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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 소식) <<고전시가와 불교>>를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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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2-01-24 04:02 조회 128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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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적 관점으로 풀어본 고전시가의 의미”


조규익 지음, 『고전시가와 불교』(학고방, 2010) 출간!


조규익 교수의 새 책 『고전시가와 불교』가 한국문예연구소 학술총서 14로 출간되었다. 본격 학술논문의 체재를 떠나 약간 평이하면서도 친근한 어조(語調)로 불교적 관점에서 고전시가의 의미를 분석한 점에 이 책의 특징이 있다.

이 책에서 다룬 작품은 <원왕생가(願往生歌)>, <도솔가(兜率歌)>, <제망매가(祭亡妹歌)>, <안민가(安民歌)>, <도천수관음가(禱千手觀音歌)>, <우적가(遇賊歌)>, <보현시원가(普賢十願歌)>, 나옹화상(懶翁和尙)의 시가, 혜심(慧諶)의 시가, <월인천강지곡(月印千江之曲)> 등이다. 다음은 각 부분의 요점이다.

1. <원왕생가>와 그 배경산문 : 저자는 이것을 당대 서민들이 보여주는 삶의 진실과 삶에서 오는 고통을 초극하는 방법 등이 암시되어 있는 복합적 텍스트로 보았다. ‘현(賢):우(愚), 각(覺):미각(未覺)’의 대립구조를 통해 정신세계의 진면목을 표현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육욕의 세계보다 정신적 세계가 우위에 선다는 진리 혹은 진실을 말하고자 한, 끊임없는 ‘자기구제(自己救濟)의 서원(誓願)’이라고 했다.

2. <도솔가>와 그 배경산문 : 저자는 현실에 대한 서술자의 역사적 상상력과 암울한 현실을 은유하는 문학적 상상력이 절묘하게 결합되어 이루어진 구조로 해석했다. 그리고 그 구조를 좀 더 단단하게 얽어매 주는 접착제가 바로 미륵신앙을 바탕으로 하는 종교적 상상력이라고 했다. 도솔천에 주재하는 미륵부처에게 현실의 문제를 알리고자 꽃을 주술매체로 등장시킨 당대인들의 세계관 자체가 시의 원천이라는 것이다.

3. <제망매가>와 그 배경산문 : 저자는 이 노래에 월명(月明)이 지닌 두 개의 퍼스나(persona)가 등장한다고 보았다. 하나는 지극히 범속한 자연인의 모습, 다른 하나는 슬픔을 억누르고 극락왕생을 염원하는 승려의 모습 등이 그것들이다. 월명은 육친의 죽음, 그 중에서도 애틋한 누이의 죽음이라는 사례를 들어 당대인들이 갖고 있던 사생관(死生觀)의 특수성과 보편성을 보여주고자 했다는 것이다.

4. <안민가>와 그 배경산문 : 저자는 충담(忠談)이 고통 받는 백성들을 염두에 두고 지은 노래가 바로 <안민가>라고 했다. 즉 백성들이 잘 살면 나라는 태평해지고 백성들을 ‘먹여 살리는 일’이야말로 모든 정치의 대본(大本)이라는 것이다. 백성들이 잘 먹고 잘 살아야 ‘이상적인 불국토’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본 것이 충담의 철학이었다. 민심을 읽고 있던 충담으로서는 임금에게 그렇게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민심을 얻는 지름길이며 궁극적으로 나라를 태평하게 하는 일임을 ‘넌지시’ 알려주려 했을 것이고, <안민가>는 그러한 정치적 메시지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5. <도천수관음가>와 그 배경산문 : 저자는 <도천수관음가>에서 지극한 모정을 읽어냈다. 이 텍스트에 등장하는 ‘희명(希明)’은 자연인이기보다 모든 불도들의 소망이 집약되어 만들어진 관념적 존재일 수 있다. 당대인들이 희명이란 존재를 부조(浮彫)할 때 그들의 마음에 보편적으로 존재하던 어머니의 이미지가 결정적인 표본의 역할을 했을 것이다. 말하자면 ‘어머니의 사랑’을 바탕으로 ‘천수관음의 사랑’을 노래한 것이 바로 이 노래라는 것이다. 어머니의 사랑에 감동한 천수관음은 그 아들에게 시력을 주었고, 그 덕에 그는 세상을 새롭게 볼 수 있었다는 것이다.

6. <우적가>와 그 배경산문 : 저자는 <우적가>에 등장하는 도적을 인간의 마음을 비유적으로 나타낸 개념일 수 있다고 보았다. 실제 칼을 들고 덤비는 도적이 아니라 수시로 마음을 흔들어 놓는 잡념이라는 것이다. 선량한 인간의 마음 속에 도적이 나타나 소유의 본능적 욕망을 일깨우면 어찌 해볼 도리 없이 마음은 흔들리게 되고, 불안에 휩싸인다. 그런 점에서 <우적가>는 옛날 선승들의 ‘오도송(悟道頌)’이나 게문(偈文) 등에 등장하는 ‘도적 같은 마음’ 혹은 ‘마음의 도적’을 현실 공간에 실현시킨 존재들라는 것이다.

7. <보현시원가> : 보현보살은 중생을 대신하여 ‘모든 부처님을 예배하고 공경하는 것, 부처님을 찬탄하는 것, 널리 공양하는 것, 업장을 참회하는 것, 남이 짓는 공덕을 기뻐하는 것, 설법하여 주기를 청하는 것, 부처께서 이 세상에 오래 머물러 계시기를 청하는 것, 항상 부처를 따라 배우는 것, 항상 중생을 수순하는 것, 지은바 공덕을 널리 회향하는 것’ 등을 부처에게 간구했다. 보현보살의 이와 같은 행원으로 이루어진 <보현시원가>를 가창하거나 음송함으로써 중생들이 살아가고 있는 일상적 세계의 질서와 불교적 이상은 통합될 수 있고, 그런 통합을 바탕으로 대중 불교의 미학은 구현될 수 있다고 보았다. 그에 따라 ‘성-속’ 통합의 대중미학은 구현될 수 있었고, 그 서정적 단서는 ‘마음의 붓’에 들어 있다. 저자가 <보현시원가>를 지극한 법문이자 세련된 서정노래로 보는 것도 그 때문이다.

8. 나옹화상의 시 : 인간의 실존적 고뇌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출가했고, 많은 선지식들을 찾아 문제해결에 몰두한 나옹이 마지막으로 도달한 곳은 ‘무욕의 가벼움’이었다. 그것을 사자후(獅子吼) 아닌 감미로운 노래로 중생들에게 속삭이듯 들려 준 것이 그의 시편들이다. 그의 선시나 <서왕가>, <낙도가>, <승원가>, <참선곡> 등 가사들에서 똑 같은 양상으로 깨달음의 경지를 노래했다.

9. 혜심의 시 : 혜심의 시편들에서는 노선사의 죽비소리나 용맹정진을 채근하는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작은 시내가 돌돌돌 소리 내며 흐르듯, 하얀 뭉게구름이 뉘엿뉘엿 흘러가듯 솜털처럼 부드러운 음성만이 귓전을 간질인다. 무의자가 시 말고 「죽존자전」과 「빙도자전」등 가전(假傳)작품을 남긴 것도 그런 시풍과 무관치 않다. 강하고 단단한 직설보다 부드럽게 에둘러 풍자하려는 작의(作意)가 짙은 문학형태가 가전인데, 그의 시들에도 선적인 관조를 바탕으로 조용한 깨달음이 형상화 되어 있다. 그런 만큼 그의 서정은 따스하고 인간적이다.

10, <월인천강지곡(月印千江之曲)> : 부처의 일생을 서술한 <월인천강지곡>의 서사적 핵심은 정반왕과 태자의 갈등에 있다. 정반왕은 시종일관 세속인의 입장에서 탈 세속하려는 태자를 붙잡아두고자 한다. 세종은 정반왕의 입장에서 떠나간 소헌왕후와 두 아들을 바라보았을 것이다. 그들이 떠나간 죽음의 길을 정반왕의 만류를 뿌리친 채 태자가 감행한 출가수행의 길로 생각하려 했고, 정반왕이 정각에 이른 태자를 다시 만나 ‘재회의 맹세’가 이루어진 데 기쁨을 토로했듯이 그들과의 만남을 염원했을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월인천강지곡>은 불교의 종지(宗旨)가 형성되어가는 과정을 밝히는 표면적 의미와 세종의 심상 표출이라는 이면적 의미를 동시에 갖춘 서사문학이라 할 수 있다.


이상에서 살펴본 것처럼 저자는 자신의 인생관을 털어놓듯이 고전시가 작품들에 표상된 불교적 의미를 풀어 놓았으므로, 전공자 아닌 일반인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10-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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