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성의 기지(機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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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2-01-23 13:20 조회 325회 댓글 0건본문
김효성의 기지(機智)
판원(判院) 김효성(金孝誠)은 사랑하는 여인이 많았다. 부인도 또한 질투가 지나치게 심한 사람이었다. 하루는 공이 밖에서 들어오다가 문득 보니 부인의 자리 옆에 검정색으로 물을 들인 모시가 한 필 놓여 있었다. 이에 공이 물었다.
"저 검정 모시는 장차 어디에 쓰려는 것이기에 부인의 자리 곁에 놓아두었소?"
그러자 부인은 정색을 하며 대답하였다.
"당신이 뭇 첩들에게 혹하여 본 아내를 원수처럼 대하시기에, 저는 결연히 중이 될 각오를 하고 물을 들여 놓았던 것이오."
공이 웃으며 말했다.
"나는 본래 호색하여 기녀(妓女)·여의(女醫)로부터 양인(良人)·천인(賤人)·현수(絃首)·침선비(針線婢)에 이르기까지 자색만 있다 싶으면 반드시 모두 정을 통하였소. 그런데 여승의 경우에는 아직 한번도 가까이한 적이 없었소. 그대가 여승이 될 수만 있다면 그는 정작 내가 바라는 바요."
부인은 끝내 아무 대답도 할 수가 없었다. 다만 검정 모시를 접어 땅바닥에 내동댕이칠 뿐이었다.
<청파극담>
2002-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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