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란(東浦蘭)'을 받아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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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2-01-23 20:43 조회 114회 댓글 0건본문
동포선생님,
바람이 부는군요.
링 위의 사나운 복서
상대편 상처만 골라 가격하듯
꽃 새암하는 찬 바람이
상처 난 목구멍을 마구 들쑤시는 중입니다.
바늘로 찔린 듯
따갑고 아프기만 합니다.
대통령이 탄핵되었다고 아우성입니다.
흡사 내 가슴으로부터 터져 나오는 듯
어느 당 대표의 사자후가
내 목을 더 아프게 합니다.
그는 무엇 때문에 저리도
핏물 뚝뚝 흐르는 '광야의 외침'을
황사바람 자욱한 이 봄날
이 잿빛 도시에
토해내고 있는지.
구토와 통증은
환멸로 이어지고
모래바람 속에 나는
잠시 잃어버린 나를 찾아 헤맵니다.
한 줄기 햇빛이 비쳐듭니다.
내 목의 통증도
얼마간 하리려나.
선생께서 손수 쳐보내신
매화 세 송이
붉게 핀 채 빙글거립니다.
주물러 빚은
꽃병에 적어보내신
글자들이 다시금
내 상처를 아프게 합니다.
"부귀와 명예가
권력에서 얻어진 것이라면
그것은 꽃병 속의 꽃처럼
뿌리가 없어서
순식간에 시들고 만다"
'정신 차리고
네 할 일이나 잘 하라'는 게
채근담의 말을
참하게 적어보내신
선생의 뜻이겠지요.
오늘
남도 삼백리 되짚어
버림 받은 몸으로
서울을 향할
그의 마음도
어쩌면
목구멍 가득
상채기 투성이의
내 마음과 같을 겁니다.
사정없이
세월은 흐르고
사정없이
인생은 늙어가는데.
3. 12.
백규서옥의 출입문에 붙여놓은
동포선생의 매화를 바라보며
백규 드림
2004-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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