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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2-01-23 20:40 조회 104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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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아파트 모퉁이에

매화 꽃망울 부푼 모습 보았는데

여지없이 오늘

꽃샘바람 부네요.


추한 인간들

쌈질하는 모습

구경하다보니

어느 새

해는 바뀌어

황사바람 불어대는

3월이오.


"동포논고"!

수확이 많으셨군요.

유독 눈 많았던 지난 겨울

칩거의 보람이

부푼 매화꽃망울마냥

슬그머니 나타난 거 아니오?


태안군청 사람들

좀 야박하게 굴긴 했군요.

그러나

동포선생을

알아준 것만 해도

참으로 대견한 일이오.


저도 이제부터

나태에 찌든 영혼을

두들겨 깨워야 할까봐요.

고요와 정밀 속에

침잠하여

내면의 의미들을

하나씩 모아가는

항해를 시작해야 할까봐요.


나의 사랑하는

페넬로페는

다 짠 벽걸이를

다시 풀어 짜내면서

끈질기게

나를 기다리지만,

정작 나는

그녀의 당당한

오딧세우스가

되지 못하는 듯 하여

우울한 나날이지요.


고비사막의 모래알들이

포연처럼 날아닥치는

나날이지만

영육(靈肉)간에

강건하시길

빕니다.  


조만간

만나뵙길 고대하며...


2. 25.


洌下의 村幕에서

弟 白圭 아룀




>   우수 후 나흘

>

>  백규형.

>  어떤 이는 제가 개인전을 한지 몇 년이 지났다고, 서예에 별 의욕이 없어 보인다고 하더군요. 저는 전시를 위해 작품을 한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제 작품은 예술 표현 욕구가 저절로 무르익어 터져서 너무도 자연스러워질 때 작업에 들어가기 시작합니다. 작가가 작품에 왜 관심이 없겠어요? 작품에 대해선 이미 새로운 것도 만들어 놓았고 부분적으로 실험적인 것도 해놓았지만 전시를 안한 것 뿐 입니다. 사실 작품을 살 사람이 없잖아요. 몇 번 해 봐서 안 된다는 것을 아는 거죠. 그렇다고 소비자(?)에게 동정하는 '읍소형' 같은 작품전시를 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요. 지금의 상황을 말한다면 '고통은 내 애인이고 고독은 내 정부(情婦)처럼 살고 있는거죠.

>

>  태안군청에서 저에게 태안「남문지리」를 의뢰 아니, 남문리에 대해서 한 권 만들어 보라는 청탁(?)이 왔어요. 예산은 암만인데, 대강 계산해보니 원고료는 없고 바듯 출판비만 책정 됐더라구요. 그것조차 제가 안하면 예산은 화투로 말하면 나가리쯤 되겠기에 울며 고추냉이 먹기로 허락 했습니다.

>  2주동안 문헌 뒤지고 대강 뼈대는 마련했지만. 그래도 지금으로서는 막막합니다. 강금실 장관 말대로 열린우리당에서 총선 올인 하라고 하니까 '아이구 내팔자야' 했던 말이 생각나는군요. 형. 그래도 어쩝니까. 내가 아니면 안된다고 하니 화가 나더군요. 아니 약 오르더라구요. 거기에 넘어간 거죠.

>  겨우내 얼어 지내던 매 화분을 실내로 들여온지 열흘. 눈길 주고 사랑 주었더니 드디어 꽃망울이 활짝 피었습니다. 밖에 눈이 내리면 '설중매' 인데 날씨가 맞춰주질 않는군요. 그래도 봄이 다가옵니다. 막 피어올라온 가녀린 꽃잎 따서 다린 잎차에 띄워 '오호라 매화차로구나' 하면서 음미하는 중입니다. 그 향기 너무 숭고하고 아까워 형께 보내려고 꽃잎따서 봉투에 포장하면서 이 글월 올립니다. 행여 향이 새어 나갈까 조심스럽군요.

>  백규형.

>  봄맞이는 어떻게 하시는지. 공부하신 산물은 어떤지 여러 가지로 궁금하군요. 영화「실미도」포스터에 형의 작은, 그러면서도 가슴 뭉클한 압축적 글「인간에 대한 권력의 차거움…. 가슴으로 봐야할 영화」가 1000만명이 넘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내가 아는 사람 100명이 되는지 자문해봅니다. 아마 넘겠지요. 하지만 의미가 있느냐 없느냐 그게 중요하지요. 지금 전자우편으로 편지를 주고 받는 사람은 형이 유일하니 하는 말입니다.

>  가제 '동포논고'는 거의 마무리 되어 빠르면 3월, 늦어도 4월이면 출판될 것 같아요. 출간되면 형께 제일먼저 보내드리지요.

>  조류독감으로 농민들의 실상은 말이 아닙니다. 지금 정치꾼들은 죽기살기 밥그릇 싸움인데, 그보다 더 심각한 농민의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꼭 그런 건 아니지만 튀긴 닭½을 사다놓고 안주로 대신하고 맥주 몇 캔 하고 있습니다. 신문 속에 함께 들어온 광고지 뒷면에 글 옮기고 막내녀석에게 넘기는데 제대로 형에게 전달되는지 모르겠습니다. 두서없는 글 이해 바랍니다. 형을 생각하면서 술 따르고 건배합니다. 내일을 위하여 ――음.

>

>2004. 2. 24. 림성만

>


2004-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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