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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쿨'한 여자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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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2-01-23 20:45 조회 105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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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한 여인 양작가!


어찌 여자만 쿨할 수 있으리

남정네도 쿨할 수 있다네

아니, 쿨하게 살아야 한다네.

어떻게 사는 게 쿨한 삶인지

알 수는 없으나

한 번 쿨하게 살아볼 일이네.


짐짐한 동치미 씹듯

그렇고 그런 인생살이

고비고비 넘어가며

살다보면

'아, 이게 쿨한 것인가?'

착각할 때인들 오죽 많으리?


강아지같은 소인배들

무던히 다독이며

아웅다웅 살다보면

'아, 이게 쿨한 것인가?'

착각할 때인들 오죽 많으리?


양작가의

진짜로 쿨한 이야기를

칡뿌리마냥 씹고 씹어

단물 맛보는 오늘

'아, 이게 쿨한 내 인생인가?'

새삼

착각의 늪을 허우적댄다네.


4. 6.


백규









>

>  “오늘은 흑맥주를 마시자.”

>  그는 흑맥주와 감자튀김을 주문한다. 뭘 먹겠느냐고 묻지 않는다.

>  언제나 똑같은 메뉴다. 하지만 그녀는 불평하지 않는다. …… (중략)……

>  “음, 근데 서영이 너는 어떤 빛이지? 한번 웃어봐, 어서.”

>  그가 얼굴을 바짝 그녀 쪽으로 들이댄다. 그녀는 움칫 뒤로 물러난다.

>  눈길을 테이블 위에 떨어뜨리자 그도 그녀에게서 얼굴을 돌린다.

>  “연애 나부랭이를 하면서 감상에 젖는 여자를 나는 좋아하지 않아.”

>  맥주 거품을 입에 묻힌 채 느닷없이 그가 말한다.  

>  언제부턴가 기타 음이 홀 안에 흐르고 있다. 부드럽고 여유 있으면서도

>  굴곡이 있는 트레믈로 연주법이 이어진다.

>  내가 무슨 잘못이라도 한 것일까. 그녀는 고개 들어 그를 쳐다본다.          

>  금테 안경 탓에 그의 눈빛을 읽을 수 없다. 가슴이 답답해져서

>  그녀는 주석으로 만든 잔을 만지작거린다.

>  찬 기운이 서서히 가슴 밑까지 내려앉는다.

>

>------------------------------------------------------------

>

>  언젠가 썼던 소설의 한 장면입니다.

>  주인공 서영은 스물 한 살로 같은 회사에 다니고 있는 스물 일곱의 그를 사랑하고 있지요.

>  그가 떠날 것이 두려운 서영은 그 앞에서 늘 주눅이 들어 있고 소극적이 됩니다.

>  자신의 마음을 고백할 줄도 모르고 세상살이에 서툰 그녀는 자기 주관이 뚜렷하고

>  사랑에 적극적인 요즘 젊은 여자들이 보기에 답답하고 갇혀 있는 여자입니다.

>  요즘 말하는 ‘쿨’한 여자와는 거리가 먼 셈이지요.

>  오늘 문득 오래 전에 써두었던 소설을 찾아 읽으면서

>  저는 ‘쿨’한 여자란 어떤 여자일까?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  ‘쿨’하다는 형용사는 우선 감정이 격양되지 않고

>  초연하며 세련된 사람을 가리키는 말인 듯 합니다.

>  연애에 있어서도 절대 조급해하지 않고 쓸데없이 감정 소모를 하지 않는 이들 이지요.

>  사랑하는 이와 헤어졌다고 하늘이 무너지는 상실감으로 자살을 생각하지도 않고,

>  변심한 애인에게 복수의 칼날을 갈지도 않는,

>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며 다독일 줄 아는 것.

>  그게 바로 쿨한 사람들의 사랑 법이겠지요.

>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죽기 살기로 사랑에 매달리는 사람,

>  떠나간 사랑에 집착하며 지난 추억이 너덜너덜해 질 때까지  

>  감정을 낭비하는 사람들은 ‘쿨’한 이들의 눈에는

>  참으로 딱한 이들일 겁니다.

>  사실 누가 보기에도 ‘쿨’해 보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  감정의 얽매임 없이 자유로워 보였던 <바람난 가족>의 문소리나 윤여정이 그러하고,

>  <네 멋대로 해라>에서의 양동근, 이나영, 공효진도 쿨해 보입니다.

>  이들은 모두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지만 결코 집착하거나 자학하지 않고

>  상대를 질리게 하지도 않습니다.

>  상대의 감정과 미묘한 줄다리기를 하며 결코 손해보지 않는 게임을 하는 셈이지요.

>  요즘 제 주위에도 쿨해 보이는 사람들이 적잖이 눈에 띄기도 하고

>  저는 그들이 산뜻하고 세련되어 참 보기 좋습니다.

>  미련하도록 삶에 진지하고 무거웠던 저도 ‘쿨’한 여자가 되고 싶기도 합니다.

>  감정의 누선을 풀어 놨다가도 어느 순간 감정의 고삐를 쥘 줄도 아는,

>  그래서 그 어느 것으로부터도 속박되지 않는 자유로움을 가지고 싶기 때문이지요.

>  하지만 문득 문득 감정의 뜨거움을,

>  열정을 감출 줄 몰라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더워지는,

>  피끓는 정열로 가득 차 언제나 손해만 보는 이들이 그리운 것은 무엇 때문인지,

>  이제 그만 ‘쿨’해지고 싶어하는 저는 사실 오늘도 그들이 그리워지려 합니다.

>  

>


2004-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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