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재! > 자유게시판

답변이 좀 늦었네.

그간 잘 있었는지?

졸업 후 백규서옥 방문은 아마도 처음이지?

<화산중봉기>는 많이 알려진 작품은 아닌 듯 하네.

영웅 일대기의 구조적 원형을 충실하게 수용한 작품이면서 동시에 송사 소설이나 가문소설의 성격 또한 갖고 있는 점이 특징이지. 형옥의 음모로 김흥룡이라는 남자가 김선옥 흉내를 내게 되는데, 비슷한 모티프의 <옹고집전>에서 가짜 옹고집은 술법에 의해 진자 옹고집보다 완벽하게 옹고집 행세를 할 수 있지만 김흥룡은 아무리 김선옥 행세를 하려고 해도 몇몇 미흡한 점이 있었던 것일세. 따라서 가짜 옹고집은 옹고집의 하인 친척 아내와 자식들에게도 모두 진짜 옹고집으로 인정을 받지만 김흥룡은 이농옥에 의해 가짜임을 의심받게 된다네. <옹고집전>의 경우 옹고집을 징치(懲治)하는 것이 주 목적이었다면 <화산중봉기>에서는 이농옥의 지인지감을 부각시키는 것이 주요한 목적이기 때문이었다네. 농옥은 형옥이 데리고 온 선옥이 가짜임을 단번에 알지만, 그녀의 시가와 친정 사람들은 누구도 그녀의 말을 믿으려 하지 않고, 오히려 그녀를 정신이상자로 몰고 지아비를 섬기지 않으려는 못된 여자로 비난하지. 하지만, 이농옥은 절개를 결코 굽힐 수 없다고 하면서 가짜 선옥이 그녀와 동침하려는 것을 번번이 회피하다가 급기야 이농옥의 친정 아버지는 이농옥에게 자결을 강요하나 그녀는 헛되이 죽을 수는 없다고 버틴다네. 농옥의 행동은 지아비와의 절개를 지키기 위해 모든 어려움을 꿋꿋하게 물리치는 사대부 부녀자의 모습을 반영한 것으로 보이네. 특히 농옥의 성격은 삶에 적극적으로 동참하여 자신의 앞길을 가려 한다는 점에서 주목을 요하는 작품이라고들 한다네. 그리고, 이 작품에는 주인공 형옥이 선옥을 찾아 팔도를 헤매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 과정에서 거론된 지명들은 당시에  많이 지나다니던 곳이라네.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 경기도, 황해도, 평안도, 강원도, 함경도 의 순으로 형옥의 국토순례는 이루어졌지. 참고하게나.

2. 29.

백규

>안녕하세여!

>교수님 건강하시고 잘 계시는지요.

>졸업하구 학교랑 인연은 끊어질줄 알았는데, 드문드문 생각이 납니다.

>얼마전에 화산중봉기라고 하는 조선시대 영웅소설에 대한 자료요청이 있어서여, 저는 지금 포항에 있는데, 이곳에서는 이 작품에 대한 자료를 찾기가 쉽지 않네요. 학교도서관엔 본문 자료 권1만 있는것 같구,,,,생소한 작품이라 교수님께 도움을 청합니다. 이 작품에 대한 대충의 해제라도 들을수는 없는지요  ㅡ,ㅡ;;

2004-0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