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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안진 시집 <<다보탑을 줍다>>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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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2-01-23 21:19 조회 107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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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과 감성이

결 고운 옹기에 버무려져

봄, 여름, 가을, 겨울...

살가운 햇살,

맵짠 바람들이

포옥 익은 영혼의 향기를 빚었네.

그 향내에 어찔 취한 채

난 오늘

그냥

어쩔 수 없네.


2004. 10. 28.


백규


*10여권이 넘는 시집들로

우리들의 영혼을 촉촉히 적셔 온

유안진 시인이 또 한 권의 주옥편들을

우리 앞에 내어 놓았군요.

일독을 권합니다.

쪼잔하기만한 우리네 삶을

다독여주는 부드러운 손길을

느끼고 말 겁니다.  

시 한 수 적어놓겠습니다.


  간고등어 한 손


아무리 신선한 어물전이라도

한물간 비린내가 먼저 마중 나온다

한물간 생은 서로를 느껴 알지

죽은 자의 세상도 물간 비린내는 풍기게 마련

한마리씩 줄 지은 꽁치 옆에 짝지어 누운 간고등어

껴안고 껴안긴 채 아무렇지도 않다.


오랜 세월을 서로가 이별을 염려해온 듯

쩔어든 불안이 배어 올라가 푸르러야 할 등줄기까지

뇌오랗다

변색될수록 맛들여져 간간 짭조롬 제 맛 난다니

함께한 세월이 길수록 풋내 나던 비린 생은

서로를 길들여 한 가지로 맛나는가


안동 간고등어요

안동은 가본 적 없어도 편안 안(安)자에 끌리는지

때로는 변색도 희망도 되는지

등푸른 시절부터 서로에게 맞추다가 뇌오랗게 변색되면

둘이서도 둘인줄 모르는

한 손으로 팔리는 간고등어 한 쌍을 골라든

은발 내외 뒤에 서서 차례를 기다리는 반백의 주부들.



창비시선 240/창비, 6000원.


2004-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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