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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2-01-24 02:00 조회 107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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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포선생님, 과찬이십니다. 일에 대한 욕심은 땅처럼 두꺼운데, 흐르는 시간이 무상하기만 합니다.

서서히 욕심을 줄여가야지요.

이제 마음 한 구석에 고향과 함께 좋은 사람들의 표정을 간직하기로 했습니다.

근래 제 주변에서 '작은 재물'에 헛된 욕망을 내어

부모와 형제들을 슬프게 하는 인사를 보았습니다만,

모두 부질없는 일이지요.

이제, 가끔 친구들과 함께 고향을 찾으려 합니다.

함께 삶의 여백이나 논하기로 하지요.


백규



>   뜨거운 가슴으로

>

>  백규형, 절기로는 한겨울인데 지구 온난화의 영향인지 포근한 겨울입니다. 없이 사는 입장에서 보면 이 또한 고마움이지요. 그렇다해도 겨울엔 눈이 내려야 하는거죠. 농사를 짓지 않지만 농부 입장에서 보면 지금은 겨울 가뭄입니다.

>

>  백규형은 책농사를 잘 지으셨군요. 제 농사와는 다른 분야이지만 공통된 것도 있어 보입니다. 감히 말씀드리면 대농사를 지으신겁니다. 소작농에 불과한 저로서는 항상 배우고 또 배우는 입장이기에 깊게 들어가지는 못하는거죠.

>

>  머리 빠질정도로 공부한 결과물을 그냥 앉아서 받고보니 부끄럽고 송구하기 그지 없습니다. 아무튼 제 머리맡에 놓고 공부해 보렵니다. 다른 생각은 하지말고 저한테 머리나 식히면서 천천히 읽고 공부하라는 뜻으로 받아 들이겠습니다. 가슴이 벅차군요.

>

>  백규형, 은행원들은 하도 돈을 만지다보니 지겨운 것일까요. 그런지 몰라도 그들은 술자리에서 예술을 논한답니다. 반면에 예술가들은 배고픈 현실을 토론하는 술자리에서 돈을 논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생각해보면 슬픈 일이지요.

>  

>  거기에 비유한다면 저는 정신적 양식을 한아름 받았으니 이보다 아름다운 포만감은 없을 것입니다. 덕분에 선비로 입문하는 길이 트인건데, 그렇다해도 어불성설 이지요. ‘강한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고,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이다’ 라고 했던가요.

>

>  백규형, ‘선비’란 관록을 갖지않고 학식이 있어야 하는건데, 저한테는 후자인 공부만 열심히 하면 되겠군요. 그렇다면 채찍으로 내리치는 것이 아플것이냐, 죽비로 내리치는 것이 뜨거운 것이냐, 깊게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

>  소주 한잔 마시면서 백규형과 저와의 관계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저는 백규형에게 해드린 것 없이 받기만 하는 것 같아요. 나이값도 못하고 여러 가지로 부끄럽습니다만 천천히 반성하지요. 언제 그 고마움 갚을날 있을겁니다.

>

>  백규형, 늦은감이 있습니다. 그러나 뜨거운 가슴으로 ‘연행록연구총서’ 출간을 축하합니다. 곱게 키운 딸 시집보내는 그 마음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만, 어찌 깊은 백규형의 속내까지 헤아리겠습니까. 이 다음엔 무슨 농사로 사람들을 놀래킬지.

>

>  신두리에 갔었습니다. 바다도 바람도 모래 언덕도 그대로였습니다. 저는 그 언덕에 있는데 백규형은 없었습니다. 보이지 않는 바람이 입에 문 담뱃불을 방해하기에 몸을 돌려보니 소나무들이 꿋꿋이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을 보면서 역시 나약한 것이 인간이구나 생각 했습니다.

>

>  어지러히 펼쳐진

>  수많은 발자국속에

>  그의 흔적은 보이질 않았다

>  바람속에 묻혀 지워지고

>  다시 밟아 흔적 남기는…

>

>  반복되는 모래의 짓눌림은

>  세월흘러 허물어진다

>  아프지 않은게 있으랴만은

>  자연은 모든 것 포용하고

>  여유로이 인간을 기다려준다

>  

>  그러나 그 위에 다시 처참하게

>  발자국을 남기는 우리 인간들…

>

>                   -신두리에서-


2006-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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