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극기의 <숙향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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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2-01-23 19:59 조회 231회 댓글 0건본문
宿香村(숙향촌)
金克己(김극기)
雲行四五里(운행사오이) 구름 따라 사오리 걸으니
漸下蒼山根(점하창산근) 푸른 산 밑으로 점점 내려가네
鳥鳶忽飛起(조연홀비기) 까마귀와 솔개 갑자기 날아오르고
始見桑柘村(시견상자촌) 이제 상석촌이 보이네
村婦里蓬鬢(촌부이봉빈) 시골 아낙 헝클어진 머리 매만지며
出開林下門(출개임하문) 나와서 숲 아래 대문을 열어주네
靑苔滿古巷(청태만고항) 오래된 골목엔 푸른 이끼 가득하고
綠稻侵頹垣(녹도침퇴원) 아직 푸른 벼 무너진 담장으로 넘어드네
茅簷坐未久(모첨좌미구) 초가집 처마 아래 잠깐 앉아 있으니
落日低瓊盆(락일저경분) 지는 해는 화분 사이로 비쳐드네
伐薪忽照夜(벌신홀조야) 나무를 베어 불이니 문득 어둔 밤이 밝아지네
魚蟹腥盤飱(어해성반손) 물고가와 게 반찬에 저녁 밥상 비릿한 냄새
耕夫各入室(경부각입실) 농부들 방에 들어가
四壁農談諠(사벽농담훤) 농사 이야기 사방이 시끌벅적
勃溪作魚貫(발계작어관) 우쩍 개울에서 한번에 물고기 다잡은 듯
咿喔分鳥言(이악분조언) 히히하하 웃으며 새처럼 재잘대네
我時耿不寐(아시경불매) 그 때 잠이 오지 않아
敧枕臨西軒(기침임서헌) 서쪽 추녀를 향해 나무베개 베고 누워보네
露冷螢火濕(노냉형화습) 이슬은 차고 반딧불에 자리는 눅눅한데
寒蛩噪空園(한공조공원) 철 늦은 뛰뚜리는 빈 뜰에 울어대네
悲吟臥待曙(비음와대서) 서글피 시 읊으며 날 새기를 기다리니
碧海含朝暾(벽해함조돈) 어느새 푸른 바다 아침의 찬란한 햇빛 머금고 있네
2014-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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