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들 언어의 연금술사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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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2-01-24 02:40 조회 114회 댓글 0건본문
내가 그리도 원망스레 바라보던,
사구의 '흉물들'(?)이
이리도 멋진 시혼의 불쏘시개가 될 수 있다니!
그대들 언어의 연금술사들이여!
세상사 마음 먹기에 달렸다던가?
그래, 이제부턴
아름다운 것만 보고 살자,
그립고 애틋한 마음만 갖고 살자,
그대들 언어의 연금술사들이여!
9. 6.
내 고향에서 신음하는 사구를 생각하며
백규
>해변 민박
>
>김난주
>
>
>너밖에 없다, 내게는
>몸부림치며 바다가 울부짖는다
>형광불빛에 반사된 바다의 속살
>저리도 시리고 눈부셨구나!
>어디선가 트럼펫 부는 소리
>네온 사인이 나가버린 나이트 해바라기와
>정박 세탁소가 있던 거리 어디쯤
>방파제를 밀치며 돌진해 오는 해일에 밀려
>우리가 떠밀려 간 곳, 해변 민박
>백사장을 단숨에 점령해버리는
>도도하고 격렬한 파도 앞에
>우리는 얼마를 떨었던가!
>만날 수 없는 외롭고 쓸쓸한 거리에서
>하염없이 서로를 그리워한 죄밖에 없는데
>밤새 격정의 바다를 끌어안고
>폼페이 최후의 날이듯 우리는
>잠 못 드는 뜨거운 하나의 섬
>살아 숨쉬는 자의 무덤이 되었다
>
>----------------
>
>신두리 사구
>
>고미경
>
>
>바다가 번쩍 안아다
>
>숨겨 놓은 여자였네.
>
>수천 번 어루만진 살결이었네.
>
>거기, 그림엽서 같은 집들도 몇 채 앉아
>
>겨울바다에 엷은 햇살들 떨어지는 것을 보고 있었네.
>
>전라의 여자 오돌오돌 떨 때마다
>
>흰 살들 실금을 내며 흘러내리고 있었네.
>
>비릿한 살결에 음각된
>
>영원히 사랑해, 라는 맹세
>
>그리고
>
>그 맹세를 새긴 손가락 하나
>
>솟대처럼 모래언덕에 꽂혀 있었네.
>
>---------------
>
>***교수님, 쑥스럽습니다. 늘 그러하지만...
>지금껏 해변 민박에서 하룻밤 묵어본 적도 없는
>재미없이 산 삶이지만 시는 참으로 묘하기도 하지요.
>작년 대천으로 충남도정신문 명예기자 1박 2일 연수가 있어 갔다가
>뒤풀이 가는 길에 보았던 <해변 민박>이란 간판이
>제 마음을 붙들어맸지 뭐예요.
>
>고미경 시인의 시 '신두리 사구'를 읽으면서
>사구를 이렇듯 멋지게 표현한 시는 못 본 것 같습니다.
>바다가 번쩍 안아다 숨겨 놓은 여자라니요.
>수천 번 어루만진 살결이라니요...
>시의 매력에 푸욱~ 빠져 보는 이 아침...
>이 곳 태안은 어제부터 연일 비가 옵니다.
>그냥 맞고 걸어도 좋을 초가을비랍니다.
>
>한잔의 차가 그리운 아침, 오늘도 행복하시길 *.~
2007-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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