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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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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2-01-24 03:33 조회 134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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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식,


반갑네.

잘 지낸다니 더욱 반갑군.

깨가 쏟아지는 신혼살림이 눈에 선하네.

공부하겠다는 생각, 참으로 가상하네. 사정이야 어떻든 '공부하겠다'는 것은 참으로 귀한 생각이라네.

다만 모든 일이 그렇듯 목적이 분명해야 할 것 같네. 예를 들어 기술을 익힌다거나, 교양을 쌓기 위한 공부라면 그게 무엇이든 따질 필요가 없겠지. 그러나 아주 전문적인 분야의 학위과정이라면 사정은 달라지네. 우선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해야 하고, 주변 사람들의 희생이 따라야 하네. 그렇게 하는 공부에 특정한 목적을 상정하지 않는다면 이상한 일이지. 예컨대, 이 공부를 하여 대학교수가 되겠다거나 특정 분야의 전문가로 활약하겠다는 등 분명한 목적이 있어야 할 걸세. 그 목적만 분명하다면 공부하겠다는 데 반대할 이유가 없네.

그리고, 국어학을 공부하겠다면 적어도 숭실은 아니네. 이곳에는 국어학을 제대로 가르쳐 줄 교수들이 있다고 할 수 없네. 차라리 제대로 가르칠 능력과 장래성을 갖추고 있는 메이저 대학을 권하고 싶네. 특히 요즈음 국어학이나 언어학은 새로운 학문분야가 많이 개발되어 있고, 교수나 학자에 따라서는 학문적 수준이 아주 높은 분들이 있다네. 가급적이면 국어학 중에서도 남들이 하지 않는 분야을 골라서 하는 게 유리할 걸세. 어느 분야를 공부하든 분명한 것은 숭실은 아니라는 것이지. 이곳에 와서 국어학을 공부하겠다면 도시락을 싸가지고 쫓아다니며 말릴 것이고, 그래도 이곳을 고집한다면 자네에 대해서 아주 실망할 것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주게나.

앞에서 말한 나의 문제제기를 한 번 곰곰 생각한 다음, 다시 글을 올려주게나.


행운을 비네.


6. 8.


조규익  

>교수님 안녕하세요. 결혼하고서 처음으로 인사드립니다.

>진작 인사드린다는 것이 항상 게으른 습성이 몸에 남아있는 탓에 미루고미루다가 이제서야 드릴 말씀이 생기니 글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

>

>저는 작년 10월 결혼을 하고서 벌써 9개월째 달콤한 신혼을 보내고 있습니다^^하하

>생활이 재밌으니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벌써 이렇게 여름이 다가왔습니다.

>

>교수님. 오늘 이렇게 들른 것은 한가지 고민이 있어 찾아왔습니다

>

>오랜만에 인사드리러 와서 큰 고민덩어리를 풀어놓는다는 것이 죄송하지만 교수님 제자의 특권(?)^^이라 생각하고 염치없지만 고민덩어리를 풀어봅니다.

>

>얼마 전에 아버지랑 서점에 갔습니다. 오랜만에 들른 서점이라 그런지 신나서 문학서적과 신앙서적 등을 2시간 정도 걸쳐 고르고 골랐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들른 곳은 국어학이 있는 코너였습니다. 국어학개론 등의 책을 펼치면서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을 느꼈습니다.

>

>대학교를 졸업하던 재작년 6월, 진로를 두고 많은 고민을 하던 중 교수님께 사회복지쪽으로 마음을 정했다고 말씀드렸던 것을 기억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

>당시 숭실대학원은 가지 못했지만 그래도 우리나라 사회복지기관 중에 가장 크다는 '어린이재단(구한국복지재단)'에 들어갈 수 있었고 지금까지 1년 6개월째 직장생활을 잘 하고 있습니다. 연봉도 3000가까이 되는 돈을 받으며 주 5일 근무에 6시면 칼퇴근하는 편하다면 편한 근무조건도 좋은 직장이었죠.

>

>그런데 요즘 들어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너무 많이 듭니다. 사실 작년말 즈음부터 공부를 더하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는데 요즘 들어 이번 기회를 놓치면 더이상 기회가 없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인터넷 통해서 이것저것 많이 알아보고 있습니다.

>

>저는 벌써 결혼도 했고 이제는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입장에서 이런 결정을 한다는게 쉽지 않은 선택의 순간입니다.

>

>우선 제가 공부를 더 한다고 해서 교수가 된다거나 안정적인 일을 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과 당장의 등록금과 학비, 생활비 그리고 벌써 30세가 되어버린 저의 나이는 저를 두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

>이제는 하고 싶은 것보다는 안정적이고 현실적인 일을 하라는 충고도 많이 있는데 이제 저에게는 마지막 선택의 순간이라는 생각에 많은 고민 중에 있습니다.

>

>다행히 저의 아내와 부모님은 모두 공부를 한번 해보라고 말씀은 하시네요. 그러나 다들 석박사의 험난함과 그 이후의 삶의 부분까지 완전히 알고 계시지는 못하겠죠. 다들 하고 싶은 것 미루다가 후회하지 말라는 의미에서 저를 응원해주고 계시는 것 같습니다.

>

>오늘 이렇게 긴 글을 남기며 교수님께 말씀드리는 것은 저의 선택에 교수님의 조언 한 말씀 부탁드리고자 하는 것입니다. 현실적인 조언에 제가 낙담할지도 모르지만 저의 열망이 더 크다면 그래도 도전 해보겠죠..^^

>

>제가 더 공부하고 싶어하는 분야는 국어학입니다. 제가 썼던 졸업논문 내용처럼 국어사나 음운론 등을 공부해보고 싶습니다. 누군가의 말처럼 교육대학원을 가서 교사를 준비하다가 더 공부하고 싶고 상황이 되면 석박사를 하라는 사람도 있었습니다만 아직 확실히는 모르겠습니다.

>

>사실 글을 쓸까말까 며칠을 고민했습니다. 교수님께서 성식. 현실적인 고민을 해야 하지 않겠나. 힘내게.

>^^ 이런 식으로 말씀하시면 어떡하나라는 걱정때문이었습니다. 그래도 이제는 교수님의 조언을 구할 때인 것 같습니다.

>

>너무 긴 글을 남겨서 죄송합니다^^ 나이는 들었으나 아직도 걱정과 고민에 빠져있는 모습이 부끄럽습니다.

>

>


2009-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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