 말 원나라 사신이 생생하게 앙코르와트의 모습을 전하는 <진랍풍토기>란 책이 있다. 이 책을 가지고 앙코르와트를 직접 방문해 분석했다. 이 책을 낸 뒤 계속 이런 보다 학구적이고 깊이있고 쉬운 여행기를 써달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2006-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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